"앞이 안보이게 퍼부어"…짧은 시간 물폭탄 '중규모 대류계' 뭐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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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하루 동안 100mm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폭우의 원인은 대기권까지 솟아오른 비구름을 생성하는 '중규모 대류계'다.
전날 폭우는 비구름대가 대류권 꼭대기 높이까지 발달한 '중규모 대류계' 때문에 발생했다.
지난해 8월8일 중부지방 집중호우 역시 중규모 대류계의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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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하루 동안 100mm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폭우의 원인은 대기권까지 솟아오른 비구름을 생성하는 '중규모 대류계'다. 지난해 8월 중부지방을 덮쳤던 폭우 역시 같은 이유로 발생했다. 기후변화로 인해 여름철 폭포처럼 쏟아지는 비가 잦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하루 동안 △서울 강남 106.5㎜ △서초114.5㎜ △송파 105㎜ △동작(기상청) 103㎜ △경기 광주(오포) 100㎜ △양평 92.5㎜ △강원 원주 96.2㎜ 등 중부 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렸다. 이 지역에 강수가 집중된 때에는 시간당 강수량 50㎜를 오르내렸다.
일부 지역에서는 시간당 70㎜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강우량이 시간당 20~30㎜가 되면 빗줄기가 거세져 앞이 안 보일 정도다. 시간당 50㎜ 수준의 강한 비가 내리면 앞이 전혀 보이지 않고 자동차 와이퍼나 우산도 소용이 없어진다.
전날 폭우는 비구름대가 대류권 꼭대기 높이까지 발달한 '중규모 대류계' 때문에 발생했다. 중규모 대류계란 여러개의 뇌우로 구성된 시스템을 말한다. 보통 수직으로 발달하고 번개, 강한 비를 동반하는 적란운을 동반한다. 또 수평으로 100㎞ 이상 넓게 비를 뿌리는 특성이 있다.
이처럼 거대한 비구름대가 생성된 것은 대기 상층의 찬 공기와 하층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만났기 때문이다. 중국 내륙에 위치한 티베트 고기압이 시계방향으로 회전하면서 상층의 차가운 공기를 한반도로 밀어넣었다. 반면 대기 하층에는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수증기가 유입됐다.
공기는 온도가 높을수록 상승하는 성질을 띄는데 하층에서 상승한 수증기가 상층의 찬 공기를 만나 얼어붙으면서 거대한 구름이 생성된 것이다. 또 많은 양의 수증기를 머금어 강한 구름대로 발달했다.
지난해 8월8일 중부지방 집중호우 역시 중규모 대류계의 영향이다. 같은 날 하루에만 △동작(기상청) 381.5㎜ △서울 강남 326.5㎜ △서초 354.5㎜ 등 비가 쏟아졌다. 이 비는 이틑날 오전까지도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이어졌다. 14명이 사망하고 6명이 실종되는 등 20명의 인명피해가 났고 주택·상가 약 9000동이 침수피해를 입었다.
전날 집중호우와 비교하면 지난해 집중호우는 일 강수량이 3배 가량 차이난다. 지난해 집중호우를 부른 구름대는 동서로 넓게 퍼져 지역별로 강수 지속시간이 길었다. 반면 전날의 경우 구름대가 남북으로 퍼진 형태로 중부지방을 훑듯이 지나가 지속시간이 짧았다.
기상청 관계자는 "중규모 대류계의 형태는 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의 힘의 균형에 따라 그 형태가 결정되는데 그 예측성이 매우 떨어진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기후 변화의 여파로 평균 기온이 상승하면서 기습 호우가 잦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지난달의 경우 시간당 강수량 30㎜가 넘는 집중호우 발생 일수가 0.6일로 평년보다 0.4일 많아 역대 1위를 기록했다.
오재호 부경대 환경대기학과 명예교수는 "냄비에 물을 끓일 때 기온이 올라가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것처럼 기온이 상승하면 대류성 강수의 에너지가 되는 수증기의 양이 많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도균 기자 dk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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