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정자교 붕괴 관련 금호건설·LH 상대 손해배상 소송 낸다

신상진 시장 “시공·시행사 책임져야”
“잘못 있다면 처벌과 배상은 당연”

경기 성남시 정자교 보도부 붕괴 사고를 조사한 국토교통부가 도로부 하부 콘크리트와 캔틸레버부(보도부) 인장철근 사이의 부착력 상실을 사고 원인으로 지목한 가운데 성남시가 금호건설과 LH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금호건설은 정자교 시공사, LH는 시행사였다.

12일 신상진 성남시장은 “금호건설과 LH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해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리겠다”고 밝혔다.

신 시장은 “교각이 없는 캔틸레버 공법으로 시공된 다리는 시간이 지나면 콘크리트가 부식되고 철근이 녹슬어 빠지기 쉬운 상태가 될 수 있다”면서 “5년 전 발생한 야탑10교(캔틸레버 공법) 사고와 판박이로, 왜 유독 분당신도시에만(1기 신도시의 91%인 51개소) 이러한 취약한 공법을 적용했는지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4월 5일 오전 9시 45분께 분당구 정자동에 있는 정자교 가드레일과 보행로가 붕괴됐다. 정자교는 탄천을 가로지르며 느티마을 사거리와 궁내 사거리를 연결하는 교량으로, 1기 신도시인 분당신도시 조성과 함께 1993년 준공됐다. 총길이 108ｍ, 폭 26ｍ의 왕복 6차로 규모로, 도로 양쪽에 가드레일과 보행로가 교량 부속시설로 설치돼 있다. 무너져내린 보행로는 전체 108ｍ 구간 중 50여 ｍ이며, 교량 가드레일과 이정표 등이 아래로 쏟아져 내렸다. 이 사고로 1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을 입었다.

전날 국토부는 정자교 붕괴 사고 원인 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1993년 준공된 교량이 노후화한 데다 이에 대한 안전 점검 및 보수·보강 등도 미흡해 사고가 난 것으로 결론 내렸다. 국토부 설명에 따르면 정자교의 콘크리트가 겨울철 얼었다 녹기를 반복하면서 균열했고 수분, 제설제 등이 이 사이로 침투하면서 콘크리트 내구성 저하와 철근 부착력 감소가 일어났다. 현장 조사 결과 철근 부식 상태가 심했고, 콘크리트가 작은 힘에도 부스러지는 상태였다.

정자교는 한쪽 끝이 고정되고, 다른 끝은 받쳐지지 않은 상태로 되어 있는 캔틸레버 교량인데, 캔틸레버부 콘크리트 상면에서 아래쪽으로 약 13㎝까지 열화(총분리)하면서 붕괴로 이어졌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신 시장은 정자교가 준공된 지 30년 넘어 소송 실익이 있겠느냐는 우려에 대해 “소송 제기가 과연 실익이 있을까 묻지만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그에 따른 처벌과 배상은 당연하다”면서 “잘못된 공법 퇴출과 제도개선을 통해 앞으로 세계가 인정하는 선진국인 대한민국에 다시는 이러한 후진국형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개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