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고체연료 ICBM 쐈나…4월 '화성-18형'과 궤적 유사

김귀근 2023. 7. 12.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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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2일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정점(최고) 고도로만 보면 화성-17형과 유사하지만 비행 궤적 등으로 분석한 결과 고체연료 ICBM인 '화성-18형'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고체연료 ICBM은 연료 주입이 필요 없어 은밀히 기습 발사가 가능해 북 미사일을 탐지해 선제 타격하는 '킬체인'이 무력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군과 정보 당국은 북한이 이날 발사한 ICBM이 '화성-18형'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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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화성-18형'에 무게…"사거리 1만5천㎞ 넘어 美본토 전역 사정권"
연료 주입 필요없이 기습발사 가능해 '킬체인 무력화' 우려
북한 "고체연료 사용 화성포-18형 첫 시험발사" (서울=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13일 공화국전략무력의 전망적인 핵심주력수단으로, 중대한 전쟁억제력의 사명을 수행하게 될 새형의 대륙간탄도미싸일(미사일) '화성포-18' 형 시험발사가 단행되였다"며 14일 영상을 공개했다. [조선중앙TV 화면] 2023.4.14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김승욱 기자 = 북한이 12일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정점(최고) 고도로만 보면 화성-17형과 유사하지만 비행 궤적 등으로 분석한 결과 고체연료 ICBM인 '화성-18형'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고체연료 ICBM은 연료 주입이 필요 없어 은밀히 기습 발사가 가능해 북 미사일을 탐지해 선제 타격하는 '킬체인'이 무력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군과 정보 당국은 북한이 이날 발사한 ICBM이 '화성-18형'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 순안 공항에서 고각으로 발사된 이 ICBM은 약 1천㎞를 비행해 동해에 떨어졌다. 합참은 비행거리를 제외하고 고체연료 추진체인지 정점 고도가 얼마인지 등의 세부적인 제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일본은 이 ICBM의 최고 고도가 6천㎞를 넘었고, 북한 미사일 중 역대 최장 시간인 약 74분간 비행했다고 밝혔다. 작년 3월 24일 발사된 북한 미사일의 종전 역대 최장 시간(71분)을 넘어섰다는 것이다.

[그래픽] 북한 화성-17형·화성-18형 ICBM 비교 (서울=연합뉴스) 반종빈 박영석 기자 = 북한이 12일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다. 정상보다 높은 고각으로 발사된 ICBM은 고도 6천㎞까지 치솟아 약 1천㎞를 비행한 후 동해상에 떨어졌다. bjbin@yna.co.kr 페이스북 tuney.kr/LeYN1 트위터 @yonhap_graphics

군사 전문가들은 정점 고도를 볼 때 최대 사거리가 1만5천㎞를 넘어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ICBM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작년 11월 18일 ICBM '화성-17형'을 고각 발사해 6천100㎞까지 끌어올린 사례가 있다. 당시 비행거리도 약 1천㎞였다. 이날 발사된 ICBM의 정점 고도와 비행거리는 화성-17형과 거의 같다. 이 때문에 이번에도 화성-17형 또는 그 개량형을 쐈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그러나 이날 ICBM은 지난 4월 13일 발사된 '화성-18형'과 비행 궤적 등이 매우 닮았다고 한다.

당시 화성-18형은 비행거리를 조절하기 위해 1단은 정상 각도로 비행 후 분리됐고, 2·3단은 정상 각도보다 높은 고각 방식으로 분리됐다.

소식통은 "비행 궤적과 단 분리 형태 등이 화성-18형과 유사했다"면서 "일단 화성-18형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한미가 제원을 정밀 분석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만약 화성-18형이 맞는다면 북한은 13일 관영매체를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할 가능성도 커 보인다. 지난 5월 정찰위성 발사 실패를 만회할 의도로 대대적인 선전전을 펼 수 있다는 것이다.

화성-18형이 정점 고도 6천㎞를 넘었다면 이는 군사적 측면에서 미국에 상당한 위협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화성-18형은 북한의 다른 ICBM과 달리 '콜드 론치'(cold launch) 방식으로 발사된다. 이동식 발사차량(TEL)에서 발사된 미사일이 TEL을 벗어나자마자 공중에서 점화되는 방식이다. 북한 ICBM 최초로 콜드 론치 방식을 적용했다.

북한, ICBM 화성-17형 [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화성-17형 등 기존 ICBM은 TEL에서 발사되는 순간부터 엔진이 점화되는 '핫 론치'(hot launch) 방식이다.

TEL을 이용해 북한지역 어느 곳에서든지 화성-18형을 쏠 수 있다. TEL은 기동력이 있어서 숲이나 터널 등에 숨을 수 있고 야지 등 험한 곳도 기동할 수 있다. 고체연료를 쓰기 때문에 연료를 따로 주입할 필요도 없다. 미국의 첩보 위성 등 정찰 자산이 탐지할 수 있는 시간도 매우 짧거나 아예 놓칠 수도 있다.

북한이 이번에 고체연료 추진체를 사용하는 화성-18형을 고도 6천㎞ 이상 끌어 올렸다면 고체연료량을 늘려 출력을 최대치로 높였다는 의미다. 아울러 은밀히 기습 발사 능력을 갖춘 고체 ICBM으로 유사시 미국 본토를 때릴 수 있다는 능력을 과시한 측면도 강해 보인다.

한 전문가는 "미국은 점점 진화하는 북한 ICBM을 능력을 무시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현재 배치된 지상발사 요격미사일(GBI)을 차세대 요격미사일(NGI)로 개량하고 요격미사일 숫자를 늘리는 등의 계획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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