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잘 만나야 상품 빛 발하죠"
"단순히 제품력만 좋거나 마케팅에 수많은 돈을 쏟아붓기만 해서는 히트 상품을 만들어낼 수 없습니다."
황유정 바넬로피플러스(VNLP+)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를 만나 "적정한 고객을 설정한 뒤 가장 적합한 플랫폼에 상품을 유통했을 때 진짜 빛이 나는 상품이 나온다"며 이같이 밝혔다.
바넬로피플러스는 2019년 만들어진 상품 기획 에이전시다. 유통 플랫폼에 맞춰 특정 상품을 기획한다. 해당 상품을 홈쇼핑이나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가장 적합한 플랫폼에 노출시킨다. 묻혀 있는 상품을 발굴하고 기획해 히트 상품으로 탈바꿈시킨다는 얘기다.
황 대표는 2009년 롯데홈쇼핑에서 MD(상품기획자)로 업계에 발을 처음 내디뎠다. 이후 6년 만인 2015년에는 GS홈쇼핑 뷰티MD로 자리를 옮긴다. 2019년까지 만 11년을 홈쇼핑 업계의 뷰티MD로 활동했다.
황 대표는 "홈쇼핑 업계의 MD는 기획부터 운영, 물류, CS(고객 관리), SCM(공급망 관리)까지 모두 맡게 된다"며 "홈쇼핑은 시간당 매출 목표 자체가 3억원에서 최대 10억원까지도 간다. 특히 뷰티 카테고리가 홈쇼핑 매출의 큰 포션을 차지한다. 방송시간에 팔릴 수 있는 제품을 소싱·운영하고 물량을 준비한다"고 밝혔다.
홈쇼핑 업계에 몸담으면서 에이전시 역할을 깊이 있게 이해하게 됐다고 했다. 홈쇼핑 에이전시는 홈쇼핑에 가장 적합한 상품을 고르는 역할을 한다. 황 대표는 "제조회사로부터 상품을 제안받기도 하고, 시장조사를 하다가 특정 홈쇼핑 기업의 고객과 잘 맞겠다 싶은 상품을 직접 발굴해 본사를 찾아 상품을 보여주는 역할도 한다"고 밝혔다.
어렵게 소싱한 상품이 우리 회사에서는 안 팔리는데, 경쟁사에서는 너무 잘 팔리는 경우가 늘 아쉬웠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탈리아 헤어 에센스로 유명한 다비네스 브랜드 제품이 대표적이다. 황 대표는 "이탈리아 본사에 메일도 쓰고, 한국 총판도 직접 찾았다"면서 "다만 우리 회사에서 팔았을 때 매출이 생각보다 안 나와 제품을 타사로 넘겼는데 대박이 났다"고 설명했다.
제품을 보는 눈은 있는데 한곳에 머물러 있다는 것만으로 제품을 키울 수 없다는 게 너무 아쉬웠다는 설명이다. 황 대표는 "여러 플랫폼을 경험하면서 상품 기획을 하고 싶어서 프리랜서로 회사를 박차고 나왔다"며 "무일푼으로 시작했다. 현재까지도 투자 한번 받지 않고, 에이전시 활동으로 십시일반 모은 자금으로 직원을 뽑아서 회사를 성장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상표권을 출원했고, 올해는 '힐란드' '하우투러브라이크' 브랜드를 론칭했다. 이 제품들은 화장품 용기도 재활용이 용이한 투명 플라스틱 용기를 썼다고 했다. 황 대표는 "여자들에게 가장 고관여 제품은 눈에 가장 먼저 보이는 곳인 피부가 1번이고, 두 번째로 머리카락, 세 번째가 보디다. 그에 맞는 상품들을 준비하고 있다"며 "힐란드 샴푸는 출시 나흘 만에 1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하우투러브라이크의 구강유산균 제품도 성장세가 높다"고 설명했다.
황 대표는 고객들이 딱 제품만 보기보다는 그 뒤에 숨겨진 비하인드 스토리를 궁금해한다고 했다. 그는 "인플루언서들이 본인의 팬덤을 위해 브랜드를 내는 경우도 많다"며 "실제로 고객들은 제품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 뒤에 숨겨진 비하인드 스토리를 궁금해한다. 그와 같은 지점을 건드리는 상품 기획이어야 좋은 제품"이라고 말했다.
그의 바람은 회사 직원들 모두가 융통성 있는 MD가 되는 것이다. 그는 "유통 한 채널의 전문가도 중요하다. 하지만 요즘같이 플랫폼이 다변화하고, 끊임없이 바뀔 때 플랫폼에 맞춰 브랜드나 상품의 몸집을 줄이거나 키울 수 있는 MD가 되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면서 "고품질의 가성비 높은 제품을 만드는 것은 가장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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