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의 고객들 모두 만족시켜드려요"

정슬기 기자(seulgi@mk.co.kr) 2023. 7. 12.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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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F 편집숍 라움 이끄는
정주현 수입사업부 부장
편집숍 라움의 전경. LF

"LF 편집숍 라움은 폭넓은 고객층에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선보여 라이프스타일을 충족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편집숍은 해외 브랜드를 국내 소비자에게 처음 선보이고 가능성을 점검하는 첫 장소다. 최근에는 '신명품'을 인큐베이팅하는 역할로 LF 라움을 비롯한 한국의 주요 편집숍들이 주목받고 있다.

패션의 최전선에서 수입 브랜드를 선별하는 정주현 LF 수입사업부 부장은 최근 서울 강남구 LF 라움 매장에서 진행한 매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70만원대 바버 재킷부터 500만원 상당의 레오나드 원피스, 1200만원이 넘는 막스마라 코트에 이르기까지 LF는 고객 라이프스타일을 아우르는 탄탄한 포트폴리오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며 다른 편집숍과의 차별점을 강조했다.

이날 정 부장은 올해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루키 브랜드로 부상한 '빠투' 의상을 걸치고 나타났다. 빠투는 지난해 테스트 성격으로 라움에 들였다가 판매 랭킹 상위를 차지하는 등 높은 인기를 얻어 올해 단독 브랜드로 매장을 출시한 브랜드다. 신명품의 주류 브랜드로 꼽히기도 한다. 빠투의 시그니처 제품으로는 반달 모양 가방인 '르 빠투 백' 등이 있다. LF는 이 가방의 5월 매출이 전월 대비 300% 늘어날 정도로 잘 팔렸다고 전했다.

LF 편집숍인 라움은 이처럼 패션 트렌드와 편집숍 정체성에 맞는 '신명품' 브랜드를 소비자들에게 소개하고 단독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렇다면 라움이 정의하는 '신명품'이란 무엇일까. 정 부장은 "희소성이 있으면서 디자인 콘셉트가 확실한 브랜드를 신명품으로 정의한다"며 "예전에는 유행을 따르는 사람들이 주였다면 지금은 개성을 중요시하는 소비자들이 더욱 많아졌다. 덕분에 신명품이 주목받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신명품을 골라내는 과정은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다소 달라졌다. 당시 업무 미팅부터 의상 디테일 확인, 모델 피팅까지 온라인으로 진행하곤 했는데, 그 영향으로 엔데믹을 맞은 지금도 트렌드에 맞는 브랜드를 고르기 위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참고하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는 것이 정 부장의 설명이다.

그는 "매년 6회 이상 해외 출장을 가는 건 기본이고, 수시로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로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브랜드를 찾아보고 소통한다"며 "최근 트렌드를 보는 것이 일상에 배어 있다"고 말했다. LF 편집숍이 현재 갖추고 있는 브랜드 수는 95개 정도다.

정주현 LF 수입사업부 부장이 편집숍 라움에서 주요 제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LF

편집숍 간 경쟁도 치열한 편이다. 정 부장은 "관심 있는 브랜드는 중복되는 경우가 많아 촉을 켜고 조사해야 하고 최대한 독점으로 가져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관심이 없으면 버티기 어려운 일"이라고도 했다.

라움은 주로 여성스러우면서 남다른 실루엣을 갖춘 브랜드를 확보하는 데 방점을 두는 편이다. 정 부장은 "주요 고객층이 30~50대 여성인 만큼 너무 몸에 붙지 않으면서 소재가 좋고 실루엣에 강점이 있는 브랜드를 선호한다"며 "브랜드를 한번 들여오면 1년 반 정도는 지켜본다"고 말했다.

라움이 키운 대표적인 브랜드로는 포르테포르테를 꼽을 수 있다. 라움이 10년 전 국내에서 최초로 선보이고 몇 년 뒤 다른 편집숍에서도 잇달아 소개됐을 정도다. 이 브랜드는 라움에서 10년 동안 약 10배 규모로 커진 데다 이번 시즌에는 라움만을 위한 단독 익스클루시브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정 부장은 "파리의 멀티 쇼룸에서 포르테포르테를 봤을 때 색감부터 디자인까지 옷이 정말 아름답다고 감탄했던 기억이 난다"며 "당시 우리나라에 들어오지 않은 스타일이었지만 가능성을 보고 가져와 10년 동안 관계를 쌓았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프렌치 시크의 대명사로 불리는 디자이너 브랜드 '이자벨마랑'과 실크 플라워 프린팅 수공예 기법으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한 럭셔리 여성복 브랜드 '레오나드', 특유의 자연스러운 프렌치 감성으로 사랑받는 '바네사브루노',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모던 컨템퍼러리 패션을 지향하는 미국 브랜드 '빈스' 등도 주요 수입 브랜드로 꼽힌다. LF는 이들 브랜드와 최소 10년 이상 공고한 파트너십을 맺으며 정체성이 명확한 수입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LF 라움이 최근 눈여겨보는 브랜드는 무엇일까. 정 부장은 "북유럽 브랜드가 뜨고 있다는 판단하에 북유럽에서 주목받는 브랜드를 살펴보고 있다"고 답했다. 삼성물산 패션과 한섬 역시 최근 북유럽 브랜드를 잇달아 들여온 바 있다.

이날 정 부장은 최근 해외 패션 브랜드 사이에서 한국 시장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K팝에 이어 K패션이 뜨면서 한국으로 출장을 오고 싶어하는 해외 브랜드들이 부쩍 늘어났다"며 "서울은 거의 구마다 백화점이 있고, 이런 백화점 중심으로 유통되는 한국의 패션 시장을 굉장히 흥미로워 한다"고 말했다.

먼저 한국 시장을 찾은 수입 브랜드도 있었다. 지난해 가을 이태리 신발 브랜드인 히드난더에 이어 올봄에는 미국 여성 컨템퍼러리 브랜드 울라존슨이 라움을 찾았다. 히드난더는 한국 시장에서 성공한 골든구스 스니커즈를 보고 럭셔리 스니커즈의 테스트베드로 한국을 택했다. 울라존슨은 이자벨마랑 등 여성 수입 브랜드가 한국 시장에서 인기를 얻는 것을 보고 여성 컨템퍼러리에서 강점을 지닌 라움의 문을 두드렸다.

실제로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의류 수입액은 전년보다 16.7% 증가한 126억달러로 집계됐다. 의류 수입액은 코로나19 기간 동안 100억달러 밑으로 떨어졌으나 2021년부터 16%씩 성장하고 있다.

LF는 이 같은 흐름에 맞춰 앞으로도 소비자 라이프스타일과 맞닿은 다양한 수입 브랜드를 발굴·육성하는 데 투자를 지속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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