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해외 가겠다”… 고물가에 휴가철에도 썰렁한 제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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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으로 북적였던 제주도가 휴가철을 맞았는데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이 줄어든 데는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난 것 영향도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휴가철에 가족 단위로 여행을 떠나는데 3~4명 몫의 항공료를 지불해야 하는 제주도 여행에 소비자들의 수요가 감소한 것"이라며 "여행 경비가 비슷하게 들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해외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진 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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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 한 줄 8000원 넘어 부담”
日 해외여행 수요 증가도 영향
관광객으로 북적였던 제주도가 휴가철을 맞았는데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해외여행이 어려웠던 시절 여행 수요를 흡수하며 관광객이 몰리던 것과는 다른 모양새다.
12일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올해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전날까지 703만392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25만2862명)보다 3.0%(21만8940명) 줄었다.
특히 내국인 관광객이 줄어든 것이 관광객 감소에 영향을 줬다. 올해 내국인 관광객은 678만7237명으로 작년(722만6346명)보다 6.1%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입국하지 못했던 외국인들의 제주도 관광이 오히려 늘어난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관광업계에서는 무더위가 본격화하며 여름 휴가철 관련 물가 상승이 가팔라진 것을 여행 수요 감소의 한 원인으로 보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콘도 이용료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4% 상승했다. 호텔 숙박료는 3~5월 매달 두 자릿수 인상에 이어 지난달에도 전년 대비 11.1% 올랐다. 골프장 이용료도 4.7% 상승했다.
외식 물가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전체 외식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6.3% 상승했다. 7월 초 제주를 찾은 한 30대 부부는 “3박 4일 동안 숙박비로 95만원을 지출했다”라며 “식비도 1인분에 2만원이 넘는 곳이 대부분이고, 김밥 한 줄도 8000원이 넘어 부담스러웠다”고 말했다.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이 줄어든 데는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난 것 영향도 있다. 최근 일본이나 동남아 등 해외여행을 가는 내국인이 늘고 있다. 항공료와 현지 숙박·외식 등 여행 비용이 제주도와 별다른 차이가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본 홋카이도로 골프 여행을 계획 중인 김모(57)씨는 “일본은 숙박이나 항공료와 조식, 온천을 포함해 3박 4일간 4인 기준 1인당 가격이 175만원 정도”라며 “지난달 다녀온 제주도 골프장은 숙박료와 골프장 이용비를 더해 180만원가량을 지불해 일본 여행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 중에는 한국인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지난 1∼5월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258만3000여명으로 전체 방일 외국인 중 29.9%를 차지한다.
역대급 ‘엔저 현상’도 내국인이 제주도보다 일본 여행을 택하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서울외환시장에 지난 11일 엔화는 100엔당 920.41원에 거래됐다. 지난 4일에는 엔화가 898.98원으로 떨어지며 800원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제주도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김형자(51)씨는 “제주도에 오려던 사람들도 일본으로 향한다고 하더라”라며 “주변 게스트하우스들과 함께 몇만원씩 숙소비를 깎았는데도 손님이 없어 휴가철 대목을 날릴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휴가철에 가족 단위로 여행을 떠나는데 3~4명 몫의 항공료를 지불해야 하는 제주도 여행에 소비자들의 수요가 감소한 것”이라며 “여행 경비가 비슷하게 들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해외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진 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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