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이은 3위 목표” 英 낫싱, ‘속 보이는’ 프리미엄폰으로 韓 도전장

박수현 기자 2023. 7. 1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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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낫싱, 12일 ‘폰투’ 국내 정식 출시
첫 플래그십 스마트폰… “디자인이 강점”
“해외 브랜드 ‘0%대’ 점유율 한계 넘겠다”
“전작으로 새 플레이어에 대한 수요 확인”
출고가 89만9000원부터… 화이트·그레이 2가지 색상
영국 스마트가전 스타트업 낫싱이 12일 국내에 정식 출시한 플래그십 스마트폰 ‘폰투(Phone 2)’./낫싱
“한국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에 이은 3위 스마트폰 사업자가 되고자 한다.”

아키스 에반겔리디스 낫싱 공동창업자 겸 마케팅 총괄은 12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미디어 간담회를 열어 자사 첫 플래그십 스마트폰 ‘폰투(Phone 2)’를 공개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에반겔리디스 총괄은 “낫싱의 스마트폰은 독특한 디자인을 가장 큰 강점으로 꼽는데 한국은 디자인에 민감한데다 규모 역시 상당히 큰 시장이다”라며 “아직 구체적인 점유율 목표는 없지만, 애플을 제외한 해외 브랜드가 한국에서 0%대 점유율에 머물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3위 사업자 등극’이라는 포부는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에반겔리디스 총괄은 폰투의 흥행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그는 “지난해 6월 선보인 ‘폰원(Phone 1)’은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누적 판매량 80만대를 기록했다”며 “이는 초도물량 60만대를 넘어선 수치로,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현재 추가 생산에 돌입한 상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폰투는 플래그십 제품으로 폰원보다 가격대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수준의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낫싱은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원플러스의 공동창업자인 중국계 스웨덴 기업가 칼 페이가 2020년 영국에 설립한 스마트가전 스타트업이다. 설립 당시 퀄컴, 알파벳의 벤처캐피털 부문, 트위치 공동설립자 등으로부터 2억달러를 투자 받았고, 폰원 등의 인기몰이에 힘입어 지난달 9600만달러를 추가 조달했다. 낫싱은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낫싱은 앞서 유럽과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 폰원과 ‘이어원(Ear 1)’ ‘이어스틱(Ear Stick)’ 등 무선 이어폰 제품군을 판매했다.

에반겔리디스 총괄은 “업계 전체를 놓고 봤을 때 (폰원의 누적 판매량은) 그렇게 큰 숫자로 느껴지지 않을 수 있지만, 지난 10년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낫싱과 같은 새 독립 브랜드가 (1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이같은 성과를 거둔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라며 “이를 통해 낫싱은 소비자들이 시장에 새로운 플레이어를 원한다는 것을 확인했고,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서도 돌파구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걸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낫싱은 이날 폰투를 자급제 모델로 국내에 정식 출시하고 11번가, 네이버 크림, 카카오 선물하기와 프리즘에서 예약 판매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오는 15일부터는 서울 마포구 상수동에 위치한 ‘크림 상수 쇼룸’에서 한정 수량을 현장 판매할 예정이다. 일반 판매는 21일부터 시작한다. 에반겔리디스 총괄은 “시장 반응을 살핀 뒤 통신사를 통한 판매를 결정할 것”이라며 “통신사 측에서 먼저 접촉해와 관련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낫싱이 국내에 스마트폰 제품을 정식 출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작인 폰원의 경우 쿠팡 등을 통해 해외 직구 대행 형태로만 판매했다. 업계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이 양분하고 있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정면 도전을 선언한 것’이란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더욱이 폰투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삼성전자의 갤럭시Z 플립·폴드5와 애플의 아이폰15 시리즈 등 쟁쟁한 프리미엄 신작들의 출시가 예고된 상황이다.

에반겔리디스 총괄은 관련 질의에 “낫싱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디자인 측면에서 다른 브랜드들과 차별화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아키스 에반겔리디스 낫싱 공동창업자 겸 마케팅 총괄이 12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자사 첫 플래그십 스마트폰 ‘폰투(Phone 2)’의 사양을 소개하고 있다./박수현 기자

폰투의 외관은 전작과 비슷하다. 이번에도 내부 부품이 훤히 보이는 투명 디자인을 적용했다. 단, 후면의 글리프 인터페이스를 세분화하고 새로운 운영체제(OS) ‘낫싱OS 2.0′을 탑재하는 등 성능 개선에 주력했다는 게 낫싱 측 설명이다. 글리프 인터페이스는 지난해 폰원을 통해 처음 선보인 개념으로, 발광다이오드(LED) 전구를 깜빡여 애플리케이션(앱) 알림, 충전 상태 등 정보를 제공해 사용자의 스크린타임을 최소화하는 게 특징이다.

에반겔리디스 총괄은 “불빛이 들어오는 영역을 잘게 나눠, 사용자가 이것만 보고도 배달 앱 주문 현황이나 택시 앱 배차 현황을 알 수 있게끔 하는 신규 기능들을 더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락처별로 불빛의 패턴을 지정할 수도 있게 했다”며 “스마트폰을 집어들지 않고도 누구에게 연락이 왔는지 알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반겔리디스 총괄은 “지난해에는 하드웨어 혁신에 집중했다면 올해에는 새 OS 개발을 위해 내부에 전담 조직도 꾸리고, 디자이너만 약 100명을 고용하는 등 소프트웨어 혁신에 초점을 맞췄다”며 “그 결과, 앱 실행 속도를 전작보다 2배 이상 높이고 다양한 신기능을 추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낫싱은 지난해 ‘낫싱OS 1.0′을 선보이며 “안드로이드의 OS와 차이가 없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낫싱은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걸맞는 성능 구현을 위해 폰투에 퀄컴 스냅드래곤8+ 1세대 칩셋도 탑재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 Z플립4·폴드4에 적용한 모델이다. 에반겔리디스 총괄은 갤럭시S23 시리즈와 동일한 2세대 칩을 도입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1세대 칩은 이미 최적화가 잘 돼 있는, 안정적인 프로세서다”라며 “2세대 칩 대비 저렴하다는 점도 물론 고려했지만 무엇보다 사용자 경험을 우선시했다”고 설명했다.

폰투는 화이트와 그레이 2가지 색상으로 판매된다. 출고가는 256GB 기준 89만9000원, 512GB 기준 109만9000원에 책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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