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북동부 하루새 한달치 비 쏟아져…비상사태 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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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북동부의 버몬트주, 뉴욕주 등을 강타한 폭우로 일부 지역에서는 하루 230mm가 넘는 비가 내렸다.
곳곳에서 주민과 차량이 고립됐고 구조 요청 또한 속출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동유럽 리투아니아를 방문 중인 조 바이든 대통령은 버몬트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번 폭우는 지난달 전 세계의 기록적 더위를 야기한 '엘니뇨'(적도 부근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와 관련이 깊다고 과학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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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버몬트주에서는 하루 전부터 최근 한달 치 강수량을 넘긴 200~230mm 안팎의 비가 쏟아졌다. 곳곳에서 주민과 차량이 고립됐고 구조 요청 또한 속출했다. 주 전역에서 110여 명 이상이 구조됐지만 더 많은 이들이 고립 상태에 놓여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동유럽 리투아니아를 방문 중인 조 바이든 대통령은 버몬트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필 스콧 버몬트 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겪고 있는 홍수는 역대급 재앙”이라고 말했다. 2011년 미 동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아이린’은 그나마 하루 만에 끝나 40여 명이 사망하는 데 그쳤다. 이번 폭우로 인한 피해는 그 때보다 더 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민간 기상예보업체 ‘아큐웨더’는 이번 홍수 피해로 최대 50억 달러(약 6조5000억 원) 피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날 뉴욕주 웨스트포인트 일대에서도 6시간 동안 강수량이 190mm를 넘었다.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는 “하늘이 뻥 뚫렸다. 살아생전에 보기 어려운 폭우, 이것이 뉴노멀이 됐다”고 했다.
이번 폭우는 지난달 전 세계의 기록적 더위를 야기한 ‘엘니뇨’(적도 부근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와 관련이 깊다고 과학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역대급 더위와 정체된 기류가 수분을 머금은 거대한 수증기 기둥을 만들어 짧은 시간 동안 미 북동부를 강타했다는 것이다.
유명 기후학자 마이클 만 펜실베니아대 교수는 CNN에 “지속적인 온난화와 엘니뇨, 변화하는 제트기류 조건이 모여 극한의 기상현상이라는 ‘퍼펙트 스톰’을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세계적인 폭염이 곳곳에서 극단적 기상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전세계 어디서든 갑작스러운 폭우가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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