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퀴어축제 갈등 후폭풍…고발·소송전으로 비화

대구시, 대구경찰청장· 축제 관계자 등 총 8명 고발
축제조직위, 홍준표 시장·대구시 고발·손해배상 소송

지난달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열린 퀴어축제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도로점용 허가 여부를 두고 충돌했던 대구시와 축제 조직위원회의 갈등이 고발과 소송전으로 비화하고 있다.

황순조 대구시 기획조정실장은 12일 오후 기자회견을 하고 대구경찰청장 및 축제 관계자 총 8명을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죄, 일반교통방해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등으로 대구지검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고발한 이들은 지난달 17일 대구 중앙로 일대에서 예정된 퀴어축제를 앞두고 시가 집시법 제12조에 명시된 주요 도로에 대한 무허가 도로점용에 대해 도로법 등 관련 법률에 따라 단속·관리할 방침을 공표하자 약 1500명의 경찰력과 함께 시 공무원들의 정당한 도로관리 업무를 방해하고 공무원들을 밀쳐 넘어뜨리는 등의 방법으로 폭행해 상해를 입혔다는 것이다.

또 이들은 대중교통전용지구인 도로에 무대 차량을 진입시켜 텐트, 부스 등 공작물을 설치하고 10시간 동안 도로 교통을 전면 차단해 대중교통의 운행을 방해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대구경찰청장은 퀴어축제를 앞두고 시가 무허가 도로점용에 대해 도로법 등 관련 법령에 따라 단속·관리할 방침을 공표하자 직권을 남용해 소속 경찰에게 시 공무원들의 도로관리에 관한 정당한 업무를 방해하도록 지시했다는 것이다.

황 실장은 "이번 고발은 주요 도로를 전면 점거해 시민들의 통행권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불법집회는 더는 허용되지 않음을 시민들에게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 다만 시는 관행적으로 도로를 전면 점거하는 불법시위를 반대하는 것이지, 퀴어축제 자체를 혐오하거나 반대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불법, 떼법이 일상화될 경우 대한민국의 사회 질서는 혼란을 거듭하고 국민의 불편은 극에 달할 것이 불 보듯 뻔하므로 이번 조치가 집회·시위의 자유와 국민의 통행자유권 간 상호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대구참여연대는 축제 당시 대구 경찰의 적법한 공무 수행을 방해했다고 주장하며 이날 오전 대구지검을 찾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홍 시장을 고발했다. 축제조직위는 13일 대구지법에 홍 시장과 대구시를 상대로 4000만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