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10월부터 150원 오른다…시내버스는 8월부터 300원 인상
지하철은 내년에 150원 추가 인상 예정
서울 대중교통 기본요금이 8년 만에 인상된다. 지하철은 오는 10월 150원을 인상한 후 내년 하반기 추가로 150원이 더 오를 예정이다. 시내버스는 다음달부터 300원이 오른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의 ‘대중교통 요금조정(안)’이 물가대책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고 12일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1250원(교통카드 기준)인 지하철 기본요금은 10월부터 150원 오른1400원이 되고, 2024년 150원 추가로 올라 1550원이 된다.
버스 기본요금은 다음달 간선·지선버스와 마을버스는 각 300원, 심야버스는 350원, 광역버스는 700원씩 인상된다. 시내버스와 마을버스는 8월부터 기본요금이 각 1500원(교통카드 기준)과 1200원, 순환·차등버스는 1400원, 광역버스는 3000원, 심야버스는 2500원이다.
서울시는 지하철과 버스의 기본요금만 조정하고 수도권 통합환승과 지하철 거리비례에 적용되는 거리 당 추가요금은 동결하기로 했다.
이번 인상안은 행정 절차를 거쳐 시내버스는 다음달 12일 첫차부터 시행된다. 지하철은 인천·경기·한국철도공사(코레일) 등과 시기를 최종 협의해 10월7일 첫차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기본요금이 인상돼도 청소년·어린이 요금은 지금과 같은 할인 비율이 유지된다. 조조할인(20%)과 지하철 정기권도 인상 요금에 현재 할인 비율을 그대로 적용한다. 요금 조정 전에 충전한 지하철 정기권은 유효기간(충전일로부터 30일 이내 60회)까지 사용 가능하다.
서울시는 앞서 지난 4월 지하철과 시내버스·마을버스 등 대중교통 기본요금을 일괄적으로 300원씩 한 번에 올릴 예정이었으나 당시 전기·가스요금 인상에 따른 서민 물가 부담으로 정부의 공공요금 동결 분위기에 맞춰 보류했다.
이후 코레일을 비롯한 관계기관 협의 과정에서 지하철 요금을 2년에 걸쳐 조정해 부담을 낮추는 방안이 제시되면서 총 300원을 올리되 두 번으로 쪼개 올리는 방식이 검토됐다.
윤종장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지속되는 고물가 속에서 시민들의 손을 빌려 요금을 인상하게 되어 송구스럽다”며 “시민이 추가로 지불한 비용 이상으로 안전하고 편리한 대중교통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현재 버스는 교통카드 이용률이 99% 수준인 데다 ‘현금 없는 버스 운영’ 노선이 점차 확대되고 있어 카드와 현금 요금을 동일하게 조정하거나 동결해 현금 이용자의 추가 부담을 없애기로 했다.
물가 부담 반발에도 대중교통 요금을 인상하는 것과 관련해 서울시는 운영기관의 심각한 재정 상태를 이유로 들고 있다. 서울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는 2020년 이후 연간 1조원대 적자가이어졌고 지난해에도 3400억원 규모의 서울시 보조금을 제외하면 1조원대 손실을 기록했다. 시내버스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8000억원 안팎의 적자가 예상된다.
특히 서울시는 서울교통공사 적자 완화를 위해 정부에 지하철 무임수송 손실 보전을 요구했지만 이 역시 관철되지 않았다.
시민사회단체들은 2015년 6월 이후 처음 이뤄지는 대중교통 요금 인상에 시민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비판한다. 이들은 이날 오후 시청 앞에서 가지회견을 열고 시민 공청회를 요구했다.
이들은 지난 3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버스 요금은 300원 올리는 것으로 결정했다”며 요금 인상을 기정사실화한 것도 지적했다. 물가대책위 심의를 요식행의로 거쳤다는 것이다. 이에 오 시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서울 시민 6358명의 서명을 받아 공청회 개최를 요구했는데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유경선 기자 lights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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