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통 한국에서 세계로 뻗어나간 사랑…다큐 '아버지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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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는 자그마한 겨자씨 한 알이 밭에 심어져 새들이 모여드는 커다란 나무로 자라는 이야기를 제자들에게 들려준 적이 있다.
목사이기도 한 김상철 감독의 신작 '아버지의 마음'은 예수의 이런 가르침과 맞아떨어지는 사례를 찾아냈다고 말하는 듯한 다큐멘터리 영화다.
'아버지의 마음'은 한국 고아였다가 컴패션을 통해 미국으로 입양돼 선교사가 된 여성, 빈곤국 어린이를 돕는 한국인 황태환 씨, 컴패션의 도움으로 역경을 딛고 일어선 르완다 청년의 이야기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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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예수는 자그마한 겨자씨 한 알이 밭에 심어져 새들이 모여드는 커다란 나무로 자라는 이야기를 제자들에게 들려준 적이 있다.
한 사람의 작은 믿음과 사랑이 세상을 바꾸는 기적을 낳을 수 있다는 가르침이다.
목사이기도 한 김상철 감독의 신작 '아버지의 마음'은 예수의 이런 가르침과 맞아떨어지는 사례를 찾아냈다고 말하는 듯한 다큐멘터리 영화다.
이 영화의 중심에는 6·25 전쟁 때 미국에서 한국으로 건너와 군부대 선교를 하던 에버릿 스완슨(1913∼1965) 목사가 있다.
당시 한국엔 전쟁통에 부모를 잃은 고아들이 많았다. 스완슨 목사는 어느 겨울날 식당에서 따뜻한 국밥을 먹다가 벗어놓은 외투를 도둑질당한다. 외투를 훔쳐 달아난 사람도 전쟁고아로 보이는 남루한 아이였다.
외투를 찾아 헤매던 스완슨 목사는 작은 골목 한구석에 놓인 외투를 발견하고 집어 들다가 깜짝 놀란다. 외투 아래 대여섯 명의 아이들이 추위를 피해 움츠리고 있는 걸 발견한 것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스완슨 목사는 한국의 전쟁고아들을 위해 일해야겠다고 결심하고 미국으로 돌아가 모금 운동을 한다. 그가 보내준 후원금으로 삼척과 대구에 보육원이 지어진다.
스완슨 목사가 설립한 자선단체 '컴패션'(Compassion)은 미국 후원자와 1대1로 연결해주는 방식으로 10만명이 넘는 한국 어린이에게 혜택을 줬다. 이 단체는 활동 영역을 전 세계로 넓혀 어린이 구호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아버지의 마음'은 한국 고아였다가 컴패션을 통해 미국으로 입양돼 선교사가 된 여성, 빈곤국 어린이를 돕는 한국인 황태환 씨, 컴패션의 도움으로 역경을 딛고 일어선 르완다 청년의 이야기도 담고 있다. 스완슨 목사의 사랑이 지금도 어떻게 뻗어나가는지 보여주는 듯하다.
기독교 영화라는 것을 숨기지 않는 이 작품은 비기독교인이라면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도 없지 않다. 스완슨 목사가 미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서 신의 음성을 들었다는 이야기나 등장인물들의 신앙 고백과 같은 말이 그렇다.
그러나 이 작품이 그려낸 보편적 사랑은 종교를 초월한 호소력을 가진다. 미국으로 건너간 르완다 청년이 후원자 부부를 만나자마자 부둥켜안고 우는 장면은 누구나 감동할 만하다.
김상철 감독은 '제자, 옥한흠'(2014), '순교'(2015), '중독'(2019), '부활: 그 증거'(2020) 등 기독교적 색채가 짙은 영화를 연출해왔다.
김 감독은 12일 '아버지의 마음' 시사회에서 "지금까지는 한국의 기독교인들에게 '이렇게 해야 한다'고 가르치는 입장의 작품을 만들었다"며 "이번 작품은 가르치려고 하기보단 함께 고민하고 대화하려고 하는 영화"라고 말했다.
그는 "가족이 함께 손잡고 영화를 보고 저녁 식탁에서 '행복하게 살길이 무엇인가' 대화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겠다고 생각했고, (이 영화로) 나름의 결과를 내놨다"고 덧붙였다.
'아버지의 마음'은 다큐이지만, 6·25 전쟁 때 스완슨 목사의 이야기는 배우들이 연기하는 극영화로 돼 있다. 내레이션은 배우 신애라가 맡았다.
20일 개봉. 99분. 전체 관람가.
ljglo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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