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호수 진흙엔 인류가 지구 환경 바꾼 흔적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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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활동이 지구 환경을 바꾼 시기인 '인류세(人類世)'의 표본지로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크로포드 호수가 선정됐다.
인류세의 지질학적 근거가 마련된 가운데 46억 년 지구 역사에 인류세를 공식적으로 추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인류세의 기준을 논의하는 인류세워킹그룹(AWG)은 11일(현지 시각) 프랑스 릴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캐나다 온타리오주 크로포드 호수를 인류세를 대표할 장소로 선택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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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활동이 지구 환경을 바꾼 시기인 ‘인류세(人類世)’의 표본지로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크로포드 호수가 선정됐다. 인류세의 지질학적 근거가 마련된 가운데 46억 년 지구 역사에 인류세를 공식적으로 추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인류세의 기준을 논의하는 인류세워킹그룹(AWG)은 11일(현지 시각) 프랑스 릴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캐나다 온타리오주 크로포드 호수를 인류세를 대표할 장소로 선택했다고 발표했다.
인류세는 인간의 활동이 자연에 미친 영향을 반영하기 위해 2000년 제안된 개념이다. 이어 전 세계 35명의 전문가가 모인 AWG가 인류세의 시작 시기와 기준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2019년에는 인류세의 시작점을 인구수가 25억 명에 달하던 1950년대로 정했다.
AWG는 다음으로 인류세의 시작을 보여줄 장소를 찾았다. 인류가 환경에 미친 영향이 지질학적으로 고스란히 남아있는 곳이어야 했다. 핵무기로 인한 방사성 원소나 화석 연료의 흔적이 남아있는 일본 규슈섬의 벳푸만, 남극 얼음 퇴적층, 호주의 산호초 지대 등 11곳이 후보로 올랐으나, 캐나다의 크로포드 호수가 선정됐다.
크로포드 호수는 폭이 좁고 수심이 24m로 깊은 형태로 윗물과 아랫물이 잘 섞이지 않는다. 따라서 호수 위로 떨어진 성분은 천천히 바닥에 가라앉아 보존된다. 1000년 동안 쌓인 호수의 퇴적물에는 핵폭발로 날아온 플루토늄이나 방사성 탄소, 화석 연료가 타면서 나온 재 등이 나무의 나이테처럼 남아있다. 크로포드 호수가 ‘지구의 역사를 담은 지질학적 기록’, ‘인류의 영향에 대한 가장 명확하고 뚜렷한 증거를 갖고 있다’는 평을 받는 이유다.
콜린 워터스 AWG 의장은 “장소를 고르기 어려웠지만, 인류세의 시작점이 퇴적물에 정확히 남아있는 크로포드 호수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프랜신 맥카시 AWG 패널은 뉴욕타임스에 “지구 역사의 ‘티핑 포인트’를 반영한 것”이라 설명했다.
이를 두고 일부 전문가 사이에서 인류세를 규정하기에는 증거가 충분치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스탠 피니 국제지질과학연맹 사무총장은 CNN에 “퇴적물에 남은 인류세의 기록은 다른 시대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미미하다”며 “인류세는 산업 혁명을 포함한 여러 방식으로 정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류가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공식적인 시대로 정의하기보다는 진행 중인 지질학적 사건으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고 덧붙였다.
AWG는 이번 결정을 포함해 인류세의 도입을 제안하는 문서를 작성한다. 인류세가 공식적으로 인정받기 위해선 지질학 위원회 3곳에서 60%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최종 결론은 2024년 8월 부산에서 열리는 제37차 세계지질과학총회에서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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