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청소년들에 폭행 당했다가 구금된 베트남인, 보호소서 풀려난다

양주 외국인보호소 ‘보호일시해제’ 조치 결정
피해자로 확인 땐 강제퇴거 명령 철회도 검토

베트남 국적 미등록 이주민 B씨가 지난 1일 경기 포천의 한 도로에서 10대 청소년 4명으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하는 장면이 인근 CC(폐쇄회로) TV에 담겨 있다. KBS 9시 뉴스 갈무리

양주 출입국·외국인사무소(외국인보호소)가 경기 포천에서 10대 청소년들로부터 집단폭행을 당한 뒤 구금된 베트남 출신 미등록 이주민에 대해 직권으로 ‘보호일시해제’ 조치를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양주 출입국·외국인사무소는 최근 이같이 방침을 정한 뒤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보호일시해제는 출입국관리법상 강제퇴거 사유에 해당될 수 있어 외국인보호소에 수용된 외국인에 대한 보호(구금)를 일시해제하는 조치다. 해당 외국인에게 생명·신체에 중대한 위협이나 회복할 수 없는 재산상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거나, 중대한 인도적 사유가 있을 경우 대상이 된다.

보호일시해제가 결정되면 해당 외국인은 2000만원 이하의 보증금을 예치해야 하며 주거에 제한을 받는다. 양주 출입국·외국인사무소는 보호일시해제 조건이 이행되는 대로 A씨에 대한 보호조치를 중단할 방침이다. 피해 외국인인 A씨 변호인인 최정규 변호사는 이날 “보호일시해제 조건을 이행하는 대로 이번주 안에 A씨가 나올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했다.

A씨는 지난 1일 경기 포천의 한 도로에서 오토바이를 몰던 10대 4명으로부터 1시간 넘게 집단 폭행을 당했다. 청소년들은 A씨 등이 탔던 오토바이에 번호판이 없는 것을 보고 지갑을 내놓으라 요구하며 “불법 체류자 아니냐, 신고하겠다”며 겁박했다고 한다. 경기 포천경찰서는 가해 청소년들의 주장에 따라 A씨도 쌍방폭행 혐의로 입건했고 미등록 체류 상태라는 이유로 A씨를 양주 출입국·외국인사무소로 인계해 구금했다. 앞서 주한 베트남대사관과 A씨 측은 지난 10일 법무부에 A씨에 대한 구금 일시해제 및 체류자격 부여 등 인도적인 조치를 요청했다.

양주 출입국·외국인사무소는 경찰 수사 결과 A씨가 피해자로 확인되면 A씨에 대한 강제퇴거 명령을 철회하고 체류자격을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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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등록 이주민 이유로…‘포천 집단폭행’ 피해자는 구금되고, 가해자는 풀려나고
     https://www.khan.co.kr/national/court-law/article/20230710172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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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