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지표는 좋지만…청장년, 제조업 취업자는 계속 후퇴

윤희훈 기자 2023. 7. 12.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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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고용률이 63.5%로, 6월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취업자 증가가 고령층에 집중돼 있고, 고용의 핵심 축이랄 수 있는 제조업과 도·소매업, 건설업 취업자수는 장기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산업별로 보면 고용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제조업 부문의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1만명 감소한 448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대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견조한 고용률을 보이겠지만 제조업과 건설업 고용 둔화 영향으로 취업자 수 증가폭이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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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취업자 33.3만명 증가…60세 이상 고령층이 견인
제조, 도·소매, 건설업 장기간 취업자 감소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이 12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서 2023년 6월 고용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지난달 고용률이 63.5%로, 6월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취업자 수는 33만3000명 증가했다. 취업자 수는 28개월 연속 증가를 기록 중이다. 실업률은 2.7%로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지표만 보면 더할 나위 없는 고용 호조이지만, 그늘진 곳이 없는 것은 아니다. 취업자 증가가 고령층에 집중돼 있고, 고용의 핵심 축이랄 수 있는 제조업과 도·소매업, 건설업 취업자수는 장기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고용의 중추가 흔들린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 40대 취업자 12개월 연속 감소…청년 취업도 ‘부진’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60세 이상 취업자는 34만3000명이 증가했다. 전체 취업자수 증가폭이 33만3000명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60세 이상을 제외할 경우 1만명이 감소했다는 뜻이다. 구체적으로 20대가 10만3000명, 40대가 3만4000명이 줄었다.

20대 취업자 수는 8개월 연속 감소했다. 대학 졸업 후 취업 등 사회 진출의 길이 좁아진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으로 파악되는 인구도 20대에서 1만2000명(3.5%) 증가했다. 고용 통계에서 ‘쉬었음’은 학업이나 취업 준비를 하지 않고 별다른 이유 없이 쉬고 있는 계층을 의미한다. 취업 무경험 실업자 역시 5만1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00명(5.6%) 증가했다.

40대 취업자 수가 지난해 7월 이후 12개월 연속 감소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40대 취업자수 감소는 40대가 많이 활동하는 제조업과 건설 부문에서의 고용 부진과도 맞닿아 있다.

여기에 40대의 인구 감소도 취업자 수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제조나 도·소매, 건설 등 최근 고용이 저조한 산업군에 40대가 많이 진출해 있다”면서 “인구감소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4월 7일 경기도 평택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 반도체 생산 현장을 둘러보면서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 제조업 취업자 6개월 연속 감소

산업별로 보면 고용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제조업 부문의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1만명 감소한 448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올해 1월부터 6개월 연속 감소했다. 다만 감소 추세는 4월(-9만7000명), 5월(-3만9000명) 대비 둔화했다.

지난달 도소매업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2만7000명 감소한 327만7000명을 기록했다. 도소매업 취업자 수는 49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건설은 1년 전보다 6만2000명이 감소했다. 건설업 취업자 수는 건설 경기 부진 영향으로 작년 12월부터 7개월 연속 감소했다.

취업자 수 증가는 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2만6000명), 숙박·음식업(11만6000명), 전문·과학기술업(9만8000명)이 주도했다. 코로나 엔데믹에 따른 일상 회복으로 돌봄 수요가 증가하고, 외식·여행이 활발해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대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견조한 고용률을 보이겠지만 제조업과 건설업 고용 둔화 영향으로 취업자 수 증가폭이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수출 감소 및 생산 부진이 지속되면서 제조업 취업자 수가 6개월 연속 감소했다”며 “건설업 역시 부동산 경기 부진과 기수주물량의 착공 지연으로 취업자 수가 7개월 연속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청장년과 제조업 취업자가 계속 감소한다는 것은 그만큼 고용의 질이 안 좋아지고 있다는 의미”라며 “수출 부진으로 기업이 설비 투자를 늘리지 않으면서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석 교수는 이어 “현재 고용을 떠받치는 것은 노인과 여성으로, 정부가 단기 일자리를 만든 효과”라며 “겉으로는 양호해 보이지만 속을 뜯어보면 ‘빛 좋은 개살구’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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