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청소할 수 있냐”, “27살인데 안 불안해요?”…여전한 ‘채용 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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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8)씨가 최근 모 IT회사 면접에서 들은 말이다.
개발 직군으로 지원한 A씨는 질문 내용이 순간 부당하다고 느꼈지만 웃으면서 "할 수 있다"고 답할 수밖에 없었다.
면접관의 말에 연일 웃으면서 대답했지만 A씨는 해당 면접에서 불합격했다.
입사지원자에게 모욕적인 말을 하거나, A 씨의 사례처럼 위법일 수 있는 질문들도 서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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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 통지했다가 다시 취소하는 사례도
[헤럴드경제=박병국·정목희 기자] “화장실 청소 할 수 있어요?”
A(28)씨가 최근 모 IT회사 면접에서 들은 말이다. 개발 직군으로 지원한 A씨는 질문 내용이 순간 부당하다고 느꼈지만 웃으면서 “할 수 있다”고 답할 수밖에 없었다. 면접관의 말에 연일 웃으면서 대답했지만 A씨는 해당 면접에서 불합격했다. 법무법인 창조의 이용우 변호사는 “채용 절차에서 채용 공고와는 다른 업무를 할 수 있냐는 질문을 하는 것은 ‘채용 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4조’(거짓채용광고 등의 금지) 위반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취업이 절실한 청년들은 입사지원시 ‘을중의 을’이 된다. 일부 기업의 면접관들은 갑의 직위를 악용. 입사지원자에게 모욕적인 말을 하거나, A 씨의 사례처럼 위법일 수 있는 질문들도 서슴지 않는다.
여성 취업자인 B씨도 최근 면접과정에서 불쾌한 경험을 했다. B 씨가 면접을 본 곳은 5인 미만 인테리어 디자인업체. B 씨의 설명에 따르면 면접관들은 B 씨가 자리에 앉자마자 “27살인데 안 무서워요?”라는 질문을 했다. B 씨는 면접관들의 질문을 ‘취업 하기에 너무 늦지 않았느냐’라는 의미로 기분이 나빴다고 했다. B씨는 “27살이라는 나이가 벌써 그런 소리를 들어야 하는 나이인지 몰랐다”며 “취업 준비 하다가 이런 기업 하나씩 만나면 진이 빠진다”고 해당 업체로부터 합격 통보를 받았음에도 입사하지 않았다. 법률사무소 진서 민고은 변호사는 “전후 맥락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으나 공개적인 장소에서 상대방에게 나이 등 인신에 관해 모욕 발언을 했기 때문에 ‘모욕죄’가 성립될 여지가 있다 ”고 밝혔다.
A 씨와 B 씨의 사례는 드문 사례가 아니다. 직장갑질119와 사무금융우분투재단이 지난 4월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엠브레인 퍼블릭’에 의뢰해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입사 면접에서 불쾌하거나 차별적인 질문을 받는 등 부적절한 경험을 했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17.5%가 '경험했다'고 밝혔으며 특히 여성이 22.8%로 남성(13.5%)에 비해 2배 가까이 높았다.
합격통보를 받고도 합격이 취소된 사례도 있다. C(28)씨도 채용 과정에서 황당한 경험을 했다. 모 기업으로부터 합격 통보를 받고 연봉 협상까지 마쳤다. 그로부터 며칠 뒤, C씨는 해당 기업으로부터 합격 취소 통보를 받았다. 더 적합한 지원자를 찾아서 함께 할 수 없다는 연락이었다.
권남표 노무사는 “합격 통보가 왔다는 것은 채용하기로 약속이 된 것이고 그때부터는 근로계약관계가 시작된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권 노무사는 근로자에게 일방적으로 채용 취소를 통보하는 것은 ‘부당한 해고 사례’가 된다고 말했다.
취업 과정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경우, 이를 구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지는 않다. 권 노무사는 “고용시 특정 사람을 우대하거나 배제하거나 구별하거나 불리하게 대응하는 행위 등으로 '차별적 대우'에 대해서는 공기업이 아니더라도 인권위원회에 제소 가능하다”며 “합격이 취소되는 경우 관할 지방노동청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단 인권위의 판단은 권고 수준으로 법적인 제재는 되지 않는다.
mokiy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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