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섬` 키프로스서 `고양이 코로나` 확산…올해만 30만마리 죽어

노희근 2023. 7. 12.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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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동부 섬나라 키프로스에 '고양이 코로나 바이러스' 변종 전염병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올들어서만 수십만마리가 죽었다.

'동물을 위한 키프로스 목소리' 등에서 활동하는 디노스 아요마미티스는 "올 1월부터 현재까지 고양이 30만마리가 죽었다"고 말했다.

한편 키프로스와 북키프로스 두 나라로 나뉜 이 섬에 전체 인구 100만명보다 많은 고양이 개체가 서식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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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성 복막염에 걸린 키프로스섬 고양이. 연합뉴스

지중해 동부 섬나라 키프로스에 '고양이 코로나 바이러스' 변종 전염병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올들어서만 수십만마리가 죽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와 AFP 통신 등은 키프로스에서 지난 수개월간 고양이전염성복막염(FIP)이 창궐해 섬 전역으로 퍼져나간 상태라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병에 걸린 고양이는 발열, 복부팽만, 쇠약 등의 증상을 앓는다. 다만 이 바이러스는 인간에게 옮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키프로스 농림부는 공식적으로 FIP 감염 사례가 107건 보고됐다고 밝혔지만, 동물 보호단체들은 실제 사례가 훨씬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동물을 위한 키프로스 목소리' 등에서 활동하는 디노스 아요마미티스는 "올 1월부터 현재까지 고양이 30만마리가 죽었다"고 말했다.

길고양이들에 먹이를 주는 키프로스 주민들은 "자주 보이던 아이들이 안보이거나, 사체로 발견될 때도 있다"고 전했다.

FIP는 항바이러스제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고양이 한 마리당 비용이 3000∼7000유로(약 426만∼995만원)에 달하는 탓에 제대로 공급이나 처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올초 3600유로(512만원)를 들여 길고양이 두 마리를 치료해준 바실리키 마니는 "내가 모은 돈을 다 써버렸다"며 "병이 계속 확산하면 이곳이 '죽은 고양이의 섬'으로 변해버릴지 모른다"고 말했다.

한편 키프로스와 북키프로스 두 나라로 나뉜 이 섬에 전체 인구 100만명보다 많은 고양이 개체가 서식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키프로스는 '고양이의 섬'으로 불리고 있다.

옛 설화에 따르면 약 1700년 전 로마제국 헬레나 황후가 독사를 퇴치하려고 이 섬에 고양이를 처음 들여왔다고 한다. 노희근기자 hkr122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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