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당국 단속에 텔레그램서 일타강사 교재 찾는 수험생

남해인 기자 서한샘 기자 2023. 7. 12.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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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학원과 강사의 수능 교재를 텔레그램에서 불법 공유하는 '피뎁방'(pdf방)을 찾는 수험생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입시평가연구소 제로'(인원 3만2000여명) '엔젤 아카이브'(2만여명) 등 피뎁방들엔 거의 모든 유명 강사 교재와 시대인재·강남대성 등 대형입시학원 교재 파일이 올라온다.

저작권법 위반 소지가 있지만 학생들이 피뎁방을 이용하는 이유는 구하기 어려운 유명 강사와 학원의 교재들을 손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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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교재 무단 복사·공유하는 '피뎁방' 성행
EBS 변형문제집 단속 발표 뒤 수험생 유입↑
자습하는 고3 수험생. /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남해인 서한샘 기자 = 유명 학원과 강사의 수능 교재를 텔레그램에서 불법 공유하는 '피뎁방'(pdf방)을 찾는 수험생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불법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수험생들이 피뎁방을 이용하는 것은 비용 문제와 접근성 때문이다. 교육당국이 저작권과 사교육 경감 대책을 이유로 수능특강·수능완성 등 EBS 연계교재를 변형해 사용하는 사설 인강과 문제집을 단속하겠다고 했지만 피뎁방은 오히려 활성화되는 분위기다.

12일 교육업계 등에 따르면, 성남 분당경찰서는 지난 7일 대형학원 A사가 '피뎁방' 중 하나인 '핑프방' 관계자를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고소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 수사 소식이 알려졌지만 피뎁방들은 여전히 성행 중이다.

핑프방이 해체되고 이 방을 계승한 '로직 파일스'라는 새로운 피뎁방이 8일 열렸고 여기엔 닷새 만에 4만5000여명이 모였다. '입시평가연구소 제로'(인원 3만2000여명) '엔젤 아카이브'(2만여명) 등 피뎁방들엔 거의 모든 유명 강사 교재와 시대인재·강남대성 등 대형입시학원 교재 파일이 올라온다.

보유한 교재 파일을 다른 것과 교환하거나 희귀한 교재를 사고파는 피뎁방 종류 중 하나인 '소수방'에도 매일 새로운 교재 목록이 뜬다. 이곳에선 교육당국이 EBS 연계교재 변형을 단속하겠다고 나선 뒤 인터넷 강의 사이트에서 내려간 B 강사의 과학탐구 과목 변형문제집 파일을 구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12일 현재 피뎁방과 소수방들에 거의 모든 유명 강사 교재와 시대인재·강남대성 등 대형입시학원 교재 파일이 올라오고 있다.

저작권법 위반 소지가 있지만 학생들이 피뎁방을 이용하는 이유는 구하기 어려운 유명 강사와 학원의 교재들을 손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익명이 보장되는 텔레그램 특성상 운영진이 무단 공유를 자유롭게 할 수 있어 파일 양도 방대하다.

C 입시 커뮤니티에선 "지방러(지방에 사는 사람)가 '시대인재'(학원) 교재를 구하려면 답은 피뎁방 뿐", "학습 격차가 걱정돼 못 구하는 '현강' 자료를 피뎁방에서 찾는다", "재수를 하는 게 부모님께 죄송한데 피뎁방을 이용하는 게 효도하는 것"이라는 글을 여럿 볼 수 있다.

독학 재수를 하는 이모씨(20)는 "개념·심화 교재, EBS 연계교재 변형 문제집, 파이널 모의고사를 과목당 다 사면 최소 100만원이 든다"며 "특히 모의고사 등 중요한 자료의 경우 반드시 '현강'(현장 강의)를 들어야 수령할 수 있는 것들이 있는데 학원비까지 더해지면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교재가 곧 경쟁력인 입시 시장에서 학원들은 피뎁방이 우후죽순 늘어나자 골머리를 앓는다. 서울 강남구의 D학원 관계자는 "교재유출과 복사는 학원가에서 매우 민감한 사안이라 다른 학원 교재를 나눠주면 해당 학원에 수강생들이 신고할 정도"라며 "유명 강사 교재를 복사해 나눠준 우리 학원을 그 강사가 고발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서는 교육당국이 EBS 연계교재 변형 문제집에 대한 단속을 예고하면서 관련 인강이 폐강되는 사례가 잇따르자 이전에 출시됐던 교재나 '현강' 교재를 구하려는 수험생도 지속적으로 피뎁방에 유입되고 있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가격 등 관련 정보가 공개적인 인강과 같은 시장을 단속하면 그 수요는 더 폐쇄적인 곳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나중엔 구하기 어려운 교재들은 텔레그램에서 비싸게 사고팔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hi_na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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