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정신질환 수용자, 징벌보다는 적절한 치료 우선해야”

정신질환 수용자에게 징벌을 내릴 경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참여 등의 보호조치가 필요하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인권위는 법무부장관에게 정신질환 의심 수용자를 징벌하는 과정에서 사전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진단을 받게 하거나 징벌위원회에 전문의 참여 절차를 마련하는 등 제도개선 방안을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고 오늘(12일) 밝혔습니다.

교도소 입소 당시 직원 대상 폭언 및 소란 혐의로 보호실에 수용됐던 진정인은 “교도소 측이 보호장비를 과도하게 사용했고 수용기간 동안에도 적절한 보호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냈습니다.

또 “정신질환이 있는데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진단 없이 징벌을 집행해 공정하게 징벌심사를 받을 권리를 침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교도소 측은 “진정인의 징벌대상 행위를 정신질환에 따른 특이행동으로 단정할 수는 없으며, 당시 진정인에게 자·타해 위협이 있어 보호실 수용 및 보호장치를 착용시킨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인권위는 진정인이 네 차례의 검진에서 양극성 정동 장애 등의 진단을 받았던 점, 사건 당일 별다른 이유 없이 소란을 일으켜 교도소 측이 보호실에 13일간 격리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진정인의 상태를 정상적인 상황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진정인의 행위가 징벌 사유에 해당하더라도 치료 활동으로 개선하는 것이 교정시설의 근본 목적에 부합한다고 봤습니다.

또 정신질환자 등에 8시간 이상 보호장비를 계속 사용하려면 소장의 사전 허가가 있어야 하지만, 당시 진정인은 10시간 이상 장비를 착용시키고도 없었고 관련 상담 기록도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인권위는 해당 교도소장에게도 보호장치 착용과 보호실 수용이 최소화하도록 하고 징벌을 부과할 때 건강 상태 확인과 같은 보호 업무를 철저히 하는 등 재발 방지 대책을 시행하라고 권고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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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영 기자 (inyoung@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