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대구경찰청장·퀴어축제 관계자 등 8명 검찰에 고발

지난달 17일 오전 대구 중구 반월당역 인근에서 퀴어문화축제 측 무대차량 진입을 위해 교통 정리에 나선 경찰관들과 이를 막으려는 대구시 공무원들이 대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시가 퀴어축제 불법 도로 점거를 용인하고 이를 막기 위한 대구시의 행정대집행을 저지했다며
대구지방경찰청장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대구시 황순조 기획조정실장은 12일 오후 동인동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6월 17일 대구 중앙로 대중교통전용도로를 전면 차단한 채 열린 퀴어축제 행사와 관련해 대구경찰청장과 축제 관계자 7명 등 모두 8명을 대구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들에게 적용된 죄목은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죄와 일반교통방해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등이다.

대구시 고발장에 따르면 이들은 퀴어축제를 앞두고 대구시가 집시법 제12조에 명시된 주요도로에 대한 무허가 도로점용에 대해 도로법 등 관련 법률에 따라 단속.관리할 방침을 공표하자, 1500명의 경찰 병력으로 대구시 공무원들의 정당한 도로관리 업무를 방해하고 공무원들을 밀쳐 넘어뜨리는 등 폭행해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퀴어축제'를 벌인다는 명목으로 경찰 병력의 비호하에 대중교통전용지구인 도로에 무대차량을 진입시켜 텐트, 부스 등 공작물을 설치하고 10시간 동안 도로 교통을 전면 차단함으로써 버스 등 대중교통의 운행을 방해한 혐의다.

특히, 대구경찰청장은 직권을 남용해 소속 경찰들로 대구시 공무원들의 도로관리에 관한 정당한 업무를 방해하도록 지시해 경찰 병력이 실제로 대구시 공무원들의 업무를 방해하도록 한 혐의다.

황 실장은 기자회견에서 "시민의 통행권을 원천차단하는 관행화된 도로 불법점거 집회에 대해 엄정 대처할 것이라는 입장을 여러 차례 표명한 바 있고 이에 따라 퀴어축제 관련자들과 이를 비호한 대구경찰청장에 대한 엄벌을 요구할 방침을 정했다"며 "고발장은 이미 2주 전에 작성을 완료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고발이 늦어진 것은 "공권력 간 충돌을 걱정하는 시민들의 우려, 성 소수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오해 등을 감안해 선제적 고발에 나서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지만 이날 시민단체가 대구시를 상대로 고발장을 제출함에 따라 법 질서 확립과 함께 바람직한 집회 시위문화 정착의 계기로 삼기 위해 고발장을 접수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대구시는 이번 고발이 주요 도로를 전면 점거해 시민들의 통행권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불법집회는 더 이상 허용되지 않음을 시민들에게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관행적으로 도로를 전면 점거하는 불법시위를 반대하는 것이지, 퀴어 축제 자체를 혐오하거나 반대하는 것이 결코 아니라며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처벌을 통해 다수 국민들의 법익이 침해되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도로를 무단점거하는 불법집회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대구시가 문재인 정부 시절 관행화된 도로 불법점거 집회를 바로잡고자 했는데 대구경찰청장의 무지 때문에 최근의 혼란이 초래된 것"이라며 "앞으로 대한민국 경찰은 집시법 제12조(교통 소통을 위한 제한)를 준수해 공정한 법 집행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 이메일 :jebo@cbs.co.kr
• 카카오톡 :@노컷뉴스
• 사이트 :https://url.kr/b71afn

대구CBS 지민수 기자 minsji@naver.com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노컷뉴스 영상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