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박원순 아들 '병역의혹 제기' 재판 증인 나오나…출국금지 요청도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 제기 혐의
최근 귀국 확인되자 신문기일 지정
출국금지도 요청…法 "할 수 없다"
병원에서 진행 될 감정기일 논의도

[서울=뉴시스]박현준 기자 =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낙선을 목적으로 아들 주신씨의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한 혐의(허위사실 공표)로 재판에 넘겨진 의사 등의 항소심에서 재판부가 주신씨를 다시 한 번 증인으로 소환하기로 했다.

12일 서울고법 형사6-3부(부장판사 이의영·원종찬·박원철)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양승오 세명기독병원 핵의학과 과장 등 7명의 항소심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양 과장은 재판에 불출석했다.

검찰은 지난 3일 영국에 머무르는 것으로 전해진 박씨가 최근 귀국한 사실을 확인했다는 의견서를 냈다. 박씨는 검찰을 통해 증인 출석을 검토하겠다고 전해왔다.

변호인 측은 박씨가 출국하면 증인신문 등이 무산될 수 있다며 박씨에 대한 출국금지를 강력하게 요청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증인에 대한 출국금지를 할 수 없다면서 법원 차원에서 가능한 방법을 모두 동원해 박씨를 출석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과거 박씨는 항소심 재판에서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해외에 있다는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지난 기일 박씨가 국내에 들어왔었는데도 정당한 사유 없이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며 과태료 500만원을 부과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이날 피고인 측이 신청한 박씨의 신체감정 절차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다만 감정을 실시할 병원과 날짜 등은 협의 후 추후 통보하기로 했다.

검증기일에서 재판부는 박씨의 척추와 흉곽 및 골반, 요추와 치아 등 자기공명영상장치(MRI)와 엑스레이 촬영 등을 하기로 했다. 이는 박씨가 2011년 4급 판정을 받을 당시 병무청에 제출한 자료에 포함된 것이다.

피고인들은 '바꿔치기' 의혹을 제기하며 촬영실 내부까지 들어가야 한다거나 대리 검사를 방지하기 위해 박씨의 몸에 '마커'를 직접 붙이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박 전 시장 측에서 대국민 공개 검증이란 이름 하에 엄청난 속임수를 썼고, 우리는 현장에서 조작된 걸 목도한 사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직접 박씨의 신체에 접촉하는 행위는 허용하지 않겠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마커를 붙이는 과정에서 피고인들 의견을 적극 수용하는 등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의문 제기는 좋지만 헌법에 따라 진행하는 재판에서 신체 감정을 하는 데 다른 행동을 하는 건 상상하기 힘든 일"이라며 "허위 검증은 없을 것이니 그에 대해선 더 이상 언급하지 말고 법정을 모독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경고했다.

재판부는 오는 8월11일 박씨 증인신문 기일을 진행하기로 하면서도 검찰과 변호인 측에 신문 시간을 각각 1시간씩으로 제한했다.

양 과장 등 7명은 2014년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SNS와 인터넷 사이트, 우편물 등을 통해 "박 시장의 아들 주신씨가 대리신체검사를 했다"는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박씨가 중증 허리디스크를 지병으로 갖고 있는 다른 남성의 MRI를 이용해 병역 4급 판정을 받았다는 등의 글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박씨는 2011년 12월 척추 MRI와 진단서 등을 근거로 서울지방병무청에서 추간판탈출증에 의한 4급 판정을 받았다. 이후 병역 비리 논란이 일자 2012년 2월 세브란스 병원에서 척추 MRI를 재촬영하는 등 공개검증을 했고 동일인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parkh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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