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7159명 "시애틀로 오라!" 12번의 함성, 헛스윙 삼진 후 '미소지은' 오타니...왜?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T모바일파크에 4만7159명의 만원 관중이 들어찼다. 12일(한국시각) 제93회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서다.
시애틀 매리너스의 홈인 이 구장에서 올스타전이 열린 것은 세이프코필드로 불리던 2001년 이후 22년 만이다. 시애틀 팬들에게는 평생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이벤트가 열린 것이다. 올시즌 시애틀의 전반기 최다 관중 경기는 3월 31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개막전이었다. 당시 4만5268명이 입장했다. 그보다 1891명이 더 들어왔다.
올스타전이 '셀아웃(sell-out)'되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를 대표하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선수들이 1년에 한 번 모이는 날이다. 그렇다면 이날 팬들에게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선수는 누구일까.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다.
오타니는 2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2타석 1타수 무안타 1볼넷 1삼진을 기록했다. 그라운드에서 보여준 것은 별다른 게 없었다.
하지만 관중석 분위기는 달랐다. 오타니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그의 이름이 내외야 그라운드를 뒤덮었다. "시애틀로 오라!(Come to Seattle!)"는 외침이 약속이나 한 듯 한 순간 터져 나왔다. 1회말 오타니가 타석에 들어서는 순간 무려 12번이나 이 함성이 울려 퍼졌다. 그는 첫 타석에서 풀카운트 접전 끝에 NL 선발 잭 갈렌의 몸쪽 커브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오타니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더그아웃으로 발길을 돌렸다.
4회 두 번째 타석서도 마찬가지. 팬들은 또 오타니를 향해 "시애틀로 오라"고 했다. 오타니는 풀카운트에서 볼넷을 골라 걸어나갔다.
오타니는 "오늘같은 경험은 처음이다. 분명히 그 소리를 들었다. 내 타석과 게임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이곳 시애틀에 올 때마다 팬들의 열정을 느낄 수 있다. 그들은 게임을 정말 즐긴다. 인상적인 곳"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오타니를 삼진으로 잡은 갈렌은 "오타니는 관중을 몰고 다니는 것 같다. 기립박수를 받더라.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와중에 '이런, 내가 이 남자에게 홈런을 내준다면, 폭발하겠는 걸'이라는 생각을 했다"며 오타니와의 대결 소감을 전했다.
전날 열린 올스타전 미디어데이 때 T모바일파크 외야에서 오타니 인터뷰가 45분간 진행됐다. 취재진 질문의 대부분은 트레이드와 FA와 같은 거취에 관한 내용이었다. 오타니가 진심을 얘기했을 리 만무하지만, 그의 한마디 한마디는 현지 언론을 통해 기사화됐다.
오타니는 시애틀에서 비시즌을 보낸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털어놓았다. 그는 "오프시즌이 되면 시애틀에서 2개월 정도 머문다. 지금까지 다 합치면 4개월 정도를 있었다. 매우 멋진 도시라고 느낀다. 정말 마음에 든다"고 했다. 이 소식을 접한 시애틀 팬들이 "시애틀로 오라"며 러브콜을 보낸 것이다.
그렇다고 오타니가 시애틀과의 계약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은 아니다. 오타니의 통역인 미즈하라 이페이는 "큰 도시든 작은 도시든, 오타니에겐 중요하지 않다. 에인절스 팬들은 에인절스를 좋아하기 때문에 야구장에 오는 것이다. 오타니는 그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어한다. 그가 컨트롤할 수 있는 게 있고, 없는 게 있다. 그가 컨트롤할 수 있는 거라면 그는 무조건 최선을 다한다"며 오타니의 입장을 전했다.
시애틀은 오타니가 2017년 12월 최종 후보 7팀을 놓고 고민할 때 에인절스 다음으로 좋은 점수를 받았다고 한다. 오타니가 당시 시애틀행을 주저한 것은 스즈키 이치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타니는 전설적인 선배의 흔적이 깊이 묻은 팀에서 자신의 길을 개척하기를 꺼렸다는 것이다.
그러나 올해 말 FA 오타니의 선택 기준은 오로지 '승리'다. 오타니는 "이기고 싶은 마음은 매년 강해지고 있다. 지는 건 짜증나는 일이다. 이기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올스타전에서는 NL가 AL에 3대2로 역전승을 거두며 9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1-2로 뒤진 8회초 엘리아스 디아즈(콜로라도 로키스)가 좌월 투런홈런을 터뜨리며 전세를 뒤집었다. 디아즈는 경기 후 콜로라도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스타전 MVP에 선정됐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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