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가 더 좋아…정리매매 들어가자 주가 더 오른 종목은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kdk@mk.co.kr) 2023. 7. 12.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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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출처 : 연합뉴스]
현재 코스피, 코스닥 시장에서 8개 종목의 정리매매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유독 한 종목만 차분한 주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다른 종목들은 주가가 폭락했다가 다시 급등하는 등 요란한 모습이지만 스팩(SPAC)은 은행 예금이자 수준의 마진을 노리는 투자자덕에 주가가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12일 오후 1시 현재 DB금융스팩8호는 전일 종가와 같 2060원에 거래되고 있다.

DB금융스팩8호는 오는 17일 상장폐지를 앞두고 지난 6일부터 오는 14일까지 정리매매가 진행되고 있는 종목이다. 스팩은 상장 이후 2년 6개월 안에 합병대상 기업을 찾아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1개월 후 상장폐지된다. DB금융스팩은 지난 2020년 12월에 상장했지만 합병대상을 구하지 못해 지난달 5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가 지난 4일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주가는 정리매매 기간 중에도 큰 변동이 없다. 오히려 상장폐지 결정 직전보다 소폭 올랐다.

거래정지 직전 거래일인 지난 4일 종가는 2050원이었다. 정리매매 첫날과 둘째날인 6일과 7일에도 2050원으로 동일했고 지난 10일에는 2055원, 11일 2060원으로 하루에 5원씩 올랐을 뿐이다.

현재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는 DB금융스팩8호를 포함해 모두 8개 종목이 정리매매를 진행하고 있다. DB금융스팩8호를 제외한 다른 종목들은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상장주식수 부족 문제로 상장폐지 결정이 내려진 5개 우선주들은 정리매매 중에도 주가가 급등락 중이다. 삼성중공업 우선주의 경우 정리매매 첫째날 73.53% 폭락했다가 둘째날에는 196.55%나 폭등했다. 이후 지난 10일에는 -45.09%, 11일 -14.47% 급락했고 이날도 10% 넘는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정리매매를 시작한 지나인제약도 50% 넘는 주가 폭락을 시현하고 있다.

DB금융스팩8호의 주가가 정리매매에도 불구하고 차분한 흐름을 이어가는 것은 스팩이라는 종목 특성 때문이다. 스팩은 기업 인수를 목적으로 설립된 명목상의 회사, 즉 페이퍼컴퍼니다.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공모자금을 받아 미리 상장시켜준 뒤 나중에 비상장사와 합병해 해당 비상장사를 우회상장시키는 역할을 한다.

스팩은 공모 당시 유입된 자금을 대부분 은행 예금과 같은 안전 자산에 맡겨둔다. 여기서 소정의 이자 수익이 발생하는데 상장폐지가 되면 청산 과정을 거쳐 지분율만큼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통상 스팩 상장폐지 후 청산까지는 3~4개월 정도가 소요되는데 이 기간 자금이 묶이는 불편만 감내하면 2년6개월치 은행 이자를 챙길 수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스팩 정리매매 기간 동안 주가가 공모가인 2000원 수준에 근접하면 안전마진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몰려오기 때문에 주가가 급락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DB금융스팩8호가 맡긴 예치금의 이자는 상장 첫해에 0.75%, 둘째해에는 1.45%로 매우 낮았다. 지난해 시중 금리가 크게 올랐고 DB금융스팩8호가 맡긴 예금의 금리도 4.60%로 껑충 뛰었다.

합병 대상 기업을 찾지 못해 상장폐지되는 스팩은 DB금융스팩8호가 올해 들어 5번째다. 올해 상장폐지된 스팩들의 정리매매 마지막 날 종가는 미래에셋대우스팩5호가 2015원, 에이치엠씨제4호스팩 2025원, 하나금융16호스팩 2020원, IBKS제13호스팩 2020원 등이었다. 이들 스팩은 대체로 청산 과정을 거쳐 주당 2050~2060원 안팎의 분배금이 나온 것으로 알려져있다. DB금융스팩8호는 고금리 예금 예치 기간이 이들 스팩보다 더 길었을 뿐만 아니라 예금 금리도 더 높아 이들보다는 많은 분배금이 나올 것으로 증권가는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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