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기자 명예훼손 혐의' 최강욱 항소심 시작…"인격 살해" vs "정치인 본분"

12일 '명예훼손' 최강욱 의원 항소심 첫 공판
법원, 공소장 변경 허가…형법 허위사실 명예훼손 적용
허위 사실 적시해 명예훼손 했을 경우 유죄 인정 가능
檢 "이 전 기자 공격 목적…허위임을 알고도 글 게시"
최강욱 "한동훈 부추김 받은 이동재…합리적 의심으로 글 써"

더불어민주당 최강욱 의원. 윤창원 기자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에서 검찰과 최 의원 측이 최 의원의 페이스북 게시글에 비방의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2부(최태영 부장판사)는 12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최 의원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을 열었다.

최 의원은 2020년 4월 자신의 SNS에 '채널A 기자 발언 요지'라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이 전 기자가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에게 '눈 딱 감고 유시민에게 돈을 건네줬다고 한마디만 해라', '유시민의 집과 가족을 털고 (유시민이) 이사장을 맡은 노무현재단도 압수수색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검찰은 "피고인(최 의원)은 자신의 글이 허위임을 잘 알면서도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도록 글을 게시했다"며 "피고인은 변호사 및 공직자로서 업무를 수행한 경력과 당시 정치적 상황과 입장을 모두 고려하면 이 전 기자를 공격할 목적으로 허위로 글을 게시한것이 명백하다"고 말했다.

이어 "비방 목적이 없다고 판단한 1심 판단은 사실 오인과 법리 오인의 위법이 있다"며 "자신의 말과 글로 피해자(이 전 기자)의 인격을 살해했는데도 반성하거나 사과하지 않은 피고인에게 항소심에서는 합리적 판단을 내려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최 의원 측은 "피해자의 단순한 일탈이 아니고 피해자가 한동훈 검사장(現 법무부장관)과 결탁하거나 그의 부추김을 받아 실제로 유시민이라는 특정인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이 대표에게 편지를 보냈다는 합리적 의심이 전제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검찰과 언론 유착에 대한) 토론을 촉구하고 제도 개선을 하려는 것이 정치인의 본분 아니냐"며 "그런 목적으로 게시글을 작성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재판부는 검찰이 신청한 최 의원에 대한 공소장 변경을 허가했다. 검찰은 지난달 27일 재판부에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70조 2항만 적용한 기존 공소장을 변경해 예비적 공소 사실로 형법 307조 2항에 따른 명예훼손죄를 추가하는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형법307조 2항은 허위사실을 적시해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비방의 목적이 인정돼야 하는 정보통신망법 위반과 달리 형법상 명예훼손은 허위 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했을 경우 유죄로 인정될 수 있다.

1심은 비방 목적이 있어야 유죄로 판단한다는 정보통신망법을 근거로 최 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한편 이 전 기자는 지난 7일 재판부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탄원서에는 "'초법적 존재'처럼 행동하는 최 의원이 두렵다. 반성 없이 비방을 이어가고 있는 그를 엄벌해 달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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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희원 기자 wontim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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