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게 먹는 '미세 플라스틱'…뇌에서 벌어지는 일

김인한 기자 2023. 7. 12.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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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인지하지 못한 채 미세 플라스틱을 먹을 경우 뇌 안에서 신경독성 물질로 작용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플랑크톤 등 하위 생명체들이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해 궁극적으로 먹이 사슬을 통해 사람 뇌까지 악영향을 준다는 내용이다.

연구팀은 미세 플라스틱이 미세아교세포를 자극해 뇌의 염증 반응을 유도하는 사실까지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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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자외선 등으로 미세화…하위 생명체 통해 인간까지 섭취
미세 플라스틱 먹을 경우, 뇌 신경 변성과 염증성 단백질 증가 확인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연구진은 사람이 인지하지 못한 채 미세 플라스틱을 먹을 경우 플라스틱이 뇌에서 신경독성 물질로 작용한다고 밝혔다.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람이 인지하지 못한 채 미세 플라스틱을 먹을 경우 뇌 안에서 신경독성 물질로 작용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플랑크톤 등 하위 생명체들이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해 궁극적으로 먹이 사슬을 통해 사람 뇌까지 악영향을 준다는 내용이다.

12일 과학계에 따르면 최성균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핵심단백질자원센터장 연구팀과 박진규 경북대 수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지난달 국제학술지 '환경 연구'(Environmental Research)에 이같은 연구 논문을 게재했다.

플라스틱은 20세기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로 어느 곳에서나 활용된다. 현시대 인류를 플라스틱 없이 생활할 수 없는 '호모 플라스티쿠스(Homo Plasticus)'라고 평가하는 전문가도 있다.

하지만 플라스틱은 연간 800만톤(t) 이상 버려지고 극심한 환경 문제를 야기한다. 특히 플라스틱은 자외선과 자연 풍화 등으로 매우 작은 조각들로 부서져 미세 플라스틱으로 변한다.

이에 DGIST 연구팀은 자연 현상으로 생성된 미세 플라스틱 유해성을 확인하기 위한 연구를 실시했다. 우선 자연과 같은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분쇄한 미세 플라스틱에 일주일간 자외선을 조사하고 물리적 충격을 가했다. 이어 생쥐에게 100㎛(마이크로미터) 이하 미세 플라스틱을 일주일간 먹였다.

그 결과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한 그룹은 뇌 조직에서 신경 변성과 세포 사멸에 관련된 염증성 단백질이 늘어났다. 또 염증을 완화시키는 단백질이 줄어들었다. 뇌 속 염증은 늘고 이를 완화시키는 기능은 급격히 줄어든 것이다.

연구팀은 또 실험실에서 사람 '미세아교세포주'(HMC-3)를 이용해 추가 실험을 진행했다. 미세아교세포는 뇌에서 염증 반응을 조절한다. 연구팀은 미세 플라스틱이 미세아교세포를 자극해 뇌의 염증 반응을 유도하는 사실까지 확인했다.

최성균 DGIST 센터장은 "환경으로 유출된 플라스틱이 풍화 가속 과정을 거쳐 2차 미세플라스틱이 되고, 이것이 뇌에 염증 반응과 세포 사멸을 증가시키는 신경독성 물질로 작용했다"며 "자연환경에서 노출될 수 있는 2차 미세 플라스틱이 뇌에 신경독성 물질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DGIST 융합연구원 기관고유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또 BRIC(생물학연구정보센터) 내 '한빛사'(한국을 빛내는 사람들) 코너에 등재됐다.

2차 미세플라스틱의 물리화학적 변화와 뇌의 염증반응 변화 모식도. / 사진=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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