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 행정통합 ‘빨간불’…여론조사 결과, 반대가 찬성보다 더 많아

오성택 2023. 7. 12.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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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울산·경남 특별자치연합이 무산된 이후 부산시와 경남도가 대안으로 추진 중인 양 시·도간 행정통합에 '빨간불'이 켜졌다.

경남도민은 48.5%가 행정통합을 반대하고, 찬성한다는 의견은 33.4%에 불과해 경남도민이 부산시민보다 행정통합을 더 반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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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울산·경남 특별자치연합이 무산된 이후 부산시와 경남도가 대안으로 추진 중인 양 시·도간 행정통합에 ‘빨간불’이 켜졌다. 부산시민과 경남도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찬성’보다 ‘반대’가 더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12일 오후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경남도와 공동으로 진행한 ‘부산·경남 행정통합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후속 계획에 대한 공동입장을 밝혔다.
부산·경남 행정통합 여론조사 결과 요약표. 부산시 제공
여론조사 결과 행정통합 추진 논의에 대한 양 시·도민의 인지와 찬성 의견이 과반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행정통합 논의 인지 여부를 묻는 문항에 ‘들어본 적이 없다’는 응답이 69.4%를 차지해 인지 응답(30.6%) 대비 2배 이상 높았다. 행정통합 찬반 견해는 △찬성 35.6% △반대 45.6% △잘 모름 18.8%로 조사됐다.

지역별로는 행정통합 논의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답한 부산시민(71.0%)이 경남도민(67.8%)에 비해 더 많았다. 또 부산시민 42.8%는 행정통합에 반대하고, 찬성한다는 시민은 37.7%에 그쳤다. 경남도민은 48.5%가 행정통합을 반대하고, 찬성한다는 의견은 33.4%에 불과해 경남도민이 부산시민보다 행정통합을 더 반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행정통합에 반대하는 이유로는 ‘통합의 필요성이나 당위성이 적다’는 응답이 50.5%로 가장 많았고, 이어 △실현가능성이 낮다(22.5%) △대도시권 집중화(16.3%) △지역 간 갈등 우려(6.9%) △기타(3.9%) 순으로 나타났다.

부산·경남 행정통합 여론조사는 지난 5월과 6월 2차례에 걸쳐 각각 부산과 경남에 거주하는 만18세 이상 남녀 4000여명(각 회차 부산시민 1000여명과 경남도민 1000여명) 등 총 4000여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조사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5%포인트이고, 응답률은 14.7%다.

이번 행정통합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부산시와 경남도는 ‘결과는 받아들이되, 행정통합은 계속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행정통합에 대한 양 시·도민들의 인지도가 매우 낮아 객관적인 의사 확인에 한계가 있었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기 때문이다.

부산시와 경남도는 양 시·도민들이 행정통합 추진 논의를 인지하고 찬반 의견을 판단하는데 필요한 ‘안내와 홍보’ 등의 노력이 미흡했다고 판단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양 시·도는 교류와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지속적인 공론화 등을 통해 시·도민들의 인식과 여건을 성숙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

부산시와 경남도는 기존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와 광역 인프라(기반시설) 구축 등의 협력에 더욱 속도를 내고, 문화관광, 보건·복지 등 시·도민의 삶의 질과 관련된 협력과제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나가기로 했다. 협력과제는 부산·경남 고위공무원들이 참여하는 협력 채널을 신설해 실행력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지역 소멸위기 극복을 위해 이제 시도간 협력과 연대는 피할 수 없는 과제이고, 행정통합의 가장 중요한 동력은 시·도민의 의사라는 것은 행정통합 논의 때부터 변함없는 입장”이라며 “충분한 논의와 시·도민 의견 청취, 지역 여론 수렴에 주안점을 두고 행정통합을 신중히 추진해 나가고자 하는 책임감 있는 행정적 결단으로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부산=오성택 기자 fivest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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