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작들 왜 이러나..‘킹더랜드’ 아누팜 악플테러→‘차정숙’ 크론병 장면 삭제 無[Oh!쎈 이슈]

강서정 2023. 7. 12.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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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강서정 기자] JTBC 흥행작들이 연이어 논란에 휩싸였다. ‘닥터 차정숙’은 논란이 된 크론병 장면은 끝내 삭제되지 않았고 ‘킹더랜드’는 아랍 문화 왜곡 논란이 불거진 데다 아랍 왕자를 연기한 배우 아누팜에게 불똥이 튀어 악플 테러를 받고 있다. 드라마가 화제 속에 종영하고,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 그에 걸맞지 않은 제작진의 미흡한 대처가 아쉽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JTBC 토일드라마 ‘킹더랜드’는 시청률 12.3%(닐슨코리아, 전국유료방송가구 기준)를 기록,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는데 아랍 문화 왜곡 논란이 불거지면서 상승세에 발목이 잡혔다. 

지난 8일, 9일 방송에서 구원(이준호 분)과 천사랑(임윤아 분)이 일하는 킹호텔에 VIP 고객으로 아랍 왕자 사미르(아누팜 분)가 방문하는 내용이 그려졌다. 극 중 사미르는 세계 부자 랭킹 13위로, 호텔에 하루만 묵어도 한 달 매출이 나올 정도의 부호다. 유학시절 구원과 앙숙이었던 사미르는 킹호텔에 가서 천사랑에게 한눈에 반해 구원과 묘한 신경전을 벌이며 극에 재미를 더했다. 

그런데 사미르가 등장한 회차가 아랍권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했다. 사미르가 클럽에서 여성들에게 둘러싸여 술을 마시고 천사랑에게 노골적으로 추파를 던지는 등 바람둥이 이미지로 그려졌다. 

방송 후 아랍권 시청자들은 아랍 문화를 존중하지 않은 내용이었다며 비난했다. 이슬람 율법에서는 음주를 엄격히 금지하는데 술이 등장해 아랍 문화를 비하했다고 지적했다. 거기다 사미르가 대놓고 추파를 던지는 바람둥이로 묘사된 점도 꼬집었고 아랍 왕자 캐릭터를 아랍 배우가 아닌 인도 국적의 아누팜이 연기한 점을 문제 삼았다. 

미국 비평 사이트 IMDB 등에는 이런 내용을 담은 시청자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해외 시청자들은 “아랍 문화를 완전히 무시했다”, “아랍인들은 나이트클럽에 가지 않는다” 등 불쾌함을 내비쳤다. 

이에 ‘킹더랜드’ 측은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 지역, 지명 등은 가상의 설정이다. 특정 문화를 희화화하거나 왜곡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며 “제작진은 다양한 문화를 존중하며, 시청에 불편함이 없도록 더욱 섬세한 주의를 기울여 제작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문제는 아랍 왕자를 연기한 아누팜에게 불똥이 튀었다. 아누팜은 아랍 왕자를 연기했다는 이유만으로 아랍계 시청자들로 추정되는 누리꾼들이 그의 개인 계정을 찾아가 “사과해라”라며 악플을 남기고 있다. 아누팜이 악플 테러를 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킹더랜드’ 측은 이와 관련해 추가적으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어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킹더랜드’에 앞서 전작 ‘닥터 차정숙’도 논란이 있었지만 종영이 된 후에도 여전히 시정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닥터 차정숙’은 18.5%의 자체최고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하지만 논란을 해결하지 않고 눈과 귀를 닫았다. 

크론병에 관한 정보를 잘못 전달해 환자와 가족들에게 큰 상처를 줬다는 비판을 받았는데도 논란이 된 해당 장면이 삭제되지 않았다. 

7회에서 크론병을 앓고 있는 환자가 항문 복원 수술에 실패한 뒤 삶을 비관하며 유서까지 쓰고 옥상에 올라간 내용이 그려졌다. 환자의 예비 장인과 장모는 “어떻게 이렇게 못된 병을 숨기고 결혼할 수 있나”, “이 병 유정도 된다면서, 자네가 결혼 포기해 달라”라고 원망하며 파혼을 요구했다. 

그러나 실제 크론병은 유전병이 아니다.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유전적 요인 외에 면역, 환경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장용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크론병을 ‘못된 병’으로 표현해 잘못된 정보와 질병에 대한 편견까지 심어주는 장면과 대사가 시청자들의 비판을 샀다. 

이에 ‘닥터 차정숙’ 측은 “해당 에피소드는 크론병 증세 중에서도 중증도 만성합병증을 가진 환자의 특정 케이스를 다루려 한 것이나, 내용 전개 과정에서 일반적인 크론병 사례가 아니라는 설명이 미흡했다”며 “의학 전문지식이 없는 등장인물들이 환자를 몰아세울 의도로 발언한 대사가 특정 질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다”며 “투병 중인 환자 분들의 고통과 우울감을 가볍게 다루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음을 말씀드린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닥터 차정숙’은 방송 중에도 논란이 된 장면을 삭제하지 않았고 종영한 지 한 달여가 지났지만 여전히 삭제하지 않았다. 극 중 차정숙(엄정화 분)의 남편 서인호 역을 맡아 열연했던 김병철도 논란이 된 크론병 장면에 대해 “조금 더 세심했어야 한다 생각이 든다. 저도 작품의 일원으로서 책임감을 느꼈다.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혔지만, 정작 제작진은 해당 장면을 삭제하지 않고 있어 미흡한 대처가 아쉬울 뿐이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제공,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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