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도 폭염에 카트 17㎞ 밀기…코스트코 직원 생전 마지막 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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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 속 한 대형마트 주차장에서 카트 정리 업무를 하던 도중 쓰러져 숨진 20대 노동자 ㄱ씨의 아버지가 아들이 사망 전날에도 가슴 통증 등을 호소했다 밝혔다.
ㄱ씨의 아버지는 12일 <시비에스> (CBS) 라디오 프로그램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아들이) 의자도 없이 (주차장) 한편에서 자동차 열기(를) 그대로 온몸으로 느끼면서 쉬었던 시간이 많은 것 같다"며 이렇게 말했다. 시비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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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산재…코스트코 유감 표명조차 없어”
무더위 속 한 대형마트 주차장에서 카트 정리 업무를 하던 도중 쓰러져 숨진 20대 노동자 ㄱ씨의 아버지가 아들이 사망 전날에도 가슴 통증 등을 호소했다 밝혔다. 그는 현재 대형마트인 코스트코를 상대로 아들의 죽음이 산업재해(산재)라고 주장하며 싸우고 있다.
ㄱ씨의 아버지는 12일 <시비에스>(CBS) 라디오 프로그램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아들이) 의자도 없이 (주차장) 한편에서 자동차 열기(를) 그대로 온몸으로 느끼면서 쉬었던 시간이 많은 것 같다”며 이렇게 말했다.
“아무래도 병원 가야겠어…가슴 통증에 호흡곤란”
앞서 ㄱ씨(29)는 지난달 19일 저녁 7시께 경기 하남시의 대형마트 코스트코 주차장에서 카트 정리 업무를 하던 도중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당시 낮 최고기온은 33도로,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상태였다. ㄱ씨는 매시간 200개 안팎에 달하는 카트를 모아 매장 입구로 옮기는 업무를 했다고 알려졌다.
ㄱ씨의 아버지는 아들이 숨진 전날 저녁에도 가족 단체대화방에서 “병원(에) 가야겠다. 어깨랑 등(이) 아프면서 가슴 통증에다가 호흡 곤란이 생긴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당시 ㄱ씨는 직전 주말에 매장이 바빠 노동 시간을 1시간 늘려 낮 12시부터 밤 10시까지 근무했고 그가 차고 있던 만보기에는 토요일 26㎞, 일요일 22㎞, 사망 당일(월요일)에는 17㎞를 걸었다고 기록돼 있었다고 한다.
유족은 ㄱ씨의 열악한 노동환경도 지적했다. 그는 “(아들이) 3시간마다 15분(씩) 쉬기로 했는데 바쁠 때는 3시간(을) 넘을 때도 있었고, 5층 휴식 공간까지 가려면 왕복으로 9분 정도 걸리는데 그냥 주차장 한편에 쪼그려 앉거나 그런 식으로 쉬었다고 (한다)”며 “원가 절감 차원에서 에어컨도 시간대별로 적게 틀어주면서 주차장에는 쉴 만한 공간이 전혀 없었고 냉풍기는커녕 순환기 자체도 안 틀어준 거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유족은 대형마트 본사에서 유감 표명도 한 적이 없다고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그는 “5층까지 주차장인데 다른 지점에 비해 인원이 여섯, 일곱명 정도는 모자랐다고 알고 있다. 그래서 업무를 나눠 하다 보니까 휴식시간 자체도 안 지켜지고 너무 과중하게 일했던 것 같다”며 “3주가 지나는 동안에도 본사 어느 누구도 유감 표명을 단 한번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사에서) 산재 처리는 유족 측이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그렇게 지금 나오고 있다. 산재 처리는 나 몰라라 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전날(11일) 입장문을 통해 “회사는 산재 처리는 힘들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병이 없던 아들이 회사에서 일하다가 죽었는데 왜 업무상 연관성이 없냐”며 “폭염하(온열) 업무 중 과다탈수로 인한 사망을 인정하고 산재처리에 적극적으로 임해 주실 것을 촉구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날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은 기자회견을 통해 ㄱ씨의 사인이 “온열에 의한 과도한 탈수로 발생한 폐색전증”이라고 밝혔다.
ㄱ씨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옆에 있을 때는 소중함을 몰랐었는데 주변에서 칭찬도 많이 하고 성실하게 직장에서 열심히 자기 맡은 바 임무를 수행했던 아들이라고 (들어) 너무너무 자랑스럽다”며 “너무너무 보고 싶다”고 했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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