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에 치여도 끝까지 쫓았다”... 음주 의심 차량 추격한 오토바이 의인

경찰과 함께 음주 의심 차량을 뒤쫓은 오토바이 라이더. /경찰청 페이스북

경찰 검문 요청을 무시하고 도주하던 음주 의심 차량을 쫓던 오토바이가 이 차량에 치이면서도 끝까지 도주 차량을 쫓았다.

대한민국 경찰청 공식 페이스북에는 11일 이런 장면이 담긴 사건 리뷰 영상이 올라왔다. 이 영상에는 지난 4월 30일 경남 양산에서 음주 의심 차량이 경찰의 제지를 무시하고 도주하다 결국 검거됐는데, 한 오토바이 운전자(라이더)가 음주 의심 차량을 쫓는 경찰을 도우려 차량을 따라붙고, 이 차에 치여도 끝까지 쫓는 장면이 담겼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 당시 112에 “음주운전 의심 차량이 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정확한 사건 일시는 확인되지 않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신호 대기 중인 의심 차량에 접근해 검문검색을 시도했지만, 이 운전자는 신호가 바뀐 틈을 타 도주했다. 이 차량은 시속 100km가 넘는 속도로 위험천만한 도주를 이어갔다.

경찰이 10여분간 추적하고 있는 이때, 한 오토바이가 순찰차 뒤쪽으로 바짝 다가서더니 라이트를 깜빡이며 ‘자신도 도주 차량을 쫓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오토바이는 재빨리 쫓아 차량을 추월해 앞을 가로막았지만, 이 차량은 오토바이를 치고 그대로 달아났다. 그러나 오토바이 운전자는 포기하지 않고 다시 따라붙었다.

차량 운전자는 막다른 골목에 들어서자 차를 버리고 도주했지만 결국 경찰에게 붙잡혔다. 오토바이 운전자는 검거 현장까지 따라오는 등 마지막까지 추격을 포기하지 않았다. 이 운전자는 검거 현장에서 음주 측정을 세 차례 거부했다. 추격에 도움을 준 오토바이 운전자는 가벼운 찰과상을 입어 전치 2주의 진단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운전자에 대해 면허취소 처분을 내리는 한편, 일명 뺑소니 혐의(도로교통법상 사고후미조치죄)와 음주 측정 거부죄 등으로 입건했다.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에서는 음주운전이나 음주측정 불응으로 2회 이상 적발된 경우 2년 이상 5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상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고 있다.

영상에서는 오토바이 라이더 정종일 씨와의 전화 연결도 이뤄졌다. 정 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신호 대기를 하고 있는데 카니발이 왔다 갔다하며 운전하고 경찰차가 쫓는 모습을 보고 (추격전이 벌어졌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동생과 라이딩 갔다 오는 도중이라 보호구를 다 착용하고 있어서 (사고가 났지만 몸 상태는 괜찮다)”고 했다. 양산경찰서는 정 씨에 감사장을 수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