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소서에 “부모님 뭐하시노?”…아직도 고릿적 질문하는 사업장

청년 다수고용 사업장 점검 결과
키·체중·시력·가족 직업 및 학력 등
직무수행과 무관한 정보 요구 수집
노동부 “공정채용법 입법 적극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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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공급업체 A사는 입사지원서에 직무수행과 전혀 관련 없는 키와 체중, 시력을 적도록 요구했다. 가족의 직업과 학력, 동거 여부까지도 물었다. 채용절차의공정화에관한법률(채용절차법) 제4조의3은 직무와 무관한 개인정보 기재를 요구하거나 수집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A사에 과태료 150만원을 부과했다.

청년들이 많이 일하는 업체 10곳 중 3곳은 채용 과정에서 위법하거나 부당한 관행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4월5일부터 6월30일까지 ‘청년 다수고용 사업장’ 200개소를 점검한 결과, 62개 사업장에서 87건의 법 위반 및 개선 필요 사항을 적발했다고 12일 밝혔다. 19세~34세 청년이 전체 고용자의 30%를 차지하는 곳을 청년 다수고용 사업장으로 잡았다.

87건 중 10건은 현행 채용절차법을 위반했다. 한 군청은 채용공고문에 ‘제출한 서류를 일체 반환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채용절차법 제11조6항은 “구인자는 구직자가 청구할 시 채용서류를 반환해야 한다”고 정한다. 한 물류업체는 채용신체검사 비용을 구직자가 내도록 했다. 이 역시 “구직자에게 채용심사비용을 부과해선 안 된다”는 채용절차법 제9조 위반이다. 노동부는 7건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고 3건에 시정명령을 내렸다.

법적 제재까지는 아니어도 수정이 필요한 불공정 관행은 77건 적발됐다. 채용 일정을 제대로 알리지 않거나, 불합격자에게는 결과를 알려주지 않는 관행 등이다.

이정식 노동부 장관은 “채용과정에서 상대적 약자인 구직 청년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반기에도 채용 현장을 철저히 지도점검해 불공정한 관행을 뿌리뽑겠다”며 “청년들이 채용과정에서 더욱 폭넓게 보호받도록 국회에서 계류 중인 ‘공정채용법’ 입법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