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규모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13위로 하락

작년 韓 명목GDP 1조6733억달러
러시아·브라질에도 추월당해
고환율·성장세 둔화 영향

지난해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가 세계 13위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저성장과 강(强)달러의 영향으로 순위가 2년 만에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12일 한국은행이 작성한 ‘2022년 국민계정으로 본 우리 경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1조6733억달러로 집계됐다. 전 세계 13위 수준으로 추정됐다. 최종 집계까지 이변이 없다면 우리나라는 2년 만에 10위 자리를 내줄 것으로 보인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25조4627억달러로 1위, 중국이 17조8760억달러로 2위를 기록했다. 이어 일본(4조2256억달러)과 독일(4조752억달러), 영국(3조798억달러)은 나란히 3~5위를 차지했다.

이어 인도(3조96억 달러), 프랑스(2조7791억달러), 캐나다(2조1436억달러), 러시아(2조503억달러), 이탈리아(2조105억달러)가 경제 대국 10위 안에 들었다.

한국은 11위인 브라질(1조8747억달러)과 12위 호주(1조7023억달러)에 밀려 13위로 3계단 추락했다. 우리나라에 이어 스페인(1조5207억달러)과 멕시코(1조4597억달러)가 각각 14위와 15위를 차지했다.

명목 GDP란 한 나라에서 재화와 서비스가 얼마만큼 생산됐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국가 경제의 크기를 나타낸다.

한국의 GDP 순위는 2005년 10위를 기록한 이후 줄곧 10위권 밖에 있다가 2018년 다시 10위원 안에 이름을 올렸다. 이듬해인 2019년 12위로 2계단 하락했다가 2020년 재차 10위를 탈환한 뒤로 2021년까지 10위를 유지했다.

우리나라의 경제규모가 지난해 3계단 하락한 것은 전반적인 성장 활력이 떨어진 데다, 지난해 달러화 강세로 인해 달러화로 전환한 명목 GDP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명목 GDP는 2161조8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3.9% 증가했다. 그러나 미 달러화 기준으로는 환율 상승(연평균 12.9%) 영향으로 전년 대비 7.9% 감소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달러 강세로 인해 환율 전환 지표들이 대부분 안 좋게 나오고 있다”면서 “(강달러 상황 속에서도) 자원 수출국들의 경우 다른 통화에 비해서 환율이 강세를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우리나라의 명목 GDP 순위가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우리나라를 제친 러시아와 브라질, 호주 등은 모두 석유나 광물 등 원자재 수출국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올해 우리나라가 다시 10위권을 탈환할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경제 성장률이 1%대 중반 안팎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강달러 현상이 여전한 만큼 달러 환산 명목 GDP 역시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4월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서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1.5%로 낮췄다. 정부와 한국은행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4%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