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가뭄부터 최악 장마까지… 호남 물난리 양극화 조명

김고은 기자 2023. 7. 12.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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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메마른 하천과 댐의 사진이 광주·전남 지역신문 1면을 며칠씩 도배했다.

관측 이래 최장 기간 가뭄이 이어지며 전남 일부 섬 지역에선 제한급수가 이뤄졌고, 대도시 광주도 제한급수 문턱까지 갔다.

장마 시작과 함께 광주·전남 지역에 많은 비가 퍼부으면서 침수 등의 피해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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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지역신문들, 극단의 '물 위기' 보도

지난 3월, 메마른 하천과 댐의 사진이 광주·전남 지역신문 1면을 며칠씩 도배했다. 관측 이래 최장 기간 가뭄이 이어지며 전남 일부 섬 지역에선 제한급수가 이뤄졌고, 대도시 광주도 제한급수 문턱까지 갔다. 이런 상황에 물을 뿌리며 공연을 즐기는 여름 축제 워터밤(Waterbomb)이 지난 8일 광주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다가 가뭄을 이유로 직전에 취소되는 일도 있었다.

그리고 지난달 29일. 이번엔 물바다가 된 광주 일대의 사진이 같은 지역신문 1면 등을 차지했다. 장마 시작과 함께 광주·전남 지역에 많은 비가 퍼부으면서 침수 등의 피해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지난달 하순 광주 지역에 내린 비의 양은 418.4mm로 역대 6월 하순 강수량 중 최고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광주·전남 지역 연간 강수량(854.5mm)의 절반에 해당하는 양이다.

무등일보가 가뭄과 홍수를 오가는 ‘물의 경고’의 심각성을 알리는 기획을 지난달 7일부터 시작했다. 사진은 지난달 7일자 무등일보 1면.

‘역대급 가뭄’에 ‘역대급 장마’. 광주·전남 지역이 그야말로 ‘물난리’에 시름에 잠겼다. 극단을 오가는 ‘물의 위기’에 지역신문들도 피해 실태를 알리고 대비책과 해법을 찾기 바쁘다. 실제 치수(治水) 대책은 광주·전남에서 가장 중요한 현안 중 하나다. 민선 8기 1주년을 맞아 지난달 26일 뉴시스 광주전남본부·무등일보·광주MBC가 공동으로 시행한 여론조사에서도 ‘행정기관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물 관리 사업’이 한 항목을 차지했는데, 노후 상수관 정비(34.7%), 동복댐과 주암댐 용수 사용량 조절(23.8%), 영산강 용수 관리(18.1%) 등의 순으로 꼽혔다.

이런 가운데 무등일보가 ‘물의 경고’에 관한 심층 기획을 연재해 눈길을 끈다. 무등일보는 지난달 7일부터 ‘제한급수 경고…재난의 양극화’란 주제의 특별 대기획을 한 달 넘게 이어오고 있다. 제한급수 문턱까지 가며 “예방주사를 세게 맞”은 경험을 토대로 “재난 상황을 대비한 광주시의 계획과 전략 등을 점검하고 대안을 제시”한다는 취지다. 제1부 주제 ‘물과 불평등’에서 “제한급수 공포에서 광주시민들이 겪었던 아찔했던 경험담”을 들려주는 것으로 시작해 문제는 이상기후이며, 장맛비 등이 가뭄 해갈에 일시적으로 도움이 될 순 있지만 근본적인 해법이 될 수 없음을 보여줬다. 이어 2부와 3부에선 광주시 등이 가뭄과 관련해 그동안 내놓은 대책들의 실현 가능성 등을 점검하고, 지방정부를 넘어 중앙정부 차원에서 기울여야 할 노력, 필요한 정책 등을 제안할 예정이다. 유지호 무등일보 통합뉴스룸 센터장은 “당장 여름이 지나고 비가 안 올 수도 있고, 내년에 되풀이될 수도 있다. 예전에야 하늘만 보고 있었지만, 이제는 이상기후나 기후변화가 일상화되고 있는 만큼 물 관리랄지 패러다임을 바꿔야 하는 상황”이라며 “그런 차원에서 위급상황 등 충격이 큰 부분을 미리 준비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석 달 전만 해도 가뭄에 신음하던 광주·전남 지역이 장마 시작과 함께 쏟아진 폭우로 물난리를 겪었다. 사진은 지난달 29일 남도일보 1면 기사.

제한급수가 코앞에 닥쳤던 지난 2~3월부터 준비를 시작한 기획이지만, 단지 가뭄과 홍수 얘기만 하려는 건 아니다. 유 센터장은 “가뭄이건 홍수건 재난 상황이 닥쳤을 때 그 재난이 140만 광주시민에게 똑같은 재난으로 다가오는 게 아니라 빈부나 사는 지역, 지위에 따라 재난의 강도가 다르더라”며 “가뭄과 제한급수란 하나의 예시를 통해 우리가 어디에 어떻게 포커스를 맞춰서 사회안전망 등을 구축해야 하는지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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