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아버지'가 수천억 들여 초소형 원전에 "올인"한 이유는?
원전 스타트업 '오클로' 합병 상장 추진…
"전기 많은 쓰는 AI+안전한 청정 에너지"
인공지능(AI) 열풍을 몰고 온 챗GPT(ChatGPT)를 만든 샘 알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원자력 관련 스타트업에 최대 5억달러(6500억원)를 투자를 하고, 스팩(특수목적인수회사)을 통해 뉴욕 증시에 상장시키겠다고 밝혔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BC방송, 그리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을 종합하면 알트먼은 원자력 스타트업인 오클로(Oklo)를 자신이 설립한 알트씨 스팩과 합병한다고 밝혔다. 샘 알트먼은 "2015년부터 오클로 이사회의 의장을 역임해왔다"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 회사와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합병으로 알트씨 스팩은 오클로에 약 5억달러(6500억원)를 투자해 원자력 발전소 설립 등 사업화에 쓸 예정이다. 두 회사의 신설 합병법인으로 기존의 오클로의 지분은 100% 이전된다. 알트먼을 포함한 주요 주주는 1~3년간의 주식 매매 금지(락업) 조항에 합의했다.
알트씨 스팩은 2021년 샘 알트먼과 마이클레인, 그리고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와이콤비네이터가 공동으로 설립해 뉴욕 주식시장에 상장했다. 상장 당시 1주에 10달러로 1억주를 발행했다. 11일 기준 주가는 상장 당시와 비슷한 10.38달러다.
알트먼은 "AI에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며 "저렴하고 안전한 청정 에너지와 강력한 AI가 결합한다면 경제 구조도 변할 수 있고, 그렇다면 놀라운 미래가 펼쳐지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알트먼이 자신의 스팩 법인을 통한 오클로 상장을 결정한 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는 2013년 오클로가 시작한 때부터 창업자 제이크 드와이트와 교류했다. CNBC에 따르면 알트먼은 자신이 와이콤비네이터의 대표를 역임하던 2014~2019년, 와이콤비네이터를 통해 오클로에 투자했다. 또 추가 시드(Seed, 자본금) 투자 등으로 2015년부터는 지금까지 오클로 이사회의 의장을 맡고 있다.
알트먼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청정에너지에 '올인'해왔다"며 "지구 온난화를 유발하는 화석연료에서 벗어나면서 동시에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선 원자력이 필요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태양광 발전과 저장장치로도 어느 정도 목표에 도달할 수는 있겠지만, 가장 가능성이 크고 좋은 방법은 핵분열을 이용한 원자력발전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오클로 측은 "펌프나 인위적인 외부 전원 없이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열전도로 원자로를 가동하고, 사고가 발생해도 인간의 개입 없이 방사능 붕괴열을 제거할 수 있는 안전성을 추구한다"고 설명했다. 개발이 성공한다면 기존 원자로의 5분의 1까지 규모를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알트먼은 "기존 원자력 발전소 플랜트가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들며, 건설에만 많은 시간이 드는 단점을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또 "빠르면 2026년부터 오클로의 기술이 적용된 공장이 가동될 수 있다"며 관련 부지와 연료를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오클로의 원전 관련 기술은 초기 단계지만, 미국 오하이오 남부에 상업용 공장 2개, 아이다호에 공장 3개 등을 만들 수 있는 부지를 확보해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연방정부의 규제 이슈가 줄줄이 남아있다. 오클로는 SEC에 제출한 회사 소개에 "미국 원자력 규제 위원회(NRC)에 설계, 건설 및 운영을 모두 포함하는 맞춤형 통합 라이센스 신청서(COLA)를 성공적으로 제출한 유일한 회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22년 NRC는 오클로의 품질 보증 프로그램 설명을 승인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계획 중인 아이다호 및 오하이오 원자로 공장을 설립하기 위해선 단계별 추가 규제와 승인, 엄격한 인허가가 다수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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