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00억 들인 최신식 청사인데…"브리핑도 못 하겠네" 황당 [관가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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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사진)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정책방향(하경방) 사전 브리핑.
브리핑은 중앙동 업무동과 연결된 민원동 3층 브리핑실에서 진행됐다.
민원동 브리핑실은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실 중 가장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기재부 브리핑이 민원동 브리핑실에서 진행된 건 이날이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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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사진)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정책방향(하경방) 사전 브리핑. 브리핑은 중앙동 업무동과 연결된 민원동 3층 브리핑실에서 진행됐다. 중앙동은 총사업비 3402억원을 들여 지난해 10월 준공됐다.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가 지난 3월부터 입주했다.
민원동 브리핑실은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실 중 가장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기재부와 행안부뿐 아니라 범정부 부처의 브리핑을 열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열린 하경방 브리핑에도 언론사 기자와 공무원 등 200명에 가까운 인력이 참석했다. 기재부 브리핑이 민원동 브리핑실에서 진행된 건 이날이 처음이었다.
방기선 기재부 1차관의 하경방 설명이 끝난 후 기자들의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워낙 넓은 공간이기 때문에 기자들이 질문할 때도 마이크를 사용했다. 문제는 브리핑실 내 음향 상태가 나빠 기자들의 질문이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하울링(음향 잡음)도 속출했다. 뒤편에 앉은 기자들에겐 다른 기자들의 질문이 아예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배석한 공무원들도 기자들의 질문이 제대로 들리지 않아 답답해하는 건 마찬가지였다.
이렇다 보니 방 차관을 비롯한 각 부처 관계자들이 이미 답변한 질문에 대해 또다시 묻는 사례가 속출했다. 음향 상태가 워낙 나빠 이미 같은 사안에 대해 질문한 다른 기자들의 목소리가 일절 들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방 차관도 “기자들이 왜 계속 비슷한 질문을 반복해서 하는지 처음엔 이유를 몰랐었다”고 털어놨다.
이 때문에 기재부는 앞으로 굵직한 사안에 대한 브리핑을 어디서 진행해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는 이달 말께 내년도 세법 개정안 브리핑을 진행할 예정이다. 세법 개정안은 예산안과 경제정책방향과 함께 기재부의 이른바 ‘한 해 농사’로 불린다. 국민들의 실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세금 이슈이기 때문에 기자들의 관심도 높아 하경방 때처럼 200명에 가까운 인원이 몰릴 예정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민원동 브리핑실의 음향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규모는 작지만, 내부 브리핑실을 활용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3402억원의 사업비가 소요된 최신식 건물에서 음향 상태 탓에 브리핑도 제대로 열지 못한다는 것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중앙동은 정부가 발주한 단일 프로젝트 기준으로는 최대 규모다. 올 초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으로부터 행안부 정부청사관리본부 국유재산으로 관리 전환됐다. 건물 1동과 토지 5필지를 비롯해 재산 평가액은 3353억원이다. 건물 대장 가액만 2995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준공 이후 빗물이 새거나 엘리베이터 고장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입주 공무원들의 불만이 제기되기도 했다.
정부 브리핑실을 관리하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청사를 관리·운영하는 행안부 정부청사관리본부는 즉각 개선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준공 이후 브리핑실을 사용한 빈도가 많지 않아 음향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미처 인지하지 못했다”며 “민간 장비업체와 함께 즉각 시설 개선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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