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선언한 LG전자 '제품 딛고 서비스·플랫폼으로'

김민성 2023. 7. 1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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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대 유통중인 제품으로 서비스사업
전장·전기차충전·헬스케어 신사업 확대
2030년 50조 투자, 매출 100조 달성
LG전자는 앞으로 모든 공간에서 고객의 경험을 연결하는 스마트 솔루션 기업이 될 것을 선언합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12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미래비전발표회에서 밝힌 목표다. LG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제품 중심 사업구조에서 서비스·플랫폼 중심 사업으로 전환하고, 전장사업을 앞세운 B2B(사업자 간 거래)와 신사업을 적극 육성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12일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미래비전발표회에서 사업 목표를 발표하고 있다. / 사진=LG전자

2030년 매출 100조

LG전자가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영업이익률 7%, 기업가치를 7배 이상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연결기준(LG이노텍 제외) 65조원 수준이던 매출을 2030년 100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구체적인 목표치도 제시했다. 

LG전자는 플랫폼 사업 혁신과 B2B, 신사업 동력 확보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오는 2030년까지 총 5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중 절반인 25조원은 연구개발(R&D), 나머지는 생산설비 및 스마트팩토리 구축과 전략적 투자 용도로 사용할 예정이다. 

(왼쪽부터)이상수 최고전략책임자(CSO), 류재철 H&A사업본부장, 조주완 CEO 사장, 박형세 HE사업본부장(부사장), 은석현 VS사업본부장, 장익환 BS사업본부장이 12일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미래비전을 발표했다. / 사진=김민성 기자 mnsung@ ​

조 사장은 이날 발표회에서 목표달성을 위해 주목해야 할 3대 변곡점으로 서비스화(Servitization), 디지털화(Digitalization), 전기화(Electrification)을 꼽았다. 

그는 "제품과 서비스가 결합한 서비스화,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하는 디지털화, 자동차의 전기화 등 전기화 등 글로벌 사업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면서 "이런 추세는 기존 사업 생태계를 완전히 뒤바꿀 수 있는 변곡점이자 LG전자가 주목하고 도전해야 할 영역"이라고 말했다.

서비스·플랫폼 사업 강화

LG전자는 기존 제품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서비스와 플랫폼 사업 중심으로 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기준 LG전자의 연간 전자제품 판매량은 1억대 정도다. 이 모두를 서비스 사업을 전개할 수 있는 모수로 본다면 기회는 충분하다는 게 LG전자의 설명이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12일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미래비전 발표회에서 3대 핵심 변화 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김민성 기자 mnsung@

또 LG전자의 TV 운영체제(OS)인 웹(Web) OS도 서비스 플랫폼으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LG전자에 따르면 현재까지 웹OS가 탑재된 스마트TV 판매량은 2억대 수준이다. 이 중 서비스가 활성화된 TV는 1억500만대 정도다. LG전자는 전 세계적으로 보급된 웹OS를 통해 광고수익을 올리겠다는 계산이다. 

조 사장은 "연간 LG전자 제품판매량은 1억대에 달하는데, 제품 수명을 5년으로 본다면 현재 총 5억대의 제품이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라며 "이 모두를 서비스 사업을 전개하는 데 활용한다면 사업 기회 창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TV의 역할은 또 다른 광고판, 플랫폼으로 거듭나고 있다"며 "콘텐츠 사업은 하드웨어 사업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수익성을 가졌다"고 덧붙였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12일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미래비전 발표회에서 사업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 사진=김민성 기자 mnsung@

스마트홈 시스템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현재 LG전자는 구매 후에도 고객이 가전제품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업(UP) 가전',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 플랫폼인 'LG 씽큐(ThinQ)' 등을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는 단순히 기기를 연결하는 기능에서 벗어나 집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관할하는 수준까지 나아가겠다는 것이 LG전자의 목표다. 

류재철 LG전자 H&A(Home&Appliance)사업본부장은 "집엔 에너지 저장을 비롯해 청소, 설거지 등 서비스 형태로 일어나는 일도 있다"며 "집이라는 공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토탈 솔루션 형태로 제공하는 것을 LG전자 스마트홈 사업의 지향점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B2B 대폭 키운다

최근 LG전자의 중심 사업으로 거듭나고 있는 전장사업을 비롯해 공조, 사이니지, 빌트인 등 B2B 사업 분야도 속도를 높일 예정이다. 

우선 전장사업은 2030년까지 매출 2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지난해 말 80조원이었던 LG전자 VS(Vehicle component Solutions)사업본부의 수주잔고는 올해 말 기준 100조원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 VS사업본부는 현재 인포테인먼트, 전기차용 파워트레인, 헤드램프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은석현 LG전자 VS사업본부장은 "올해 말 수주잔고 100조를 예상하고 있는데 이중 인포테인먼트, 파워트레인, 램프 비중은 각각 5대 3대 2 정도라고 보면 된다"며 "최근 전기차 보급이 늘면서 전기차용 파워트레인 사업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12일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미래비전 발표회에서 사업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 사진=김민성 기자 mnsung@

가정·상업용 냉난방공조시스템(HVAC) 사업과 빌트인 사업도 성장에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최근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Inflation Reduction Act)과 유럽의 그린딜 계획과 같이 전 세계적으로 탈탄소를 위한 규제가 시행되는 추세다. 이에 발맞춰 전기에너지를 인버터 히트펌프를 통해 효율적으로 냉·난방에 사용하는 HVAC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조 사장은 "HVAC 사업은 글로벌 950달러(122조5000억원) 규모를 가진 매력적인 시장이며, 이중 미국과 유럽이 약 4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북미와 유럽에 역내 생산체제를 구축해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고 밝혔다.

빌트인 사업 역시 북미 시장에서의 가파른 성장세를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LG전자에 따르면 빌트인 가전 사업은 전체 가전 매출의 20% 정도를 차지한다. 

류 본부장은 "빌트인 가전 사업은 미국과 한국을 중심으로 의미있는 성과를 만들어 내고 있으며, 특히 미국 시장에선 탑티어로 가기 위한 준비를 모두 마친 상태"라며 "올해 유럽에도 새로운 제품을 대거 출시해 판매망을 확대하고 있으며, 내년 전체 가전 사업 성장을 이끌어갈 수 있는 분야가 빌트인 사업이라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LG전자 신사업은 '전기차 충전·헬스케어' 

LG전자는 기존 사업의 변화와 더불어 새로운 성장동력도 확보할 계획이다. LG전자가 밝힌 신사업은 전기차 충전과 헬스케어다.

최근 전기차 보급이 늘면서 필수 인프라인 전기차 충전소에 대한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현재 여러 대기업이 전기차 충전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LG전자는 그동안 전자제품 제조를 통해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들과 차별화를 두겠다는 전략이다. 

조 사장은 "전기차 충전 시장은 2030년까지 매년 30%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큰 시장이다"라며 "LG전자만의 차별화된 제조 노하우로 충전 사업을 조 단위 사업으로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전기차 충전 사업을 두 단계로 나눠 진행한다는 구상이다. 우선 전기차 충전기 사업자로서 잠재된 고객 수요를 파악한다. 이후 LG에너지솔루션과 LG이노텍을 중심으로 배터리와 충전 인프라 모두를 아우르는 충전 솔루션 업체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다. 

장익환 VS사업본부장은 "LG전자는 그동안 B2B사업을 추진하면서 해외 쪽에 많은 파트너사들을 두고 있어, 이들과 협업한다면 2030년까지 전기차 충전 사업을 조 단위 사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며 "내년 2분기까지 모든 준비를 마치고 미국 시장에 나설 것이며, 내년 하반기엔 유럽과 아시아 시장에도 순차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헬스케어 영역에선 기기 중심의 사업보다는 원격 진료 프로그램 등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장 본부장은 "현재 병원 중심으로 이뤄지는 진단 치료 영역 보다는 예방이나 사후관리 쪽의 소프트웨어 영역을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주로 집에 존재하는 TV나 태블릿 등을 통해 병을 미리 진단하거나 병을 사후 관리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 저희가 갖고 있는 역량으로 충분히 추진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김민성 (mnsung@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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