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투자자 버핏은 왜 기술주 애플을 잔뜩 샀을까? [이코노밋 l 박성진 대표의 가치투자②]
이윤석 기자 2023. 7. 12. 13:57
-주식 투자하는 인간의 본성은 지금도 그대로, 과거 투자 대가들의 경험 공부해야 -버핏의 기술 대장주 애플 집중 투자, 스마트폰이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배경 -주식투자자라면 마트에서 어떤 물건 잘 팔리는지 등 주변을 잘 관찰해야 -기업의 독점력은 시대 흐름에 따라 변화, 과거 검색엔진 야후 케이스가 대표적 -확률적으로 사람들이 덜 살펴보는 기업에서 큰 기회 발견할 수 있어 -개인투자자도 기업 IR 담당자 전화통화 통해 많은 얘기 쉽게 들을 수 있어■ 진행 : 이윤석 기자■ 출연 : 박성진 이언투자자문 대표 〈 박성진 대표의 가치투자 1편 = https://news.jtbc.co.kr/article/article.aspx?news_id=NB12134536 〉
▷이윤석 기자 : 가치투자하면 벤자민 그레이엄과 워런 버핏 얘기를 빼놓을 수 없잖아요. 대표님 회사 블로그에도 특히 벤자민 그레이엄에 대한 얘기가 많이 소개돼 있더라고요. 지금 말씀하시면서도 계속 투자 대가들의 이야기를 많이 하셨거든요. 어떻게 보면 저희가 그들이 걸어온 길과 그리고 결과를 통해서 많은 걸 배워오고 있는 거잖아요.
▶박성진 대표 : 그래서 이제 사실은 이런 자리에 제가 초대를 받으면 제가 항상 하는 걱정이 제가 하는 얘기가 새로운 얘기가 아니라 이미 벤자민 그레이엄이나 워런 버핏이나 피터 린치가 했던 얘기를 제가 재탕하는 거에 불과하거든요. 한국적인 상황에서 제가 경험했던 걸 바탕으로 해서 약간의 해석을 덧붙이는 말이라서 사실 투자에서 새로운 얘기는 저는 정말 없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미 벤자민 그레이엄이 〈현명한 투자자〉랑 〈증권분석〉을 거의 한 80년 전, 거의 100년 전에 출간을 했고, 그다음에 피터 린치가 1980년에 〈월가의 영웅〉이라는 책을 출간을 했고, 거의 한 50년 전에 출간을 한 거죠. 그때 얘기한 것들을 지금 읽어보면 사실 그 시절의 투자나 지금 투자나 정말 거의 달라진 게 하나도 없거든요. 인간의 본성도 달라진 게 하나도 없고 주식시장의 그런 변동성이나 주식시장에서 하는 사람들의 행동도 달라진 게 하나도 없어서요. 투자하시는 분들은 반드시 그런 대가들의 책을 한번 읽어보시고 좋은 대가들의 조언을 좀 따를 수 있도록 노력을 하시면 좋지 않나 싶습니다.
▷이윤석 기자 : 저도 개인적으로 워런 버핏을 특히 좋아해서, 직접 책을 쓰거나 그런 분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분석한 책과 인터뷰 이런 것들이 있잖아요. 제가 가장 재밌게 본 포인트 중에 하나가, 이분이 원래 유명한 게 잘 모르는 건 투자를 안 한다는 거잖아요. 그래서 대표적으로 IT 기업에 투자를 안 하기로 유명한 분이셨고요. 그런데 아시다시피 지금은 애플이 가장 많은 투자 비중을 차지하고요. 애플은 IT주 대장으로 불리는 기업인데 이것도 사실 굉장히 재밌는 포인트였어요. 처음에 워런 버핏이 이렇게 변화하면서 애플 주식을 대거 매입하고, 너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인데 어떻게 보셨나요.
▶박성진 대표 : 그래서 워런 버핏을 사람들이 존경한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워런 버핏이 나이가 지금 거의 90에 가까우시거든요. 근데 사람이 과거에 굉장히 크게 성공을 해오고 그 성공 경험으로 이렇게 나이가 쌓이게 되면 쉽게 바뀌기가 굉장히 어려운데 워런 버핏 같은 분은 나이가 거의 80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술주를 본인이 직접, 애플을 공부해서 투자하셨는지 아니면 그 밑에 있는 분의 이렇게 조언으로 했는지는 자세한 건 알 수 없지만, 투자 의사결정을 내렸다는 것 자체가 저는 굉장히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워런 버핏의 파트너가 찰리 멍거라는 분인데 그분들이 스스로를 학습 기계라고 부르시거든요. 그래서 하루에 5시간 이상을 책 읽는 데 쓴다고 하시는데요. 이렇게 나이가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학습하고 또 자신이 바꿔야 할 부분을 바꾸는 것은 정말 많은 사람들이 본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제가 볼 때 애플이 기술주이기도 하지만 기술주보다는 거의 필수품화, 좀 어떻게 보면 명품 브랜드화된 측면이 강해서요. 그래서 과거의 애플보다는 지금 애플이 좀 더 마음 편히 오랫동안 들고 갈 수 있는 그런 특징이 생겨서 버핏이 그렇게 과감하게 투자를 한 거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윤석 기자 : 말씀하신 버핏의 애플 투자 스토리도 그렇고 특히 유명한 게 주변을 관찰하라는 얘기잖아요. 대표적인 성공 케이스로 이제 코카콜라나 시디즈 캔디 같은 경우가 있고요. 사실 저희 직장인들도 자기가 각자 정말 잘 아는 분야가 있을 텐데 정작 그 분야는 오히려 관심을 갖지 않는 경우가 되게 많은 것 같아요. 가치투자에서 이게 정말 중요한 포인트잖아요.
▶박성진 대표 : 맞습니다. 남의 떡이 커 보이는 것도 있고요. 그리고 주위를 찾아보라는 얘기는 워런 버핏도 얘기를 하셨지만, 피터 린치가 많이 얘기를 했거든요. 피터 린치가 〈월가의 영웅〉이라는 책에서 '10루타 종목을 찾기 가장 좋은 장소는 집 근처다' 이렇게 얘기를 했고요. 실제로 피터 린치 책을 보면 아내가 식료품점에서 어떤 식료품을 사는지, 어떤 걸 쇼핑하는지를 잘 보고 투자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그런 얘기도 많이 나오고요.
워런 버핏 같은 경우는 잘 아는 종목에 투자하라는 얘기를 많이 했는데, 잘 안다는 얘기는 결국 무슨 얘기냐 하면요. 내가 투자한 자산에 수명이 다할 때까지 그 자산에서 나올 수 있는 예상 수익을 예측해보는 게 투자라고 얘기를 드렸잖아요. 내가 어떤 기업을 잘 안다는 얘기는 결국 이 기업에서 앞으로 수익이 얼마나 나올지를 내가 합리적으로 추정을 해볼 수 있다는 얘기랑 같습니다. 워런 버핏이 잘 아는 기업에 투자하라고 했는데 다른 말로 하면 이 기업의 미래 수익을 내 능력으로 내가 합리적으로 추정을 할 수 있는가 없는가에 따라서 투자를 하라는 얘기예요. 그게 추정이 되면 내가 아는 기업이고 그게 추정이 안 되면 사실은 모르는 기업이 되는 거라서 그걸 추정할 수 없는 기업에는 투자를 하면 안 됩니다.
근데 이제 많은 분들이 본인의 능력으로 합리적 추정이 안 되는데도 불구하고 다른 유튜브라든지 여러 매체 전문가들 조언에 따라서 뭐를 사라 뭐를 팔아라 하는 걸 그냥 따라서 사고파시잖아요. 그거는 굉장히 위험하다고 생각을 하고요.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모르는 기업을 투자하는 것, 내가 잘 모르는 상태에서 투자하는 것이 투자에서는 가장 위험한 행동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윤석 기자 : 가치투자에서 또 많이 나오는 얘기가 해자 개념을 많이 얘기하잖아요. 저희가 계속 얘기 나눴던 애플도 거기에 해당하는 기업이기도 하고요. 이게 정말 중요한 포인트잖아요.
▶박성진 대표 : 네 맞습니다. 해자가 있는 기업으로 가장 대표적인 게 말씀하신 것처럼 애플 같은 기업이 될 텐데요. 그런데 해자가 강력한 기업을 찾아서 투자를 하면 좋기는 한데 그런 해자를 발견하는 게 일반인들한테는 굉장히 어렵습니다. 예를 들면 한 십몇 년 전만 하더라도 그 당시에는 인터넷 검색 엔진으로 야후가 대세였었거든요. 그래서 그 당시에는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야후가 해자가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을 텐데 지금 다들 아시다시피 야후는 거의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구글이 검색 시장을 꽉 잡고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어떤 기업이 해자가 얼마나 있는지는, 이 해자라는 게 영원한 게 아니라서, 기업 또는 소비자들의 취향이나 이런 것들이 바뀜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 거니까요. 그래서 그걸 판단할 수 있으려면 그 기업을 굉장히 잘 알아야 되는데요. 예를 들면 지금 우리나라 대표 기업으로는 삼성전자, 현대차 이런 기업들이 있는데 과연 삼성전자랑 현대차가 얼마나 강한 해자를 가지고 있는지 이런 걸 판단하려면 결국은 삼성전자가 지금 영위하고 있는 반도체 산업이라든지 또는 전기차 시장이라든지 이런 것들에 대한 공부가 굉장히 선행돼야 되고요.
또 그걸 바탕으로 해서 삼성전자나 현기차가 거기서 얼마나 경쟁력을 가지고 있고 경쟁사들에 비해서 얼마나 우위를 가지고 있고 이런 것들을 평가를 해야 되는데요. 그 해자가 있는 기업을 찾으려면 결국은 내가 잘 알고, 기업을 공부를 해서 잘 알아야 되고, 그런 노력들이 많이 필요한 거죠.
▷이윤석 기자 : 지금 대표님께서 국민 대표주로 꼽히는 삼성전자를 언급해 주셨는데요. 제가 개인적으로 궁금했던 게 어떤 투자 전문가분께서 그런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삼성전자는 전 세계에서 너무 많은 사람들이 분석을 하고 있어서 삼성전자는 절대 저평가가 될 수가 없다고요. 물론, 일시적으로 약간의 변동은 있겠지만 흔히 가치투자자들이 기대하는 시장에서 외면을 받아서 완전히 저평가 소외주였다가, 제 가치를 찾아가는 이런 과정은 거의 보이지 않고, 항상 적정 수준의 범위 안에서만 움직인다고 하던데요. 그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세요.
▶박성진 대표 : 그게 확률적인 문제일 것 같은데요. 삼성전자도 예를 들면 올 초에 반도체나 등에 대해 공부를 많이 했던 분들은 지금 사야 된다고 얘기를 많이 했었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보면 삼성전자가 크게 저평가돼 있는 시기도 물론 있을 수 있는데 상대적으로 보면 예를 들면 최근에 삼성전자라든지 2차 전지라든지 이런 쪽에 주가들이 많이 올랐는데요.
가장 많이 오른 것은 삼성전자나 하이닉스보다는 삼성전자나 하이닉스한테 부품이랑 소재를 공급하는 회사들이 훨씬 더 많이 올랐거든요. 그다음에 2차 전지도 마찬가지로 LG에너지 솔루션도 많이 오르긴 했지만, 그것보다는 양극재나 이런 소재를 공급하는 회사들이 더 많이 올랐잖아요. 그런 측면에서 보면 삼성전자와 같은 대형주도 저평가됐을 수는 있지만 확률적으로 훨씬 더 저평가된 기업들은 많은 사람들이 살펴보는 기업보다는 덜 살펴보는 종목들에서 더 많은 기회가 있다고 확률적으로는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윤석 기자 : 근데 개미투자자 입장에서는 그런 고민도 많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당연히 납품하는 회사들이 흔히 말하는 재미를 볼 수는 있겠지만, 정보 자체가 너무 제한적이고요. 또 삼성전자 같은 곳은 증권사 리포트며 최신 기사며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납품하는 큰 회사들도 있긴 하지만, 작은 회사들 정보는 좀 얻기가 쉽지 않은데요. 여기서 그런 정보를 잘 분석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대표님이라면 탐방도 가실 수 있겠지만 개미투자자들은 그게 어렵거든요.
▶박성진 대표 : 사실은 저 역시도 모르는 기업들이 굉장히 많이 있어가지고요. 그래서 아까 워런 버핏이 능력 범위 안에 머무르라고 얘기를 했는데, 워런 버핏은 투자해서 수익을 내는 것에 대해 능력 범위가 넓은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능력 범위가 아무리 좁더라도 그 능력 범위 안에 머무르는 게 중요하다고 얘기를 했는데요.
그래서 그거를 내가 스스로 판단할 수 없으면 그 기업에는 투자를 안 하면 되는 거죠. 근데 큰 수익을 내려고 하다 보니까 이제 내가 모르는 기업들을 투자를 하게 되는 건데요. 그래서 기관투자자들조차도 저도 그렇고 제 주위에 있는 다른 분들을 봐도 그렇고 대한민국의 상장 기업이 지금 이천몇백 개의 상장 기업이 있는데, 그 모든 기업을 다 빠삭하게 잘 아는 그런 존재는 세상에 없거든요 그 어떤 기관투자자조차도요. 그래서 자기가 잘 아는 기업을 찾아서 투자하는 게 저는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는 과거에 비해 지금 공개적으로 알려져 있는 정보가 정말 많다고 생각을 합니다. 저도 여러 개인들의 블로그라든지 이런 것들을 자주 찾아가서 읽는 편인데 일부 개인투자자분들이 블로그에 올린 글들을 보면 정말 깜짝 놀랄 정도로 분석을 잘해서요. 이렇게 글을 올리는 분들이 굉장히 많이 계시더라고요. 근데 한 10년 전만 하더라도 그런 정도의 수준의 자료가 이렇게 돌아다니는 경우는, 물론 10년 전에도 어느 정도 그런 자료들이 있긴 했지만, 그거에 비해서 지금 굉장히 많은 고급 정보들이 얼마든지 유튜브라든지 이런 블로그에 있는 거 같거든요.
또 최근에는 유튜브가 굉장히 활성화돼 있어서 증권사 애널리스트분이라든지 이런 전문가분들도 유튜브에 나와서 산업에 대한 소개 자료라든지 현재 동향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다 얘기를 해주시는데 제가 볼 때는 자료가 넘쳐나면 넘쳐났지 자료가 부족해서 투자를 못 하는 시기는 아닌 것 같다고 생각을 하고요. 그런 자료들 중에서 내가 걸러낼 건 걸러내고 받아들일 수 있는 건 받아들이는 게 저는 지금 더 필요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윤석 기자 : 말씀하신 대로 자료는 굉장히 넘쳐나는 시대가 왔지만, 가치투자자 입장에서는 그런 숫자나 텍스트만으로 투자를 결정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그래서 탐방이라는 게 굉장히 또 중요하기도 하고요. 예를 들어서 직원들이 정말 열정적으로 일을 하는가, 아니면 소극적으로 일을 하는가, 이런 것들은 사실 가서 보고 느끼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거잖아요. 아무래도 전문가이시기도 하신데 기업 탐방에 갔을 때 좀 중점적으로 보는 포인트 그런 것들이 좀 있을까요.
▶박성진 대표 : 사실은 탐방을 가서 보면 좀 더 좋긴 한데 제가 경험을 해보니까 탐방을 가서 얻을 수 있는 게 100이라고 하면 전화라든지 컨퍼런스콜을 통해가지고 한 80%에서 90% 정도는 그냥 얻어낼 수 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탐방을 가는 것과 탐방을 가지 않고 전화로 문의하는 거하고 한 10~20% 정도 차이가 있는데요. 탐방이 약간의 효과가 더 있긴 하지만 탐방이 안 좋은 점은 기업에 가려면 길거리에다 그만큼 시간을 쏟아야 되는 거잖아요. 왔다 갔다 이동 시간이 최소 1~2시간 이상 걸리고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감안하면 모든 기업을 과연 일반인들이 직접 탐방을 할 필요가 있을까 그런 생각이 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탐방을 가면 그렇지 않았을 때보다 좀 더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있는데요. 예를 들면 과거에 제가 어떤 제약회사에 갔었는데 그 제약회사가 영업이익이 굉장히 좋았거든요. 근데 저는 이 제약회사가 왜 이렇게 영업이익이 좋은지를 몰랐는데 탐방 가서 그 회사를 한번 딱 보고 나니 단박에 이해가 됐어요. 건물도 엄청나게 허름하고요. 집기라든지 이런 것들도 굉장히 원가 절감을 했구나라는 게 가서 보면 느껴지거든요. 그래서 그렇게 현장에서 보면 이 회사가 어떤 회사구나라는 거를 좀 느낄 수 있는 부분들이 있는데 그런 부분에서 탐방을 가면 좋은 것 같고요.
또 하나가 전화 통화를 하는 것하고 탐방을 가서 직접 사람하고 이야기를 하는 것하고 차이가 있는 게, 직접 사람하고 이야기를 하다 보면 느낄 수 없는 그런 뉘앙스 같은 게 있잖아요. 표정을 볼 수도 있고 여러 가지 것들을 볼 수 있어서 그런 차이점들이 직접 탐방을 가는 거하고 안 가는 거랑 차이가 있긴 한데요.
근데 이제 일반인 같은 경우는 회사 생활도 하면서 투자도 해야 되는데, 과연 일반인이 그런 시간을 계속 내서 탐방을 갈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 굉장히 힘들 거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물론 탐방을 가면 약간의 이득이 더 있긴 하지만 다른 시간이라든지 이런 요소까지 다 고려를 하면 탐방보다는 이미 많이 공개돼 있는 정보들을 충분히 공부하고, 그다음에 필요한 경우 전화 통화 등을 통해 충분히 투자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윤석 기자 : 지금 전화 통화 말씀해 주셨는데 사실 개미투자자들은 '나는 소액 주주인데 내가 전화 하면 받아주겠어?'라고 말은 하지만, 사실 IR 담당자들은 소액 투자자들이 전화를 해도 다 친절하게 받아서 설명해 주잖아요.
▶박성진 대표 : 네 맞습니다.
▷이윤석 기자 : 이거를 모르는 분들이 너무 많더라고요.
▶박성진 대표 : 네, 저도 지금은 자문사를 하고 있지만 과거에는 저도 개인투자자 시절을 몇 년 했었고요. 그래서 제가 개인투자자 시절에 투자를 했었던 경험하고 지금 기관투자자로서 투자를 하는 거 하고 비교를 해보면 사실 그렇게 큰 차이가 없습니다. 물론 일부 기관들 같은 경우는 기관투자자한테 조금 더 잘 해주는 측면이 약간 있기는 하지만, 그런 경우는 굉장히 드문 경우고요. 대부분의 경우는 제가 10년 전에 개인투자자 생활을 했을 때 탐방을 갔었던 경우나 지금 기관투자자로서 탐방을 가는 경우나 그쪽에서 해주는 얘기가 정말 거의 같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결코 기관투자자에 비해서 대한민국이 개인투자자가 투자하기에 결코 안 좋은 시장이 아니다라는 점을 말씀 드리고 싶어요.
아마 글로벌하게 가장 투자하기 좋은 나라가 저는 대한민국이라고 보는데요. 예를 들면 지금 기관투자자에서 증권회사에서 애널리스트 리포트가 나오는데 지금은 거의 공짜로 볼 수 있거든요. 미국이나 이런 데는 리포트를 정말 엄청난 돈을 주고 사서 봐야 해요. 또 다트(금융감독원 전자공시사이트)라든지 이런 것도 우리나라가 굉장히 잘 돼 있고 해서 이렇게 개인투자자들이 투자하기에 굉장히 최고의 환경이 저는 대한민국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윤석 기자 : 과거에는 주식시장, 주식투자 이런 얘기만 나와도 '도박이다' 이런 안 좋은 시선도 있었는데요. 근데 이미 시기적으로 투자 문화도 많이 바뀌었고, 자정 작용도 있었고요. 그리고 그걸 떠나서도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정보가 우리나라처럼 이렇게 발 빠르게 잘 공개되는 나라 없는 것 같아요. 미국만 해도 이 정도로 빠르게 공개가 되지는 않잖아요.
▶박성진 대표 : 사실 미국 같은 경우에는 증권사 리포트도 돈 주고 봐야 될 정도이기는 한데 물론 약간의 차이는 있습니다. 미국 같은 경우는 자본시장이 선진화돼서 내부 정보를 오픈을 굉장히 타이트하고 체계적으로 하는데 우리나라는 이제 그런 측면에서 보면 이제 미국에 비해 약간 뒤진 측면이 좀 있긴 하거든요. 근데 미국도 보면 과거 한 30~40년 전, 50~60년 전부터 서서히 바뀌어서 지금의 문화가 된 거예요. 우리나라가 미국보다 자본시장이 훨씬 늦게 시작을 했으니까, 그것에 비하면 우리나라가 굉장히 빨리 발전해 온 거고요. 우리나라도 한 5~10년 정도 시간이 지나면 지금의 미국 수준 정도로 올라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성진 대표의 가치투자 3편〉에서 이어집니다.
▷이윤석 기자 : 가치투자하면 벤자민 그레이엄과 워런 버핏 얘기를 빼놓을 수 없잖아요. 대표님 회사 블로그에도 특히 벤자민 그레이엄에 대한 얘기가 많이 소개돼 있더라고요. 지금 말씀하시면서도 계속 투자 대가들의 이야기를 많이 하셨거든요. 어떻게 보면 저희가 그들이 걸어온 길과 그리고 결과를 통해서 많은 걸 배워오고 있는 거잖아요.
▶박성진 대표 : 그래서 이제 사실은 이런 자리에 제가 초대를 받으면 제가 항상 하는 걱정이 제가 하는 얘기가 새로운 얘기가 아니라 이미 벤자민 그레이엄이나 워런 버핏이나 피터 린치가 했던 얘기를 제가 재탕하는 거에 불과하거든요. 한국적인 상황에서 제가 경험했던 걸 바탕으로 해서 약간의 해석을 덧붙이는 말이라서 사실 투자에서 새로운 얘기는 저는 정말 없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미 벤자민 그레이엄이 〈현명한 투자자〉랑 〈증권분석〉을 거의 한 80년 전, 거의 100년 전에 출간을 했고, 그다음에 피터 린치가 1980년에 〈월가의 영웅〉이라는 책을 출간을 했고, 거의 한 50년 전에 출간을 한 거죠. 그때 얘기한 것들을 지금 읽어보면 사실 그 시절의 투자나 지금 투자나 정말 거의 달라진 게 하나도 없거든요. 인간의 본성도 달라진 게 하나도 없고 주식시장의 그런 변동성이나 주식시장에서 하는 사람들의 행동도 달라진 게 하나도 없어서요. 투자하시는 분들은 반드시 그런 대가들의 책을 한번 읽어보시고 좋은 대가들의 조언을 좀 따를 수 있도록 노력을 하시면 좋지 않나 싶습니다.
▷이윤석 기자 : 저도 개인적으로 워런 버핏을 특히 좋아해서, 직접 책을 쓰거나 그런 분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분석한 책과 인터뷰 이런 것들이 있잖아요. 제가 가장 재밌게 본 포인트 중에 하나가, 이분이 원래 유명한 게 잘 모르는 건 투자를 안 한다는 거잖아요. 그래서 대표적으로 IT 기업에 투자를 안 하기로 유명한 분이셨고요. 그런데 아시다시피 지금은 애플이 가장 많은 투자 비중을 차지하고요. 애플은 IT주 대장으로 불리는 기업인데 이것도 사실 굉장히 재밌는 포인트였어요. 처음에 워런 버핏이 이렇게 변화하면서 애플 주식을 대거 매입하고, 너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인데 어떻게 보셨나요.
▶박성진 대표 : 그래서 워런 버핏을 사람들이 존경한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워런 버핏이 나이가 지금 거의 90에 가까우시거든요. 근데 사람이 과거에 굉장히 크게 성공을 해오고 그 성공 경험으로 이렇게 나이가 쌓이게 되면 쉽게 바뀌기가 굉장히 어려운데 워런 버핏 같은 분은 나이가 거의 80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술주를 본인이 직접, 애플을 공부해서 투자하셨는지 아니면 그 밑에 있는 분의 이렇게 조언으로 했는지는 자세한 건 알 수 없지만, 투자 의사결정을 내렸다는 것 자체가 저는 굉장히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워런 버핏의 파트너가 찰리 멍거라는 분인데 그분들이 스스로를 학습 기계라고 부르시거든요. 그래서 하루에 5시간 이상을 책 읽는 데 쓴다고 하시는데요. 이렇게 나이가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학습하고 또 자신이 바꿔야 할 부분을 바꾸는 것은 정말 많은 사람들이 본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제가 볼 때 애플이 기술주이기도 하지만 기술주보다는 거의 필수품화, 좀 어떻게 보면 명품 브랜드화된 측면이 강해서요. 그래서 과거의 애플보다는 지금 애플이 좀 더 마음 편히 오랫동안 들고 갈 수 있는 그런 특징이 생겨서 버핏이 그렇게 과감하게 투자를 한 거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윤석 기자 : 말씀하신 버핏의 애플 투자 스토리도 그렇고 특히 유명한 게 주변을 관찰하라는 얘기잖아요. 대표적인 성공 케이스로 이제 코카콜라나 시디즈 캔디 같은 경우가 있고요. 사실 저희 직장인들도 자기가 각자 정말 잘 아는 분야가 있을 텐데 정작 그 분야는 오히려 관심을 갖지 않는 경우가 되게 많은 것 같아요. 가치투자에서 이게 정말 중요한 포인트잖아요.
▶박성진 대표 : 맞습니다. 남의 떡이 커 보이는 것도 있고요. 그리고 주위를 찾아보라는 얘기는 워런 버핏도 얘기를 하셨지만, 피터 린치가 많이 얘기를 했거든요. 피터 린치가 〈월가의 영웅〉이라는 책에서 '10루타 종목을 찾기 가장 좋은 장소는 집 근처다' 이렇게 얘기를 했고요. 실제로 피터 린치 책을 보면 아내가 식료품점에서 어떤 식료품을 사는지, 어떤 걸 쇼핑하는지를 잘 보고 투자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그런 얘기도 많이 나오고요.
워런 버핏 같은 경우는 잘 아는 종목에 투자하라는 얘기를 많이 했는데, 잘 안다는 얘기는 결국 무슨 얘기냐 하면요. 내가 투자한 자산에 수명이 다할 때까지 그 자산에서 나올 수 있는 예상 수익을 예측해보는 게 투자라고 얘기를 드렸잖아요. 내가 어떤 기업을 잘 안다는 얘기는 결국 이 기업에서 앞으로 수익이 얼마나 나올지를 내가 합리적으로 추정을 해볼 수 있다는 얘기랑 같습니다. 워런 버핏이 잘 아는 기업에 투자하라고 했는데 다른 말로 하면 이 기업의 미래 수익을 내 능력으로 내가 합리적으로 추정을 할 수 있는가 없는가에 따라서 투자를 하라는 얘기예요. 그게 추정이 되면 내가 아는 기업이고 그게 추정이 안 되면 사실은 모르는 기업이 되는 거라서 그걸 추정할 수 없는 기업에는 투자를 하면 안 됩니다.
근데 이제 많은 분들이 본인의 능력으로 합리적 추정이 안 되는데도 불구하고 다른 유튜브라든지 여러 매체 전문가들 조언에 따라서 뭐를 사라 뭐를 팔아라 하는 걸 그냥 따라서 사고파시잖아요. 그거는 굉장히 위험하다고 생각을 하고요.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모르는 기업을 투자하는 것, 내가 잘 모르는 상태에서 투자하는 것이 투자에서는 가장 위험한 행동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윤석 기자 : 가치투자에서 또 많이 나오는 얘기가 해자 개념을 많이 얘기하잖아요. 저희가 계속 얘기 나눴던 애플도 거기에 해당하는 기업이기도 하고요. 이게 정말 중요한 포인트잖아요.
▶박성진 대표 : 네 맞습니다. 해자가 있는 기업으로 가장 대표적인 게 말씀하신 것처럼 애플 같은 기업이 될 텐데요. 그런데 해자가 강력한 기업을 찾아서 투자를 하면 좋기는 한데 그런 해자를 발견하는 게 일반인들한테는 굉장히 어렵습니다. 예를 들면 한 십몇 년 전만 하더라도 그 당시에는 인터넷 검색 엔진으로 야후가 대세였었거든요. 그래서 그 당시에는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야후가 해자가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을 텐데 지금 다들 아시다시피 야후는 거의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구글이 검색 시장을 꽉 잡고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어떤 기업이 해자가 얼마나 있는지는, 이 해자라는 게 영원한 게 아니라서, 기업 또는 소비자들의 취향이나 이런 것들이 바뀜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 거니까요. 그래서 그걸 판단할 수 있으려면 그 기업을 굉장히 잘 알아야 되는데요. 예를 들면 지금 우리나라 대표 기업으로는 삼성전자, 현대차 이런 기업들이 있는데 과연 삼성전자랑 현대차가 얼마나 강한 해자를 가지고 있는지 이런 걸 판단하려면 결국은 삼성전자가 지금 영위하고 있는 반도체 산업이라든지 또는 전기차 시장이라든지 이런 것들에 대한 공부가 굉장히 선행돼야 되고요.
또 그걸 바탕으로 해서 삼성전자나 현기차가 거기서 얼마나 경쟁력을 가지고 있고 경쟁사들에 비해서 얼마나 우위를 가지고 있고 이런 것들을 평가를 해야 되는데요. 그 해자가 있는 기업을 찾으려면 결국은 내가 잘 알고, 기업을 공부를 해서 잘 알아야 되고, 그런 노력들이 많이 필요한 거죠.
▷이윤석 기자 : 지금 대표님께서 국민 대표주로 꼽히는 삼성전자를 언급해 주셨는데요. 제가 개인적으로 궁금했던 게 어떤 투자 전문가분께서 그런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삼성전자는 전 세계에서 너무 많은 사람들이 분석을 하고 있어서 삼성전자는 절대 저평가가 될 수가 없다고요. 물론, 일시적으로 약간의 변동은 있겠지만 흔히 가치투자자들이 기대하는 시장에서 외면을 받아서 완전히 저평가 소외주였다가, 제 가치를 찾아가는 이런 과정은 거의 보이지 않고, 항상 적정 수준의 범위 안에서만 움직인다고 하던데요. 그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세요.
▶박성진 대표 : 그게 확률적인 문제일 것 같은데요. 삼성전자도 예를 들면 올 초에 반도체나 등에 대해 공부를 많이 했던 분들은 지금 사야 된다고 얘기를 많이 했었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보면 삼성전자가 크게 저평가돼 있는 시기도 물론 있을 수 있는데 상대적으로 보면 예를 들면 최근에 삼성전자라든지 2차 전지라든지 이런 쪽에 주가들이 많이 올랐는데요.
가장 많이 오른 것은 삼성전자나 하이닉스보다는 삼성전자나 하이닉스한테 부품이랑 소재를 공급하는 회사들이 훨씬 더 많이 올랐거든요. 그다음에 2차 전지도 마찬가지로 LG에너지 솔루션도 많이 오르긴 했지만, 그것보다는 양극재나 이런 소재를 공급하는 회사들이 더 많이 올랐잖아요. 그런 측면에서 보면 삼성전자와 같은 대형주도 저평가됐을 수는 있지만 확률적으로 훨씬 더 저평가된 기업들은 많은 사람들이 살펴보는 기업보다는 덜 살펴보는 종목들에서 더 많은 기회가 있다고 확률적으로는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윤석 기자 : 근데 개미투자자 입장에서는 그런 고민도 많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당연히 납품하는 회사들이 흔히 말하는 재미를 볼 수는 있겠지만, 정보 자체가 너무 제한적이고요. 또 삼성전자 같은 곳은 증권사 리포트며 최신 기사며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납품하는 큰 회사들도 있긴 하지만, 작은 회사들 정보는 좀 얻기가 쉽지 않은데요. 여기서 그런 정보를 잘 분석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대표님이라면 탐방도 가실 수 있겠지만 개미투자자들은 그게 어렵거든요.
▶박성진 대표 : 사실은 저 역시도 모르는 기업들이 굉장히 많이 있어가지고요. 그래서 아까 워런 버핏이 능력 범위 안에 머무르라고 얘기를 했는데, 워런 버핏은 투자해서 수익을 내는 것에 대해 능력 범위가 넓은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능력 범위가 아무리 좁더라도 그 능력 범위 안에 머무르는 게 중요하다고 얘기를 했는데요.
그래서 그거를 내가 스스로 판단할 수 없으면 그 기업에는 투자를 안 하면 되는 거죠. 근데 큰 수익을 내려고 하다 보니까 이제 내가 모르는 기업들을 투자를 하게 되는 건데요. 그래서 기관투자자들조차도 저도 그렇고 제 주위에 있는 다른 분들을 봐도 그렇고 대한민국의 상장 기업이 지금 이천몇백 개의 상장 기업이 있는데, 그 모든 기업을 다 빠삭하게 잘 아는 그런 존재는 세상에 없거든요 그 어떤 기관투자자조차도요. 그래서 자기가 잘 아는 기업을 찾아서 투자하는 게 저는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는 과거에 비해 지금 공개적으로 알려져 있는 정보가 정말 많다고 생각을 합니다. 저도 여러 개인들의 블로그라든지 이런 것들을 자주 찾아가서 읽는 편인데 일부 개인투자자분들이 블로그에 올린 글들을 보면 정말 깜짝 놀랄 정도로 분석을 잘해서요. 이렇게 글을 올리는 분들이 굉장히 많이 계시더라고요. 근데 한 10년 전만 하더라도 그런 정도의 수준의 자료가 이렇게 돌아다니는 경우는, 물론 10년 전에도 어느 정도 그런 자료들이 있긴 했지만, 그거에 비해서 지금 굉장히 많은 고급 정보들이 얼마든지 유튜브라든지 이런 블로그에 있는 거 같거든요.
또 최근에는 유튜브가 굉장히 활성화돼 있어서 증권사 애널리스트분이라든지 이런 전문가분들도 유튜브에 나와서 산업에 대한 소개 자료라든지 현재 동향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다 얘기를 해주시는데 제가 볼 때는 자료가 넘쳐나면 넘쳐났지 자료가 부족해서 투자를 못 하는 시기는 아닌 것 같다고 생각을 하고요. 그런 자료들 중에서 내가 걸러낼 건 걸러내고 받아들일 수 있는 건 받아들이는 게 저는 지금 더 필요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윤석 기자 : 말씀하신 대로 자료는 굉장히 넘쳐나는 시대가 왔지만, 가치투자자 입장에서는 그런 숫자나 텍스트만으로 투자를 결정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그래서 탐방이라는 게 굉장히 또 중요하기도 하고요. 예를 들어서 직원들이 정말 열정적으로 일을 하는가, 아니면 소극적으로 일을 하는가, 이런 것들은 사실 가서 보고 느끼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거잖아요. 아무래도 전문가이시기도 하신데 기업 탐방에 갔을 때 좀 중점적으로 보는 포인트 그런 것들이 좀 있을까요.
▶박성진 대표 : 사실은 탐방을 가서 보면 좀 더 좋긴 한데 제가 경험을 해보니까 탐방을 가서 얻을 수 있는 게 100이라고 하면 전화라든지 컨퍼런스콜을 통해가지고 한 80%에서 90% 정도는 그냥 얻어낼 수 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탐방을 가는 것과 탐방을 가지 않고 전화로 문의하는 거하고 한 10~20% 정도 차이가 있는데요. 탐방이 약간의 효과가 더 있긴 하지만 탐방이 안 좋은 점은 기업에 가려면 길거리에다 그만큼 시간을 쏟아야 되는 거잖아요. 왔다 갔다 이동 시간이 최소 1~2시간 이상 걸리고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감안하면 모든 기업을 과연 일반인들이 직접 탐방을 할 필요가 있을까 그런 생각이 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탐방을 가면 그렇지 않았을 때보다 좀 더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있는데요. 예를 들면 과거에 제가 어떤 제약회사에 갔었는데 그 제약회사가 영업이익이 굉장히 좋았거든요. 근데 저는 이 제약회사가 왜 이렇게 영업이익이 좋은지를 몰랐는데 탐방 가서 그 회사를 한번 딱 보고 나니 단박에 이해가 됐어요. 건물도 엄청나게 허름하고요. 집기라든지 이런 것들도 굉장히 원가 절감을 했구나라는 게 가서 보면 느껴지거든요. 그래서 그렇게 현장에서 보면 이 회사가 어떤 회사구나라는 거를 좀 느낄 수 있는 부분들이 있는데 그런 부분에서 탐방을 가면 좋은 것 같고요.
또 하나가 전화 통화를 하는 것하고 탐방을 가서 직접 사람하고 이야기를 하는 것하고 차이가 있는 게, 직접 사람하고 이야기를 하다 보면 느낄 수 없는 그런 뉘앙스 같은 게 있잖아요. 표정을 볼 수도 있고 여러 가지 것들을 볼 수 있어서 그런 차이점들이 직접 탐방을 가는 거하고 안 가는 거랑 차이가 있긴 한데요.
근데 이제 일반인 같은 경우는 회사 생활도 하면서 투자도 해야 되는데, 과연 일반인이 그런 시간을 계속 내서 탐방을 갈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 굉장히 힘들 거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물론 탐방을 가면 약간의 이득이 더 있긴 하지만 다른 시간이라든지 이런 요소까지 다 고려를 하면 탐방보다는 이미 많이 공개돼 있는 정보들을 충분히 공부하고, 그다음에 필요한 경우 전화 통화 등을 통해 충분히 투자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윤석 기자 : 지금 전화 통화 말씀해 주셨는데 사실 개미투자자들은 '나는 소액 주주인데 내가 전화 하면 받아주겠어?'라고 말은 하지만, 사실 IR 담당자들은 소액 투자자들이 전화를 해도 다 친절하게 받아서 설명해 주잖아요.
▶박성진 대표 : 네 맞습니다.
▷이윤석 기자 : 이거를 모르는 분들이 너무 많더라고요.
▶박성진 대표 : 네, 저도 지금은 자문사를 하고 있지만 과거에는 저도 개인투자자 시절을 몇 년 했었고요. 그래서 제가 개인투자자 시절에 투자를 했었던 경험하고 지금 기관투자자로서 투자를 하는 거 하고 비교를 해보면 사실 그렇게 큰 차이가 없습니다. 물론 일부 기관들 같은 경우는 기관투자자한테 조금 더 잘 해주는 측면이 약간 있기는 하지만, 그런 경우는 굉장히 드문 경우고요. 대부분의 경우는 제가 10년 전에 개인투자자 생활을 했을 때 탐방을 갔었던 경우나 지금 기관투자자로서 탐방을 가는 경우나 그쪽에서 해주는 얘기가 정말 거의 같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결코 기관투자자에 비해서 대한민국이 개인투자자가 투자하기에 결코 안 좋은 시장이 아니다라는 점을 말씀 드리고 싶어요.
아마 글로벌하게 가장 투자하기 좋은 나라가 저는 대한민국이라고 보는데요. 예를 들면 지금 기관투자자에서 증권회사에서 애널리스트 리포트가 나오는데 지금은 거의 공짜로 볼 수 있거든요. 미국이나 이런 데는 리포트를 정말 엄청난 돈을 주고 사서 봐야 해요. 또 다트(금융감독원 전자공시사이트)라든지 이런 것도 우리나라가 굉장히 잘 돼 있고 해서 이렇게 개인투자자들이 투자하기에 굉장히 최고의 환경이 저는 대한민국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윤석 기자 : 과거에는 주식시장, 주식투자 이런 얘기만 나와도 '도박이다' 이런 안 좋은 시선도 있었는데요. 근데 이미 시기적으로 투자 문화도 많이 바뀌었고, 자정 작용도 있었고요. 그리고 그걸 떠나서도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정보가 우리나라처럼 이렇게 발 빠르게 잘 공개되는 나라 없는 것 같아요. 미국만 해도 이 정도로 빠르게 공개가 되지는 않잖아요.
▶박성진 대표 : 사실 미국 같은 경우에는 증권사 리포트도 돈 주고 봐야 될 정도이기는 한데 물론 약간의 차이는 있습니다. 미국 같은 경우는 자본시장이 선진화돼서 내부 정보를 오픈을 굉장히 타이트하고 체계적으로 하는데 우리나라는 이제 그런 측면에서 보면 이제 미국에 비해 약간 뒤진 측면이 좀 있긴 하거든요. 근데 미국도 보면 과거 한 30~40년 전, 50~60년 전부터 서서히 바뀌어서 지금의 문화가 된 거예요. 우리나라가 미국보다 자본시장이 훨씬 늦게 시작을 했으니까, 그것에 비하면 우리나라가 굉장히 빨리 발전해 온 거고요. 우리나라도 한 5~10년 정도 시간이 지나면 지금의 미국 수준 정도로 올라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성진 대표의 가치투자 3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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