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세탁기론 2% 부족”..가전업계, 에너지 효율 위해 집 전체 바꾼다
친환경=프리미엄…“기꺼이 더 낸다”
AI로 에너지 효율성 높여…스마트홈이 답
삼성·LG “집 전체를 효율적으로 관리”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저전력·고효율 제품을 통한 친환경 마케팅이 글로벌 가전 업계의 화두가 된 지 오래다. 친환경 제품 수요가 나날이 높아지는 가운데 가전 기업들은 더 큰 에너지 절감 효과를 누릴 방법을 찾고 있다. 바로 집 전체를 스마트홈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글로벌 가전 기업, 고효율 제품 통해 ‘환경’ 강조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가전 제조 기업들이 저전력·고효율 제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
최근 공개한 식기세척기 신제품 ‘밀레7000’ 역시 환경적 측면을 강조했다. 밀레는 “환경친화적 식기 세척은 추가 기능이 아닌 기본 기능”이라며 “최소한의 에너지 소비로 식기를 세척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미국 월풀도 지속 가능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세탁 가전의 경우 표준화한 탈탄소 로드맵에 따라 만든다. 이를 통해 가전제품이 발생시키는 온실가스(GHG) 수준을 크게 낮췄다. 2030년까지 20% 낮추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 역시 절전 가전 홍보에 한창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올해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판매한 가전제품 중 절반이 절전 가전이었다. 특히 인공지능(AI) 기능을 활용해 기존 제품보다 에너지 효율을 더 낮출 수 있게 했다.
LG전자는 올해 에어컨 신제품에 최대 76%까지 절전할 수 있는 ‘한쪽 바람’ 기능을 탑재했다. 또 움직임 감지 레이더 센서를 탑재해 사람이나 동물이 있는 경우에만 작동할 수 있도록 하기도 했다.
저전력=친환경 공식…프리미엄이어도 돈 더 낸다
이런 가전 기업들의 움직임은 고효율 제품에 대한 고객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낮은 전력으로 제품을 가동하는 것이 친환경적이라는 인식이 퍼졌다. 전 세계적인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전기요금 부담이 커진 것도 한 몫 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환경을 생각하는 가전 소비문화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EU)이 가전제품 에너지 등급을 새로 매기기 시작한 지난 2021년부터 고효율 제품 점유율이 2배 이상 늘었다.
또 GfK는 저전력·고효율 제품이 주로 프리미엄 가전인 점을 짚었다. 볼륨존(저가형) 제품보다 더 비싼 가격이지만 절전할 수 있다면 더 많은 돈을 낼 의사가 드러난다는 것이다.
가전 업계는 전력 사용량을 낮추면서도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해 AI와 스마트홈 기술을 도입했다. 절전형 제품 대부분이 프리미엄 제품군인 이유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홈 애플리케이션(앱) 스마트싱스(SmartThings)를 통해 가전 각각의 에너지 관리를 가능케 하고 있다. LG전자 역시 씽큐(ThinQ) 앱으로 전력 사용량을 파악해 가전을 제어할 수 있도록 한다. 밀레, 아르첼릭, 월풀 등 글로벌 기업들도 스마트홈 앱을 도입해 에너지 효율성을 잡는다.
가전 기업이 ‘스마트홈’ 공들이는 이유
가전업계는 각 제품을 연결하는 것을 넘어 아예 집 전체를 스마트홈으로 바꿔야 한다고 본다. 에너지 효율성을 제대로 확보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 영국법인은 아예 자체 설문조사 및 영국 구글 검색 결과 분석을 통해 소비자들의 스마트홈 수요를 파악했다. 삼성 영국법인에 따르면 “소비자 대부분이 스마트홈 기술을 도입한 집에 입주하기 원하며 영국 평균 집값보다 6.5% 높은 프리미엄을 낼 의향이 있다”며 “소비자 중 71%가 스마트홈을 원하는 이유로 ‘에너지 효율성’을 꼽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가전 기업들은 집 전체를 스마트홈으로 바꿔 에너지 효율을 확보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국내 기업이 최근 활발히 이런 흐름을 이끌고 있다.
LG전자는 국내에 이어 미국까지 자동 수요반응(DR) 서비스를 확장했다. 전력 사용량이 많은 시간에 사용량을 줄이면 인센티브를 주는 시스템으로 씽큐 앱과 연동했다.
이다원 (dan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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