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26㎞씩 걸으며 카트 정리…유족 "코스트코, 유감 표명 없어"

김지영 2023. 7. 12.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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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트코(COSTCO) 하남점에서 근무하던 29세 노동자가 주차장에서 온열 질환으로 목숨을 잃은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숨진 노동자 A 씨의 아버지는 사측이 유감 표명을 한 적이 없다며 원통해 했습니다.

A 씨의 아버지는 "(아들이 사망한 지) 현재 3주가 지나는 동안에도 본사의 어느 누구도 저희 유족한테 유감 표명을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다"며 "엄연히 직장에서 열심히 근무하다 온열로 사망을 하게 되었는데 (사측은) 나 몰라라 한 상황이고 유족 측이 하라는 입장이다"라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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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하루 전 어깨·가슴 통증 호소
“원가절감 차원 냉풍기·순환기 미작동”
“비록 지금 옆에 없지만 너무 보고 싶어”
폭염주의보가 내린 지난달 코스트코 하남점에서 쇼핑카트를 정리하던 노동자가 쓰러진 후 사망했다. / 사진=연합뉴스


코스트코(COSTCO) 하남점에서 근무하던 29세 노동자가 주차장에서 온열 질환으로 목숨을 잃은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숨진 노동자 A 씨의 아버지는 사측이 유감 표명을 한 적이 없다며 원통해 했습니다.

앞서 A 씨는 지난 2019년 코스트코에 입사해 캐셔 업무를 보다, 올해 6월 5일 자로 주차 업무로 보직이 변경돼 실외주차장 카트 정리 업무를 맡았습니다. A 씨가 사망한 당일은 낮 최고기온 33도로 이틀째 폭염특보가 계속됐습니다. 정해진 휴게시간은 3시간마다 15분씩이었지만, 잘 지켜지지 않았을뿐더러 휴게실은 근무지로부터 왕복 10분이 소요돼 주차장 한편에서 쉬기 마련이었습니다. 냉풍기는 물론이고 순환기 자체도 틀지 않았습니다.

보직 변경 2주 만인 지난달 19일, A 씨는 주차장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습니다. 사인은 ‘온열로 인한 과도한 탈수증상이 유발한 폐색전증’입니다.

A 씨의 아버지는 오늘(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직장에서 열심히 근무하다가 온열로 사망했는데 산재 처리는 유족 측이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나오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열악했던 아들의 업무 환경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원가절감 차원에서 에어컨도 사실 시간대별로 적게 틀어주면서 주차장에는 쉴 만한 공간이 전혀 없었다”며 “냉풍기는커녕 순환기 자체도 원가 절감 차원에서 그것도 안 틀어준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왼쪽부터) 사망 이틀 전 A 씨는 약 10시간 동안 26km, 전날은 22km를 걸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 단체 대화방에 자신의 건강 상태에 대해 말한 메시지. / 사진=CBS 유튜브 캡처


또한 “(아들이) 보통은 10시간 동안 26㎞를 걸어 다녔다”며 “사망 이틀 전엔 26㎞, 전날엔 22㎞를 걸었다”고 말했습니다. 무의미했던 휴게시간도 지적했습니다. “3시간마다 15분씩 쉬기로 했는데 아들의 전언에 따르면 3시간이 넘어도 5층에 있는 휴식공간까지 왕복으로 9분이 걸려 차라리 주차장 한 켠에 쪼그려 앉아 쉬었다”고 전했습니다.

사망 전날 A 씨는 가족 단체 대화방에 몸의 이상 신호를 호소하며 병원에 가야 할 것 같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A 씨는 “화요일에 병원 가야겠다. 어깨랑 등이 아프면서 가슴 통증에 호흡곤란 생김”이라고 보냈습니다.

A 씨의 아버지는 “(아들이 사망한 지) 현재 3주가 지나는 동안에도 본사의 어느 누구도 저희 유족한테 유감 표명을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다”며 “엄연히 직장에서 열심히 근무하다 온열로 사망을 하게 되었는데 (사측은) 나 몰라라 한 상황이고 유족 측이 하라는 입장이다”라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또 “옆에 있을 때는 어떤 소중함을 몰랐었는데 막상 이런 일이 벌어지고 나니까 주변에서 칭찬도 많이 하고 성실하게 직장에서 열심히 자기 맡은 바 임무를 수행했던 아들이라고, 지금은 자랑스럽다”며 “비록 지금 옆에 없지만 너무너무 보고 싶다”며 그리움을 토로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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