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사태에 증권사 부동산PF 연쇄 '경고등'
중소형사 전체 PF 중 20%, 후순위 대부분
한신평 "익스포져 큰 증권사 모니터링 강화"
새마을금고 사태로 증권업계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관리에 경고등이 켜졌다. 새마을금고와 함께 대주단으로 참여한 증권사의 PF 익스포져는 2조7000억원으로 파악된다. 특히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전체 PF 중 새마을금고와 공동 참여한 PF가 2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신용평가가 지난 11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의 건설 및 부동산업 관련 대출은 올해 1월 말 약 56조4000억원이다. 이는 2019년 말(27조2000억원) 대비 2배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관리형토지신탁 사업비 대출은 2019년 말 1694억원에서 올해 1월 말 약 15조8000억원으로 뛰었다.
최근 들어 급증한 부동산 관련 대출은 새마을금고 부실 요인 중 하나로 손꼽힌다. 대출 연체율이 가파르게 오르며 일부 지역 새마을금고의 통폐합으로 이어지고 있다. 새마을금고 전체 대출 연체율은 작년말 3.6%에서 올 6월말 6.2%(잠정치)로 높아졌다. 이중 건설 및 부동산업 관련 대출 연체율은 올해 1월 말 9.23%에서 6월 말 12%대로 상승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여러 곳의 조합이 수십억원씩 자금을 모아 하나의 사업장이나 법인에 내주는 공동대출은 연체율이 20%에 육박한다.
새마을금고발 부동산 PF 뇌관이 터질 경우 증권업계로 리스크가 옮겨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신평이 신용등급을 부여하고 있는 26개 증권사 보유 전체 부동산PF 익스포져는 3월 말 기준 28조4000억원으로 이 중 새마을금고와 공동으로 참여한 부동산PF 익스포져는 총 2조7000억원으로 전체의 10% 수준이다. 본PF는 9.3%, 브릿지론은 10.1%다.
특히 중소형 증권사는 대형사와 비교해 새마을금고가 공동 대주단으로 참여한 비중이 높았다. 중소형사의 전체PF 중 새마을금고와 같이 참여한 PF 비중은 평균 20.1%(본PF 18.3%, 브릿지론 23.4%)다. 대형사는 4.6%(본PF 5.5%, 브릿지론 2.4%)에 불과하다.
자기자본 대비 부담 규모를 봐도 대형사는 평균 1.5%(본PF 1.3%, 브릿지론 0.2%)인 반면 중소형사는 평균 10.3%(본PF 6.1%, 브릿지론 4.2%) 수준으로 높다.
특히 문제가 되는 건 새마을금고가 선순위로 참여한 대주단의 경우 증권사나 캐피탈사는 일반적으로 중·후순위로 참여한 사례가 많다는 점이다. 주요 대주단 구성은 은행, 보험 등 제1금융권보다는 목표수익률이 높은 증권사, 캐피탈사 등 제2금융권으로 구성되곤 한다.
김예일 한신평 연구원은 "브릿지론의 만기 연장에 차질이 생기고 경·공매 등의 회수 조치가 진행될 경우 LTV와 대출잔액 대비 공매가 비율에 따라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도 "중·후순위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는 증권사, 캐피탈사 등 공동 대주단이 예상보다 비교적 빠른 시점에 손실을 인식할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 지금은 중소형 증권사 체력으로 버틸 수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새마을금고 참여 PF 익스포져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중소형 증권사에게 있어서도 본PF를 제외한 브릿지론 익스포져는 자기자본의 4% 수준(업체별 평균)으로 감내 가능하다"며 "대부분 중소형 증권사에게는 급박한 부담 요인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신평은 새마을금고와 공동참여 부동산PF 익스포져가 큰 중소형 증권사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
김 연구원은 "만약 새마을금고 참여 사업장의 브릿지론이 다른 사업장 대비 부실화 빈도가 더욱 높게 나타날 경우 해당 사업장에 참여한 업체들의 재무안정성 저하 역시 더욱 크게 나타날 수 있다"며 "새마을금고와 공동 참여한 브릿지론 사업장 익스포져가 많은 업체에 대해서는 향후 대주단 협약 진행 여부, 부실화 및 충당금 설정에 따라 자산건전성 및 자본적정성 등에 유의미한 변화가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설명했다.
백지현 (jihyun100@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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