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아이 매장” 생후 이틀 된 영아 살해 친모, 진술 바꿨다

경찰, 영아학대치사 → ‘살인죄’ 변경 구속영장 신청

11일 오후 전남 광양시 한 야산에서 경찰이 지난 2017년 10월 생후 이틀 만에 암매장된 아기 시신을 찾고 있다. 뉴스1

 
생후 이틀 된 영아를 살해해 야산에 묻은 것으로 알려진 전남 30대 친모가 경찰 조사에서 “살아있는 아이를 매장했다”고 진술을 번복해 혐의가 영아학대치사에서 ‘살인’으로 변경됐다.

12일 전남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30대 여성 A씨에게 살인 혐의 등을 적용해 검찰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전날 A씨를 긴급체포하고, A씨가 아이를 매장했다고 진술한 장소에 전남청 소속 과학수사대 11명, 여청수사대 7명 등 18명을 투입해 이틀째 정밀발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보육교사로 일해온 A씨는 20대 후반이던 지난 2017년 10월27일쯤 전남 목포의 한 병원에서 건강한 남자아이를 출산했다. 하지만 출산 이틀 뒤 전남 광양에 있는 친정집 근처 야산에 아이를 매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애초 A씨는 경찰에 “(출산) 당시엔 결혼을 하지 않았다. 아이에게 우유를 먹이고 트림을 시켰는데 화장실에 다녀오니 숨을 쉬지 않았다”라고 진술했다. 이에 그는 “아이의 출생신고를 하지 않아 묻어도 되겠다고 생각해 집 뒷산에 매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추가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아이가 살아 있는 상태에서 매장을 했다”라며 진술을 번복했다. 영아 매장은 A씨의 어머니가 집을 비웠을 때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경찰은 A씨의 혐의를 ‘살인’으로 변경했다. 다만 A씨의 진술 신뢰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의 범죄는 미신고 아동 전수조사에 들어간 지자체가 ‘신생아 번호는 부여받았지만 출생신고는 되지 않은 A씨 아이의 사례’를 발견, 지난 3일 경찰에 수사 의뢰를 하면서 드러나게 됐다.

경찰 관계자는 “오늘이나 내일쯤 발굴 작업이 마무리될 거로 보인다. A씨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