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20억달러 교환사채 발행…투자금 5배 이상 몰려

박상영 기자 2023. 7. 12.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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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입자 양극재를 양산하는 LG화학 청주공장 모습. LG화학 제공.

LG화학은 추후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교환사채’를 20억 달러(약 2조6000억원) 규모로 발행했다고 12일 공시했다. 저금리로 막대한 투자금을 확보한 LG화학은 양극재·분리막 사업 등 ‘첨단소재 부문’에 집중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전날 아시아·유럽 투자자 대상 수요 모집에 투자자·기관 150여 곳으로부터 기존 발행 목표의 5배 이상인 100억 달러 이상의 투자금이 몰렸다. 교환사채(EB)는 회사채의 한 종류로 발행 기업이 보유한 주식(자사주 또는 타사주)으로 교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되는 사채다.

이번 교환사채의 교환 대상은 LG화학이 지분 81.84%를 보유한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의 보통주다. 주당 교환 가격은 5년물의 경우 68만7500원, 7년물은 71만5000원이다. 11일 종가(55만원) 기준으로 5년물은 25%, 7년물은 30% 수준의 웃돈이 붙었다. 회사 측은 “향후 LG에너지솔루션의 미래 성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긍정적인 전망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발행 주관에 참여한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LG화학의 이번 교환사채 발행은 2021년 말 이후 전 세계에서 발행된 교환사채·전환사채(CB) 등 주식연계채권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한국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이며,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는 2002년 이후로 가장 크다.

이번 외화 교환사채는 미국 달러(USD)로 발행되며 만기는 5년과 7년이다. 만기 이자율은 5년물 1.25%, 7년물 1.60%로 확정됐다. 7년 만기물의 경우 기존 예상 대비 0.25%포인트 낮은 금리로 발행했다고 LG화학은 설명했다.

그동안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LG에너지솔루션 지분 매각을 검토한다는 소문도 시장에 나돌았다. 그러나 LG화학 측은 “다양한 자금 조달 방안을 검토 중이나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부인했다. 결과적으로 LG화학은 지분 매각 대신, 외화 교환사채를 발행을 택했다.

LG화학은 교환사채 발행으로 확보한 자금을 미래 성장 기반 확충을 위한 시설 투자와 운영자금에 주로 사용할 계획이다. LG화학은 현재 석유화학 부문 대신 성장 가능성이 큰 양극재·분리막 사업 등 ‘첨단소재 부문’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 테네시주에 4조원 규모 양극재 공장 설립 계획을 내놨다.

앞서 LG화학은 친환경 소재, 전지 소재, 글로벌 신약 등 3대 신성장동력을 중심으로 2025년까지 총 1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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