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해군 퇴역 장교, 공원에서 운동 중 암살 당해
조깅 중 권총 7발 총격 맞고 사망
암살에 ‘스트라바’ 앱 이용됐을 수도
우크라이나 전쟁 전범 명단에 오른 러시아 해군 퇴역 장교가 자택 인근 공원에서 운동을 하던 중 암살됐다고 러시아 현지 매체들과 외신들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해군 퇴역 장교 스타니슬라프 르지츠키(42)는 지난 10일 새벽 러시아 남부 도시 크라스노다르 올림프 스포츠센터 인근 공원에서 조깅을 하던 중 여러 발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우크라이나 군사정보 당국은 텔레그램으로 성명을 내고 르지츠키가 마카로프 권총으로 7발을 맞고 현장에서 숨졌다고 밝혔다.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는 르지츠키가 러시아 해군 중령으로 흑해 함대 소속 잠수함 크라스노다르함의 함장을 지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해 7월 우크라이나 빈니차가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어린이 3명을 포함한 민간인 23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다쳤으며, 당시 르지츠키가 지휘했던 잠수함이 이 공격에 가담했다고 밝힌 바 있다. 우크라이나는 이 공격과 관련해 르지츠키를 전범 명단에 올렸다.
그러나 르지츠키의 아버지는 현지 온라인 매체 바자에 자신의 아들은 전쟁이 일어나기 전인 2021년 12월 군에 전역의사를 밝히고 지난해 8월 전역했다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 당국은 11일 우크라이나 카라데연맹 전 회장 스타니슬라우 데니소우를 살해 용의자로 체포했다. 데니소우 회장은 러시아군이 민간인 학살을 자행한 우크라이나 부차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키릴로 부다노프 우크라이나군 총정찰국 국장은 르지츠키 살해에 우크라이나가 아무 역할을 하지 않았다면서 관련성을 부인했다. 그는 “이 사건의 뿌리는 전쟁에 대한 반대가 커지고 있는 러시아 내부 문제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들은 르지츠키 암살에 유명 조깅앱 ‘스트라바’가 사용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스트라바는 동명의 미국 기업이 만든 것으로, 앱 사용자가 운동할 때 표시되는 위치 정보를 사용해 ‘열 지도’를 만든다. 이 때문에 전 세계 미군 기지 위치와 장병들의 동선이 노출된다는 우려가 제기돼 작전 지역 내 사용이 금지됐다. 더타임스는 스트라바가 지난해 5월부터 러시아 지역 서비스를 중단했으나 여전히 많은 러시아인들이 가상사설망(VPN)을 통해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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