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비에이비스타CC 임원, 주민들에 "집 철거하고 나가라"
주민들 “돈 많은 악덕 업주의 횡포... 그저 막막할 따름” 분통
“평생 살아온 내집에서 쫓아 내려고 하는 악덕 업주(개발법인)의 갑질과 횡포를 세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합니다.”
이천 비에이비스타CC가 각종 불법 논란(경기일보 7일자 5면)에 휩싸인 가운데 이 골프장 법인의 임원이 인근 마을 주민들에게 퇴거하라는 내용의 소장을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12일 이천시 모가면 어농3리 주민들에 따르면 이 골프장 법인 대표의 딸인 A씨가 약 2주일 전인 지난달 말 골프장 바로 밑의 어농3리 주민들에게 집을 철거하고 나가라는 내용이 적힌 소장을 보냈다. 소장을 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 집을 비우라는 내용이다.
A씨는 또 다른 법인인 B주식회사를 통해 모가면 어농3리 마을회관 앞의 땅인 269번지와 270번지 2개 필지를 포함해 3천848㎡를 지난 4월말 매입한 후 이 같은 소장을 주민들에게 보냈다.
소장에는 현재 거주 중인 주민들의 명단이 피고란에 적혀 있고 청구원인으로 “피고들은 이 사건 토지 지상에 아무런 권한 없이 건축물을 소유해 원고의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소유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평생 살아온 죄밖에 없는 주민들이 졸지에 남의 소유권을 침해한 피고자로 전락한 것이다.
그가 매입한 땅에는 7가구가 집을 짓고 선대부터 이곳으로 시집와 수십년 동안 토지세를 내고 살고 있는, 일명 ‘집터 따로 집주인 따로’인 마을에서 많이 접할 수 있는 상황이나 고령의 주민들은 집을 비우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매일 마을회관에 모여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곳에서 30년 넘게 살고 있는 김삼선 할머니(79)는 “당장 집을 비우지 않으면 큰 일 날 거 같아 며칠째 잠을 못잤다”며 “하루 아침에 길거리에 나 앉게 생겼는데 누구한테 하소연 해야 할지 그저 막막할 따름”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주민들은 “돈 많은 악덕 업주의 횡포다. 오랜 세월 골프장으로 인한 피해를 생각하면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인데 이제는 평생 살아온 주민들을 동네에서 내쫓으려 작정을 한 것 같다”며 “인간의 기본적인 생활권조차 무참히 짓밟으려 하는 악덕업주의 갑질을 세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알리겠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대해 땅 소유자에게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를 보내고 수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편 주민들은 “너무 억울해 이대로는 못참겠다”며 “기업의 횡포 내용이 담긴 현수막 게첨과 골프장 앞 1인 시위를 비롯해 대규모 집회를 전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정오 기자 jokim0808@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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