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위험 높이는 조합 '당뇨+술'…간암 위험 3.3배↑
건강을 악화시키는 주범으로 꼽히는 '술'. 간, 췌장, 신장 등 각종 장기에 손상을 일으키고 알코올 의존증, 수면의 질 저하, 암 등 다양한 문제를 불러온다. 그리고 이러한 술의 부작용에 특히 취약한 사람들이 있다. 바로 ‘당뇨 환자’다.
당뇨병에 술, 왜 안 좋을까?
알코올은 필수영양소가 없는 공허한 칼로리(Empty calorie)로 건강한 사람에게도 바람직한 식품이 아니다. 각종 질환의 위험을 높이는 위험인자라는 사실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여기에 더해 알코올은 당뇨 환자의 혈당 조절을 방해한다. 알코올이 당을 생성하는 간의 역할을 방해해 저혈당 위험을 높이기 때문. 특히 음주 후 심한 운동을 하거나 경구혈당강하제 복용 또는 인슐린 투여 시 저혈당의 위험이 더 높다. 아울러, 과실주, 칵테일 등 당분 함량이 높은 술은 고혈당을 유발할 위험도 있다.
또, 최근 국내 연구들은 당뇨 환자들이 술을 마시면 암 위험이 높아진다고 경고한다. 특히, 최근에는 과음하는 고혈당 환자는 간암 위험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나오며 당뇨 환자에서 건강을 위한 금주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당뇨 환자, 술 마시면 간암 위험 3.3배↑
서울대병원 유수종·조은주 교수 연구팀은 2009년 국가건강검진에 참여한 성인 938만여 명을 대상으로 혈당 수준에 따른 알코올 섭취량 및 간암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참가자는 공복 혈당 수치에 따라 △정상혈당(<100mg/dL) △전당뇨(100~125mg/dL) △당뇨(≥126mg/dL) 3개 그룹으로 구분됐다. 이어 각 집단은 주당 알코올 섭취량에 따라 △비음주(0g) △경·중등도 음주(1~209g) △과음(≥210g)으로 다시 구분됐다.
분석 결과, 모든 혈당 상태에서 알코올 섭취가 증가하면 간암 위험도 선형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상혈당군 및 전당뇨군에 비해 ‘당뇨군’에서 알코올 섭취 증가에 따라 간암 위험이 가장 크게 증가했다.
정상혈당 비음주군과 비교했을 때, 전당뇨 경·중등도 음주군과 전당뇨 과음군의 간암 위험은 각각 1.19배, 1.67배 증가했다. 당뇨 경·중등도 음주군과 당뇨 과음군의 간암 위험은 각각 2.02배, 3.29배 증가했다. 즉, 이는 공복혈당 수준이 높을수록 알코올 섭취 증가 시 간암 위험이 더 큰 폭으로 증가함을 의미한다.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연구진은 당뇨나 전당뇨로 진단받은 사람은 간암 예방을 위해 적극적인 금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의학(PLOS Medicine)’에 온라인 게재되었다.
적은 양의 술도 담관암 위험 높여
전당뇨나 당뇨가 있는 사람들은 적은 양의 술을 마셔도 담도암 발병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고 밝힌 연구 결과도 있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홍정용 교수팀의 연구가 그것이다.
해당 연구를 살펴보면, 전당뇨 환자는 하루 음주량이 소주 2~3잔에 해당하는 경∙중등도 음주를 할 경우 정상 혈당이면서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과 비교해 담관암 발병 위험이 20% 높았다. 같은 양을 마실 때 당뇨 환자는 58%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위험 음주를 하는 경우에는 담관암 발병 위험이 더욱 높아졌는데, 전당뇨 환자에서 46%, 당뇨 환자는 104%까지 치솟았다.
어쩔 수 없이 마셔야 한다면, 꼭 지켜야 할 사항
당뇨 환자의 건강을 위해서는 금주가 최선이다. 하나 술을 부득이하게 마셔야 할 경우에는 몇 가지 주의사항을 지켜야 한다. 우선, 술은 혈당이 잘 조절될 때만 마셔야 한다. 마실 때는 천천히 마셔야 하며,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다른 사람과 함께 마셔야 한다. 또 저혈당에 대비해 간식 등을 구비해 두는 것이 좋다.
하이닥 내과 상담의사 이방훈 원장은 “1~2잔으로 제한해 일주일에 1~2회 정도로 조절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이어, “술 중에서도 당분을 함유한 과실주, 칵테일류 등은 고혈당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되도록 선택하지 않는 것이 좋다”라고 덧붙였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이방훈 원장 (삼성훈내과의원 내과 전문의)
김가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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