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없이 쌩쌩 달린다"…올해만 200% 넘게 뛴 '이 업종'
자동차주들의 실적이 암울한 경기를 역주행하는 중이다. 자동차 업계의 역대급 호황 속, 그 수혜를 톡톡히 보는 업종은 자동차 부품주들이다. 이들의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200% 넘게 오르는 등 눈부신 활약을 보이고 있다. 가파른 상향세가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증권가는 자동차 부품주들의 상승 동력이 여전히 풍부하다고 보고 목표주가를 상향하고 나섰다.
12일 오후 1시 10분 증시에서 서연이화는 전일 대비 500원(2.13%) 오른 2만4000원에 거래 중이다. 올해 들어서는 205.34% 오르고 있다. 장중에는 52주 최고가인 2만6400원을 터치하기도 했다. 같은 기간 또 다른 자동차 부품주 아진산업은 220.7%, 에스엘은 79.3% 상승했다.
통상 자동차 부품주는 경기 상황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경기민감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최근 이를 역행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금리 인상, 차량 가격 상승, 소비심리 둔화라는 제동 요인에도 우상향하는 주가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자동차주의 양대 산맥인 현대차와 기아의 호실적 기대감이 자동차 부품주로 고스란히 전해진 결과다. 이날 하이투자증권은 현대차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4.4% 성장한 4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기간 기아는 41.9% 증가한 3조1000억원을 예상했다.
증권가는 자동차 부품주의 성장 근거로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공장 가동률 상승 △주요 신차 판매의 호조 △물류비 절감에 따른 영업비용 축소를 꼽았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부품업체의) 가동률 상승효과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현대차와 기아의 도매 판매 증가와 GM 등 북미업체들의 공급난 이슈가 완화되는 등의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완성차 기업의 호실적이 곧 부품주의 모멘텀(주가 상승 동력)이다. 실제로 서연이화의 현대·기아향 매출액 비중은 88%에 달한다.
유진투자증권은 서연이화의 2분기 매출액을 전년 동기 대비 25.9% 성장한 8660억원, 영업이익은 100.9% 늘어난 620억원으로 예상했다. 영업이익은 역대 분기 최대 수준이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신형 싼타페 출시, 고객사의 인도 캐파(생산능력) 확대, 북미·국내 전기차 신공장 물량 수주 가능성 등이 트리거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에스엘의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7.7% 성장하고 영업이익도 46% 늘어날 것으로 봤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EV9에는 센터그릴 램프를 납품하고 싼타페는 리어냄프와 센터, 리어, 헤드램프 등을 납품하고 있다"며 "모든 공장의 실적 호조가 예상된다"고 했다.
국내 자동차 기업의 타깃 지역이 점차 확장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그 결과 수주 레벨이 추가 성장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재일 연구원은 "유럽 시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에서 벗어나 판매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인도, 미국 시장은 SUV 모델 중심으로 고객사의 판매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도, 미국, 멕시코는 차세대 EV 생산기지로 신규 수주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임 연구원은 "에스엘의 경우 현대차, GM에 이어 숙원이던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 수주에 성공했다"며 "유럽 고객사까지 확보한 가운데 글로벌 탑 티어 회사로 도약할 전망"이라고 언급했다.
증권가에서는 자동차 부품주들의 주가가 과하게 저평가돼 있다며 목표주가를 나란히 높이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서연이화의 목표주가는 기존 1만2000원에서 3만4000원으로 올렸다. 에스엘의 경우 최근 삼성증권(4만5000원→5만원)과 다올투자증권(4만8000원→5만3000원)이 나란히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김진석 기자 wls74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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