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환 대법관 후보 “가족 비상장주식 논란 송구…원가에 모두 처분”

서경환 대법관 후보자가 과다 보유 논란이 제기된 배우자와 장남의 비상장 주식을 취득 원가에 모두 처분했다고 밝혔습니다.

서 후보자는 오늘(1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의 지적에 "송구스럽다"며 이같이 해명했습니다.

서 후보자의 배우자와 자녀는 비상장 회사 '한결'의 주식을 각각 15만주, 5만주 보유한 사실이 인사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공개됐습니다.

한결은 부동산임대업 회사로 특정 보육지원재단이 운영하는 어린이집의 건물과 토지 등을 보유하고 있는데, 서 후보자 배우자도 해당 보육지원재단에서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 후보자는 "2018년 재단에서 운영하는 어린이집 임대차 기간이 만료돼 옮겨야 했는데 건물주들이 잘 임대해주지 않았다. 폐원 위기에 놓이니까 아예 돈을 모아서 건물을 사자고 얘기가 됐다"며 "배우자와 아들이 2억원을 출자했고 출자분에 대한 주식을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주주 간 협약에 따라서 지분은 2억 원밖에 없고 회사 운영이나 나머지 다른 재산에 대해서는 일체 권리가 없는 것으로 내부 정리가 돼 있었다"며 "공직자 재산 등록 때마다 계속 평가액이 늘어나서 언젠가 털고 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서 후보자는 청문회 인사말을 통해서는 "대법관의 직무를 맡게 된다면 사회적 약자의 구제와 배려에 각별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서 후보자는 "법관 생활을 하면서 동료나 후배 법관들에게 늘 강조해 온 것은 '현장에 답이 있다'는 경구였다"며 "대법원 판결은 사회 각 분야 구성원에게 판단 기준을 제시하는 기능이 있으므로 현장의 목소리와 사건 배후의 역사적·사회적 맥락을 치밀하게 파악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대법원이 당면한 문제로, 신속한 권리 구제와 법적 안정성 확보를 통한 사회 통합을 강조하며 "재판 당사자가 1심부터 대법원까지 많은 시간과 비용, 에너지를 소모하고 나면 최종적으로 재판에 이기더라도 남는 것이 별로 없다"며 "'지체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라는 법언을 항상 명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사법부가 첨예한 갈등 상황을 방치하지 말고 신속히 판단 기준을 제시하고 결론을 내려서 사회 통합과 안정에 기여해야 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 후보는 대법원이 추진하는 '압수수색 영장 사전심문제'와 관련한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서는 "고민할 부분이 많은 것 같다. 여러 가지 파급효과가 큰 규칙인 만큼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서 후보자는 법원의 압수수색영장 발부율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동의했습니다.

서 후보자는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최근 5년간 사건의 총량은 그대로인데 영장청구건수와 발부가 두배로 늘고 발부율은 99%나 된다.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묻자, 이에 "동의한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실과 이 문제를 논의하겠다. 다만 일부 기각된 경우를 제외하면 발부율이 99%는 아니다"고 설명했습니다.

과거 서 후보자가 판결한 성범죄 사건의 양형이 적절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다수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징역형 집행유예 기간 중 성범죄를 저질러 징역 4년이 선고된 사건을 광주고법 재직 당시 후보자가 맡았었다"며 "후보자는 피고인이 반성한다는 이유로 징역 4년에서 2년6개월로 감형했는데 이 범죄자는 출소 4일만에 재범했고 피해자 3명에게 동종 성범죄를 가했다"고 밝혔습니다.

박 의원은 또 "광주고법 재직 당시 후보자가 성폭력 가해자를 감형한 자료를 보면 대부분 '합의했다' '반성했다'는 이유로 감형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서 후보자는 이에 대해 "미처 몰랐다. 송구하다"고 답했습니다.

집회 및 시위의 자유와 관련한 질문도 이어졌습니다.

박 의원은 "신고범위를 일탈한 집회와 미신고 집회, 금지통고된 집회 등 불법 집회라도 무조건 금지하지 않고 사회의 안녕과 질서에 명백하게 위험을 초래한 경우만 해산하라고 대법원은 판단하고 있다"면서 "법원의 기준을 정부가 무시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습니다.

서 후보자는 이와 관련해 "표현의 자유는 제일 중요하고 많이 보호 받아야 되는 것으로, 거기에 집회,시위도 포함된다고 생각한다"며 "무시당한 국민이 권리구제를 받아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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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수 기자 (kbs0321@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