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비 논란'에 몸살 앓는 PBA, 프로스포츠 자격 시험대 올랐다

이석무 2023. 7. 12.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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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당구계에선 캄보디아 출신 당구선수 스롱 피아비에 대한 여러 말이 흘러나왔다.

피아비의 지인을 자처하면서 그와 함께 다니는 몇몇 사람들이 곳곳에서 마찰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해당 남성은 피아비가 속한 PBA 팀리그 소속팀 블루원리조트 소속도, 매니지먼트사인 리코스포츠 직원도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사건에 대해 피아비의 팀리그 소속팀 블루원리조트와 매니지먼트사인 리코스포츠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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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안산 PBA-LPBA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스롱 피아비(왼쪽)와 프레드릭 쿠드롱. 사진=PBA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최근 당구계에선 캄보디아 출신 당구선수 스롱 피아비에 대한 여러 말이 흘러나왔다. 피아비의 지인을 자처하면서 그와 함께 다니는 몇몇 사람들이 곳곳에서 마찰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지난 10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막을 내린 프로당구 PBA ‘실크로드&안산 PBA-LPBA 챔피언십’에서 피아비와 관련된 인물이 돌발행동으로 물의를 빚었다.

피아비의 매니저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남성이 기자회견장에 불쑥 나타나 “프레드릭 쿠드롱이 피아비에게 무례한 행동을 했다”고 주장한 것. 심지어 ‘인종차별 하는거냐’, ‘동남아시아에서 왔다고 무시하는거냐’ 등 선을 넘는 말까지 쏟아냈다.

한바탕 소란을 빚은 남성은 기자들의 항의를 받은 뒤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심지어 그는 기자회견장에 들어오기 전 “쿠드롱과 얘기가 됐다”고 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그 남성으로인해 정작 우승자 쿠드롱의 기자회견은 무산됐다. 그는 기자회견장에 들어오기 전 쿠드롱에게 직접 다가가 위협하고 비난했다. 심지어 쿠드롱을 미는 등 신체접촉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돌아보면 아찔한 상황이었다. “나는 당신을 모르는데 왜 내게 항의를 하느냐”라고 반박한 쿠드롱은 신변에 위협을 느낀 채 기자회견을 거부하고 그대로 경기장을 떠났다.

사건 후 문제가 된 장면을 다시 돌려봤다. 시상식에서 두 우승자가 사진을 찍을 때 피아비가 가까이 다가가려 하자 쿠드롱이 고개를 살짝 저은 것이 전부다. 피아비 입장에선 기분이 나쁠 수도 있겠지만 그 소동을 피울 정도는 아니었다.

그 사건이 알려진 뒤 당구계 관계자는 “결국 터질게 터진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해당 남성은 피아비가 속한 PBA 팀리그 소속팀 블루원리조트 소속도, 매니지먼트사인 리코스포츠 직원도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공식 매니저가 아닌 셈이다. 정확히 말하면 피아비의 지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PBA 관계자는 “피아비와 봉사활동을 다니며 선수와 친해진 팬으로 알고 있다”며 “최근에는 운전을 대신 해주고 사진을 찍는 등 매니저를 자처하며 대회 등에 함께 다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로 글로벌 프로스포츠를 지향해온 PBA는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당장 선수 관리 및 경기장 출입, 보안에 심각한 결함이 있음이 드러났다. 해당 남성은 프레스카드를 목에 두르고 있었다. 다른 대회에선 관계자 카드를 받고 대회장을 자유롭게 출입했다.

하지만 정작 사건이 터지자 PBA 주최 측은 그 남성의 신분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 만약 남성이 쿠드롱에게 안좋은 마음을 먹고 물리적 가해를 했다면 더 심각한 상황에 벌어질 뻔 했다. 최악의 경우 단체 존립까지 위협받을 수 있었다.

사실 경기도 안산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비슷한 우려는 계속 제기됐다. 중계방송 시간 탓에 밤늦은 시간까지 경기가 이어지다보니 취객이 경기장에서 소동을 피웠다는 목격담도 들렸다. 무료입장으로 대회가 진행되면서 외부사람을 하나하나 막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번 사건에 대해 피아비의 팀리그 소속팀 블루원리조트와 매니지먼트사인 리코스포츠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소속 선수 관리를 무자격자에게 맡긴 셈이기 때문이다.

PBA는 출범 4년 만에 마이너 이미지가 강했던 당구를 인기 스포츠로 끌어 올렸다. 각 방송사에서 앞다퉈 PBA를 중계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시청률은 물론 온라인 유튜브 구독자도 상당하다. 동남아시아, 유럽, 남미 등 해외 진출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해에는 제18회 대한민국 스포츠산업대상에서 영예의 대상을 받기도 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PBA가 당구가 생활스포츠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국산 당구용품을 공식 경기용품으로 채택해 국산 당구용품의 경쟁력 강화와 산업 발전에도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통해 PBA가 제대로 된 프로스포츠로 발돋움하기 위해선 아직 과제가 많이 있음이 드러났다. 단체도, 선수도, 관계자도 프로의식을 가져야 진정한 프로스포츠로 인정받을 수 있다.

PBA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 대해 잘못을 인정한다. 현재 진상 조사가 진행중이다”며 “향후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한 대비를 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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