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상장" 투자자 속여 110억 가로채…조폭 일당 51명 검거

'메타버스' 비상장 기업 설립해 사기 동원
액면가 100원을 최대 270배 부풀려 팔기도

총책 A씨 압수품 (서울경찰청 제공)

(서울=뉴스1) 이비슬 문혜원 기자 = 곧 상장될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다고 투자자들을 속여 110억원을 편취한 일당이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사기, 범죄단체조직, 자본시장법상 미등록영업행위 등 혐의를 받는 투자 사기 일당 51명을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 사이 차례로 송치했다고 12일 밝혔다.

총책 A씨(45)와 B씨(39) 등은 지난해 1월부터 6월까지 액면가 100~500원 상당의 3개 비상장 기업 주식을 최대 270배 부풀린 가격에 팔아 투자자 864명으로부터 약 110억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조직폭력배 출신 A씨는 2020년 12월부터 운영해온 주식 리딩방 수익이 줄자 비상장 주식 판매 사기를 계획, 실행했다. 2021년 6월 메타버스 플랫폼 기업을 설립한 A씨는 지인들을 모집해 웹툰 제작, 모바일 게임 기업을 추가로 만들고 주식 상장 사기에 동원했다.

사기 일당 조직도(서울경찰청 제공)

경찰에 따르면 일당이 설립한 기업들은 실제 상장이 계획이 없었고 상장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그러나 일당은 비상장 주식 상장이 확정됐다는 거짓말로 주당 1만5000~2만7000원에 주식을 팔고 최대 4배까지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투자자들을 속여왔다.

총책, 주식공급책, 본부장, 팀장 등으로 역할을 분담한 사기 일당은 리딩전문 투자회사를 사칭해 온라인 포털 카페와 오픈 채팅방에 광고 문자를 게시하거나 홍보 전화를 돌리는 수법으로 20대부터 80대에 이르는 투자 피해자를 모집했다. 일당이 수사를 피하기 위해 대포통장과 대포폰을 이용, 텔레그램을 통해 연락하거나 가명을 사용한 정황도 포착됐다.

2022년 3월 A씨가 운영한 주식 리딩방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해온 경찰은 범행에 이용된 59개 계좌를 분석하고 비상장 기업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범죄수익 중 7억원은 압수했으며 27억원을 기소 전 추징보전 조치하고 9억원은 추징 절차를 진행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온라인이나 오픈채팅방에서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투자자를 모집하는 경우 사기 범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b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