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거래 늘어"…가계대출 3개월째 증가

6월 중 3조5천억 증가…증가 폭도 확대
대출 규제 완화에 정책 모기지 확대
한은 "주택 거래 늘고 입주 물량 확대"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금융권의 가계대출이 3개월 연속 증가했다. 2금융권 대출과 신용대출 등은 줄어들고 있는 데 반해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이 7조원 늘어나면서 전체 대출 규모를 끌어올린 것이다. 특례보금자리론과 같은 정책 모기지와 대출 규제 완화와 맞물려 최근 주택 거래가 늘어난 결과다.

12일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과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6월 중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3조5천억원 증가해 3개월 연속 늘었다. 지난 3월까지 감소하던 가계대출은 4월 2천억원 늘어나며 증가세로 돌아서더니 5월 2조8천억원 늘어나며 증가 폭이 확대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의 전 금융권 가계대출 현황 [표=금융위원회 ]

주택 거래 증가로 은행권을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난 탓이 컸다. 전 금융권 가계대출을 항목별로 살펴보면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4개월째 확대됐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7조원 증가하는 사이 2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은 6천억원 감소했다.

이에 비해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은행권과 2금융권이 각각 1조1천억원, 2금융권 1조8천억원 감소하여 총 2조9천억원 감소한 것과 대비됐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2금융권과 기타 대출이 같이 증가하기보다는 정책 모기지와 대출 규제 완화로 은행권 대출 위주로 자금 수요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의 6월중 은행 대출 현황 [표=한국은행 ]

금융업권별로 은행권의 6월 중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은 5조9천억원 증가해 2021년 9월 이후 1년 9개월만에 증가 폭이 가장 크다. 이에 누적 기준 1천62조3천억원을 기록해 은행권 가계대출 역시 역대 최대 규모다.

은행권은 신용대출이 9천억원 감소하는 등 기타대출은 1조1천억원 감소한 데 반해 주택담보대출이 7조원 증가했다.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만 떼어보면 일반 주담대(3조7천억원), 정책 모기지(2조6천억원), 전세 대출(1천억원), 집단대출(7천억원)이 늘어난 영향이었다. 이는 2020년 2월(7조8천억원) 증가한 이래 3년 4개월만에 가장 큰 증가 규모다.

가계대출이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증가세가 주택시장 투기수요로 인한 과열을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금융위원회는 "주택거래량이 아직 예년 수준에 못 미치고 주택담보대출 규제 정상화로 인한 전세보증금 반환, 생계 자금 등과 같은 주택 구입 이외 목적의 대출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국은행 관계자는 "기본적으로는 주택 거래량 자체가 시차를 두고 대출 실행으로 이어진다고 보고 있다"며 "연초보다 3~5월 수도권 주택 거래가 늘면서 시차를 두고 영향을 주면서 가계대출은 증가 압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택 입주시기는 정해져 있는데 6월 입주물량은 4만2천호로 5월에 비해 많이 늘었다"며 "입주물량이 늘면서 가계의 잔금 마련 수요가 늘어난 영향도 있다"고 부연했다.

2금융권의 대출은 6월 중 보험권(1천억원)이 소폭 증가했지만 상호금융·저축은행·여신금융전문회사에서 총 2조4천억원 감소했다. 2금융권 대출 감소 폭이 확대된 것은 상호금융 비주담대 감소, 여전사 가계대출의 감소세 전환이 주요 요인이다.

금융위는 "가계대출 증가세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가계대출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