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법상 EEZ 비행 자유로운데… 북한, 노골적 분쟁수역화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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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미 공군 정찰기의 배타적경제수역(EEZ) 침범 주장에 이어 미국의 우크라이나 집속탄 지원을 비난하며 대외적으로 공세 수위를 연일 올리고 있다.
최선희 북한 외무상은 11일 밤 발표한 담화에서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지원하기로 한 미국의 결정에 대해 "새로운 참화 속에 몰아넣으려는 위험천만한 범죄행위"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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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연대 움직임도 가속화
북한이 미 공군 정찰기의 배타적경제수역(EEZ) 침범 주장에 이어 미국의 우크라이나 집속탄 지원을 비난하며 대외적으로 공세 수위를 연일 올리고 있다. EEZ의 분쟁수역화 또는 방공식별구역(ADIZ)화 시도로 한·미에 도발 명분을 쌓으면서 중국·러시아엔 적극 연대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현재 북한이 이번 주 들어 국방성·당·외무성을 동원해 발표한 담화는 총 4건에 이른다. 특히 지난 10일과 11일 북한은 국방성 대변인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입을 빌려 미 정찰기의 영공·EEZ 침범을 거듭 주장했고, EEZ의 국제법적 지위까지 부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북한은 “우리 측 군사경계선수역은 물론 경제수역 상공도 미군 정찰자산들이 마음대로 들어올 수 있는 미국의 군사연습 마당이 아니다”라고 강변했지만, 국제법상 EEZ의 상공은 공해의 상공과 마찬가지로 ‘국제공역’으로 간주돼 연안국의 주권에 복종하지 않으며 상공비행의 자유가 인정된다. 그런데도 북한이 EEZ 상공 침범을 문제 삼고 나온 이유는 결국 도발 빌미를 마련하려는 수순으로 관측된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융합연구원장은 “18일부터 시작되는 한·미 간 핵협의그룹(NCG) 회의와 미국 오하이오급 전략핵잠수함(SSBN) 한반도 기항, 윤석열 대통령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등을 의식해 한반도에서 긴장을 고조하려는 수순”이라며 “복합적인 전략의 타이밍으로 본 것”이라고 해석했다.
북한은 중국·러시아에 대한 연대 움직임도 가속화하고 있다. 최선희 북한 외무상은 11일 밤 발표한 담화에서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지원하기로 한 미국의 결정에 대해 “새로운 참화 속에 몰아넣으려는 위험천만한 범죄행위”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최 외무상은 미국을 향해 “평화도살자로서의 정체를 다시 한 번 스스로 드러내 보였다”며 “엄청난 재앙적 후과를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이번 결정은 나라의 존엄과 자주권을 수호하려는 로씨야(러시아) 군대의 불굴의 기개를 절대로 꺾을 수 없다”며 러시아에 대한 지지를 천명하기도 했다. 북한은 12일 자 노동신문에서 “중국과 조선(북한)은 지난날과 마찬가지로 오늘도 한 전호 속의 전우” “전통적인 중·조 친선은 두 당, 두 나라 인민들의 귀중한 공동의 재부” 등의 발언을 소개하며 북·중 우의도 과시했다. 최근 북한의 EEZ 관련 주권 침해 주장이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해양주권 강화 움직임에 동조하거나 편승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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