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람 "원희룡 '양평 고속도 백지화' 대선 지지층 결집용…총선엔 손해"

호남 '무조건 민주당' 아냐…與위원장, 지역 명문고 특강 수용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백지화를 선언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응원하는 문구가 적힌 화환이 1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입구를 가득 채우고 있다. ⓒ News1 김기남 기자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천하람 국민의힘 전남순천갑 당협위원장은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양평 고속도로 백지화' 가능성을 내보인 건 대선을 겨냥한 밑그림 차원으로 의심했다.

천 위원장은 12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 인터뷰에서 원 장관이 민주당을 향해 정치공세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면서 '백지화'라는 강경 카드까지 내보인 상황에 대해 "원희룡 장관의 '백지화' 결정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부겸 땅, 양평군수 땅 등 늘 어딘가에 누군가의 땅은 있다. 그러면 누군가의 땅이 거기 있다는 것이 결정에 영향을 줬는지 부정한 청탁이 있었는지를 따져보면 될 일"이라며 "오해나 의혹 제기가 있으면 그걸 해소하고 필요한 경우 논쟁을 해야지, 백지화해 버리겠다는 건 책임 있는 정부의 자세는 아니지 않나"고 쓴소리했다.

진행자가 "원희룡 장관의 백지화는 장관 마인드가 아닌 정치인의 감이 작동한 것 아니냐, 총선 준비 얘기도 나오고 있다"고 하자 천 위원장은 "확실히 통상적인 장관의 느낌이 아니라 정치인 장관의 느낌이다"며 정치적 발언으로 해석했다.

그러면서 "이런 결정은 국민의힘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데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런 결정이 과연 총선에, 중도층한테 어필할 수 있는 태도인가라는 면에서 좀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굳이 해석해 본다면 대선에는 도움이 약간 될 수도 있겠다"고 대선을 겨냥한 발언으로 판단했다.

천 위원장은 "아마 원희룡 장관은 '내가 대외적으로는 쇄신파 이미지 등 괜찮지만 당내 경선을 통과할 만한 지지세 이런 부분들이 부족하다', '이번에 한번 세게 가서 당내 지지층을 한번 결집하겠다'고 생각한 것 같다"며 "그게 아니라면 전략적으로 좋은 선택인지 잘 모르겠다"고 말해 총선용 발언으로 보기엔 득보다 손해가 많기에 대선 겨냥용 발언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천 위원장은 여당의 험지 중 험지인 전남 지역구 사정에 대해 "예전에는 그냥 '고향도 아닌데 순천 와서 약간 쇼하는 친구', '말은 잘하는데 저 친구 뭐지?' 이런 느낌이 강했다면 당 대표 선거를 거치면서 지금은 '천하람이라는 친구가 나름대로 소신도 있고 철학도 있구나'며 조금 더 주목하고 진지하게 봐주는 것 같다"며 뭔가 가능성이 엿보인다고 했다.

그 단적인 예로 전날 순천고등학교에서 자신이 특강한 일을 든 천 위원장은 "몇 년 전이었으면 학부모들이 '어디 국민의힘 사람을 불러서 특강을 하냐'는 항의가 빗발쳤을 것"이라며 그런데 "지금은 (배척당하지 않고) 논쟁이 되고 '우리가 꼭 민주당을 밀어줘야 될 필요가 있냐'는 말까지 조금씩 나오고 있다"고 호남 밑바닥 민심이 '묻지마 민주당'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buckbak@news1.kr